기로에 선 테베즈…맨유의 구원자? 낙오자?

이상엽 객원기자 (4222131@naver.com)

입력 2007.09.18 16:48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매거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새얼굴 카를로스 테베즈(23)에 대한 비난 여론이 서서히 끓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공격수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

AT.마드리드서 활약하던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클라스 얀-훈텔라르(아약스)에게도 큰 관심을 표명하며 손짓했지만 누구 하나 얻지 못했다.

결국, 퍼거슨 감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불법이적파동 등을 겪으며 테베즈를 스쿼드에 합류시켰다. 그리고 “테베즈는 이전부터 영입하고 싶었던 선수”라고 치켜세우며 맨유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테베즈, 남미 출신의 맨유 징크스 전철 밟나

현재까지 테베즈는 퍼거슨 감독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006-07시즌 테베즈는 웨스트햄에서 26경기(7교체) 7골 5도움으로 팀을 강등 위기에서 건져 올렸지만, 맨유로 건너온 이번시즌(5경기)에는 2도움을 기록에 그치며 팀이 원했던 득점포에 불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기 중 테베즈와 맨유 선수들과의 괴리감은 심각할 정도다. 마치 자기중심적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마냥 팀에 흡수되지 못하고 홀로 그라운드를 누빌 뿐이다.

물론 리그가 진행될수록 테베즈는 맨유에 녹아들고 있지만, 그 진행 속도가 현저하게 느리다는 것이 문제다. 클레베르손과 젬바-젬바가 맨유서 성공하지 못했던 원인도 올드 트래포드 적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베론은 테베즈의 이적설이 피어나올 때 우려를 표명하며 “맨유행의 대가는 크다”며, “결국 뛰어나지 못하면 낙오하고 말 것”이라고 애정 어린 충고를 하기도 했다.

베론이 우려했던 것처럼 테베즈는 맨유행 대가를 크게 치르고 있다. 현재까지 퍼거슨 감독이 스쿼드에 큰 변화를 주고 있지 않지만, 웨인 루니의 복귀가 가시화될 경우 테베즈의 향후 거취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적 압박감-훈련부족, 부담으로 다가왔나

지난 시즌 웨스트햄 이적파동이 한 차례 휘몰아치면서 당사자 테베즈는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팀을 강등권에서 구해내는 결정적인 골을 몰아 넣었고, 맨유의 러브콜을 받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불법이적 스캔들은 여전히 테베즈의 발목을 잡고 있다. 테베즈의 경제적 권리는 대리인인 키아 주라브키안이 보유하고 있다. 주라브키안이 대표로 있는 MSI는 지난 2004년 코린티안스와 파트너십을 체결, 테베즈 등 주요 선수들의 경제적 권리를 사들였다.

결국, 잉글리시 축구협회(FA)는 테베즈와 마스체라노(현 리버풀) 이적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 몇 가지 혐의를 포착했다. 영국 생활에 환멸을 느낀 테베즈는 “거취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영어 공부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맨유로의 임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을 당시, 테베즈는 제대로 된 훈련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그의 탈세혐의가 포착됨에 따라 또 다른 돌발변수가 나오면서 골치를 썩고 있다.

퍼거슨 감독도 테베즈의 맨유 데뷔전인 포츠머스와의 게임에서 “완벽한 몸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우 열심히 뛰어줬다”고 만족을 표하면서도, “루니의 갑작스런 부상만 아니었다면, 테베즈에게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었다”고 토로할 만큼, 아직 그가 100% 컨디션이 아니었음을 시인했다.


‘루니 보다 작은 사나이’ 테베즈, 포지션 대혼란

테베즈는 맨유의 전술적 부재를 초래하는 선수로 꼽히고 있다. 미드필더진에서 만들어가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이로 인해 중앙 공격진이 무주공산이 된다는 것. 따라서 아직 맨유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수행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테베즈는 루니처럼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178cm인 루니보다 5cm나 작은 테베즈가 최전방 스트라이크로서 타겟형 전술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퍼거슨 감독 또한 테베즈를 타겟맨으로 여기고 있지 않다. 퍼거슨 감독은 테베즈가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놓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AC 밀란의 카카와 같이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가 존재하지 않는 한, 테베즈의 현재 플레이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루니의 복귀가 임박했다. 퍼거슨 감독과 테베즈는 중대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테베즈의 투입 여부를, 테베즈는 루니와의 호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국, 테베즈는 루니와의 궁합에 따라 팀을 이끌 수도, 또는 낙오될 수도 있는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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