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 맨유, 테베스의 확실한 역할이 필요

입력 2007.09.16 17:34  수정

에버튼에 신승을 거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여전히 막강화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맨유는 15일(한국시간)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튼과의 원정 경기서, 후반 38분 네마냐 비디치의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직후, “전쟁이나 다름없던 경기에서 소중한 승리를 챙기며 우리가 강팀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한 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그리 좋은 경기력이 아니었다”며, 결과와 과정에 각기 다른 평가를 내렸다.

그의 말대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에버튼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승점3점을 챙기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저력을 선보였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

그러나 올 시즌 경기당 채 1골도 되지 않은 답답한 공격력은 여전히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특히, 카를로스 테베스의 모호한 움직임을 확실하게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지난 5경기에서, 테베스는 웨스트햄 시절의 ‘해결사적 능력’보다는 ‘조력자’에 보다 치중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테베스는 페널티 박스 외곽 부근에서 미드필더들과의 패스를 통해 공간 침투를 시도하는 선수에게 도움을 주는 공격방법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점차 맨유의 전술에 녹아들어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과연 그것이 테베스 영입목적에 부합하는가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대다수의 맨유 팬들이 그에게 기대했던 모습은 지난 시즌 웨스트햄을 강등에서 구해낸 ‘해결사’ 능력이다. 하지만 지난 5경기서 그런 모습은 좀처럼 찾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인데다가 오히려 득점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맨유는 지난 시즌, 좌우 측면 공격수들과 최전방 공격수간의 유기적이고 끊임없는 위치변경을 통해 상대 수비를 교란시켰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빠른 스피드의 나니와 테베스를 영입, 이를 극대화 시키려 했다.

하지만 테베스는 이 같은 팀 전술을 지나치게 의식한 듯, 오히려 횡적인 움직임만을 보이는 상태다. 또한, 유기적인 팀플레이에 의해 ‘만들어진 골’을 넣으려다보니, 다소 슈팅에 소극적이고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의 불필요한 움직임이 번번이 연출되고 있다.

결국, 테베스는 변화무쌍한 맨유의 공격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을 자제했고, 이는 웨스트햄 시절과 같이 득점의 마침표를 찍기 보다는 소극적인 플레이로 연결되는 역효과가 발생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런 테베스의 플레이는 사하가 지난 선덜랜드전에서 페널티 박스 내에서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슈팅에 적극적인 모습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던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 실제로 영국 언론들은 선덜랜드전 이후, 사하의 투입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며 맨유의 공격전술을 분석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일각에서는 웨인 루니가 부상을 털고 복귀하게 되는 만큼, 테베스가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돋보일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무수한 일정에서 부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테베스는 언제든 지난 5경기서와 마찬가지로, 원톱으로서의 역할을 또 다시 소화해내야 한다.

단순하게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맨유의 최전방 자원의 변화를 비교할 때, 테베스는 적어도 ‘슈퍼서브’ 솔샤르의 빈자리를 대신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솔샤르와 테베스 간의 역할과 스타일에는 확실한 차이가 존재하지만, 객관적인 수치에서 만큼은 적어도 솔샤르에 걸맞은 득점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솔샤르는 지난 시즌 리그 19경기(10경기 교체투입)서 7골을 기록하는 등 높은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많은 논란 끝에 어렵사리 맨유 유니폼을 입게 된 테베스가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지, 향후 그의 역할에 많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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