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구단 감독들, 40대 득세…최연소 유도훈-최고령 최희암
이충희, 김진 등 자리 바꾼 새 감독들 활약상도 눈길
프로농구 개막이 어느덧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막바지 전력담금질에 한창인 요즘이 프로농구 감독들에게는 가장 분주한 시기다. 팀의 밑그림을 그리고 최상의 전력을 구축해나가는 준비과정이야말로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가장 큰 분수령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프로스포츠를 막론하고 한 시즌이 끝나면 의례적으로 성적에 따른 코칭스태프 교체의 ‘혹한기’를 거치기 마련이지만, 프로농구계는 의외로 잠잠했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에서 지난 시즌 종료 후 사령탑이 바뀐 것은 단 두 팀밖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 SK는 감독대행을 맡았던 강양택 코치가 본연의 위치로 물러나고 김진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고, 대구 오리온스는 김진 감독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야인’ 이충희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지난 시즌 중반 경질된 김태환 전 SK감독과 김동광 전 KT&G 감독 이후, 경질은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전창진 (동부), 허재(KCC), 최희암(전자랜드) 감독 등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전창진 감독은 팀이 김주성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그동안 동부의 전성기를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았고, 최희암 감독은 취임 첫해인데다 지난 시즌에 비하여 발전된 팀의 모습을 입증하며 가능성을 평가받았다. 허재 감독은 2년차에 명가 KCC를 역대 최악의 성적인 꼴찌로 추락시켰지만, 주전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와 프런트의 지지로 면죄부를 받았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올해도 40대 젊은 감독들의 득세가 두드러진다. 최연소인 KT&G 유도훈(67년생) 감독에서 최고령 최희암-신선우 감독(55년생)의 나이차는 불과 12년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김태환-김동광이라는 경륜 있는 베테랑 감독들이 물러나며 프로농구계에서 50대 이상 감독은 신선우(LG)-안준호(삼성)-최희암 3명밖에 남지 않았다.
재능 있는 젊은 지도자들의 득세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상대적으로 외국처럼 오랜 경륜과 노하우를 자랑하는 50~60대 노장급 지도자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 신선우 감독은 팀을 한 차례 옮기기는 했지만(KCC-LG) 프로 데뷔 원년부터 유일하게 지난 11번의 시즌을 개근한 프로농구 현역 최장수 감독이기도 하다.
새로운 팀에서 스타와 감독간의 궁합은 팀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시즌 꼴찌에 그친 KCC의 허재 감독은 비시즌간 이상민(삼성)을 내주었지만 서장훈, 임재현 등 FA 대어들을 싹쓸이하며 당장 내년 시즌 우승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국농구 역대 간판스타 계보를 잇는데다 강한 개성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허재-서장훈, 두 거물의 만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역대 우승팀 감독 중에서 가장 저평가받은 지도자로 꼽히는 안준호 감독은 서장훈이라는 특급 센터를 잃은 대신, 이상민이라는 최고의 포인트가드를 얻으며 기존의 강혁, 이규섭과 함께 빠른 농구로 정상에 재도전한다. 올 시즌 7년 만에 프로농구 코트로 복귀한 이충희 감독은 김승현, 김병철이라는 특급 백코트진이 있는 오리온스에서 꿈에 그리던 공격농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코트의 신사’ 추일승 감독은 기존의 신기성, 송영진에 양희승, 조동현 등이 가세한 호화멤버들을 이끌고 못 다한 우승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꼴찌 오리온스를 플레이오프 단골팀으로 끌어올렸던 김진 감독은 방성윤, 김태술 같은 개성강한 스타들이 포진한 SK에서 또 한 번의 리빌딩에 도전한다. 데뷔 이래 6년째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전창진 동부 감독과 김주성은 변함없는 ‘운명 공동체’다.
반면 지난 시즌 이렇다 할 스타 없이 우승을 이끈 유재학 감독은 올 시즌 양동근과 김동우라는 좌우날개를 모두 잃은 데다 외국인 선수까지 시즌전 모두 교체하는 악재에 시달리며 감독으로서의 능력이 또 한 번 시험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시즌 4강에 오르고도 외국인 선수 악재로 결승진출에 실패한 LG는 신선우 감독의 토털바스켓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는 간판스타 현주엽조차 주전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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