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피츠버그전 시즌 8.9호 아치! 완벽 재기
´스티브 블레스 증후군´으로 마운드를 떠났던 비운의 투수 릭 엔키엘(27‧세인트루이스)이 무서운 타자로 변모해 가고 있다.
앤키엘은 7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서 2회와 5회, 각각 3점 홈런과 2점 홈런을 때려내는 등 3안타-7타점의 괴력을 선보였다.
이날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앤키엘은 2회말 1사 주자 2,3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브라이언 벌링턴이 던진 두 번째 공을 잡아당겨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시즌8호)을 터뜨렸다.
앤키엘은 5회에도 바뀐 투수 존 그라보우의 초구를 받아쳐 데이비드 엑스타인을 불러들이는 투런 홈런(시즌9호)을 작렬했다.지난 8월 12일 다저스전 이후 시즌 두 번째 한 경기 2홈런.
이날 혼자 7타점을 쓸어 담은 앤키엘의 활약으로 세인트루이스(시즌 69승 68패)는 피츠버그에 16-4 대승을 거두고 지구 선두 시카고 컵스에 1.5게임차로 바짝 따라 붙었다.
앤키엘, 더 이상 비운은 없다
앤키엘은 올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 멤피스에서 32홈런-89타점을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콜업됐다. 8월 10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3점 홈런으로 장식하며 ´천재의 부활´을 예고했다.
현재 23경기에 나선 앤키엘은 타율 0.358 홈런 9개 29타점을 기록, 7할에 육박하는 장타율과 무려 1.174에 이르는 OPS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1999년 19살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 이듬해 11승을 거두며 세인트루이스의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을 받았던 앤키엘은 그해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내정되며 라루사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이라는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한 그는 결국 ‘스티브 블레스 증후군’에 걸려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리고 2000년 이후 앤키엘이 투수로 거둔 성적은 2승 2패가 고작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천재 투수’ 앤키엘이 다시 마운드에 서는 날을 기다렸지만 2004년 이후 다시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며 ‘비운의 투수’로 사라졌다. 하지만 앤키엘은 마이너에서 타자로 전향, ‘열정’ 하나로 끊임없는 도전을 하며 담금질에 들어갔다.
그리고 2007년, 스카우팅 리포트가 “케리 우드 보다 나은 투수”라며 찬사를 보냈던 앤키엘이 투수가 아닌 타자로 메이저리그에 올라왔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앤키엘의 화려한 부활은 그의 뜨거운 열정이 만들어낸 한 편의 소중한 드라마다.
이제 스카우팅 리포트는 앤키엘에 대해 ‘케리우드 보다 나은 투수’가 아닌 ‘짐 모리스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선수’라고 표현해야 될 듯하다.
불치의 병이라 알려진 ‘스티브 블레스 증후군’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천재 투수´ 앤키엘의 재능을 앗아갔지만, 그의 야구를 향한 ‘열정’만큼은 빼앗지 못했다.
천재 투수에서 괴력의 타자로 변신한 앤키엘의 드라마가 메이저리그를 감동으로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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