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떠오르는 별’ 보얀 크르키치(FC 바르셀로나)가 ‘2007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 U-17 청소년 월드컵’ 가나와의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2-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보얀은 5일 울산 종합 경기장서 열린 가나전에서 살얼음판을 걷던 연장 후반 10분, 승패를 가르는 오른발 결승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박스 외곽 프리킥 기회에서 동료의 재치 있는 땅볼 패스를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결한 것. 결승골을 넣은 후 보얀을 비롯한 스페인대표팀은 서로 얼싸안고 자축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보얀은 연장 후반 종반,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해 빛이 바랬다. 5골로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날의 레드카드로 결승전에 나올 수 없게 됐다.
득점왕 경쟁자인 나이지리아의 최전방 공격수 크리산투스, 독일의 스쿠타 파수, 가나의 오세이(이상 4골)에 골든슈 영광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것.
특히, 나이지리아의 크리산투스와 독일의 스쿠타 파수는 4강전(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있어 결승전 출장이 좌절된 보얀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스페인, 보얀 때문에 울고 웃다
영상 21도의 쌀쌀한 기온, 비바람이 오락가락한 변덕스런 울산종합경기장 날씨만큼이나 보얀의 불안한 활약(?)도 계속됐다. 경기 종반 1-1 균형을 깨는 결승골을 넣었지만, 막판 퇴장당하면서 용두사미 전형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페인은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보얀을 중심으로 사딕 아담스와 랜스포드 오세이 중심의 가나에 정면승부를 시도했다. 그러나 빅리그행이 유력한 이들 활약으로, 스페인은 초반 가나에 밀렸다. 가나의 파상공세에 스페인은 원활한 패스게임을 하지 못했다. 보얀 역시 가나 수비진에 막혀 몇 안 되는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예선전부터 짧은 패스 위주의 조직축구를 선보인 스페인은 흑인 특유의 탄력과 힘을 앞세운 가나에 밀렸다. 전후반 연장 통틀어 볼 점유율 면에서도 40-60으로 뒤졌다.
신체조건과 개인기량에서 미세하게 앞선 가나는 전반 30분경 경기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아담스가 단 한 번의 스루패스에 의한 기습슈팅으로 스페인 간담을 서늘케 했다. 옆 골망을 때려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스페인 4명의 최종 수비라인은 약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스페인 수비진은 자신들의 배후 공간으로 침투패스가 오면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가나 공격진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발이 문제였다.
가나는 전반 종반 다시 한 번 결정적인 헤딩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골키퍼의 기가 막힌 펀칭 선방으로 반전을 알렸다. 골키퍼의 놀라운 반사 신경에 스페인 선수들은 기세가 오르기 시작했다.
경기흐름을 바꾼 스페인은 후반 20분경, 이아고의 크로스를 아퀴노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가나는 실점 이후,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그리고 후반 35분 스페인의 약점인 후방 수비진 틈으로 스루패스를 넣어 만회골을 넣었다. 콴사 아베이쿠의 전진패스 한 방에 스페인 최종 수비진은 무너졌고, 골잡이 아담스가 골키퍼 손도 못 대는 골문 구석으로 차 넣었다.
스페인과 가나의 1-1 팽팽한 균형은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반 15분이 지나도 계속 유지됐다. 흐름을 깬 것은 역시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의 차세대 희망으로 떠오른 보얀이었다. 보얀은 연장 후반 자신에게 온 단 한 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시켰다. 그러나 보얀은 결승골 이후, 위험한 반칙으로 퇴장 당했다. 스페인은 용두사미가 된 보얀 때문에 남은 연장 후반 5분을 가슴 졸여야 했다.
스페인은 준우승만 두 번 차지했을 뿐,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다. 보얀은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으로 스페인을 결승까지 이끌었지만, 정작 결승전에는 나설 수 없게 됐다. 스페인은 대회 준우승만 2회,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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