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승 6패 방어율 3.68, ´일회성 논란´ 잠재운 왕첸밍
뉴욕 양키스의 선발 투수 왕첸밍(27)이 시즌 17승(6패)째를 따냈다.
왕첸밍은 5일(이하 한국시간) 홈 양키스타디움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8회 1사까지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12-3 대승을 이끌었다. 방어율은 종전 3.79에서 3.68로 좋아졌다.
왕첸밍은 팀내 선발 투수들 가운데 다승-승률-방어율-피안타율-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1위에 올라있는 양키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우뚝 섰다.
왕첸밍의 에이스 본능
올해 3월 양키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개막전 선발 투수´를 뽑는 팬투표에서 왕첸밍은 69%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마이크 무시나(38)와 앤디 페티트(35)를 누르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개막전 선발의 영광은 결국 칼 파바노(31)에게 돌아갔다. 왕첸밍이 스프링캠프에서 당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시즌 개막을 DL에서 맞이했기 때문이다.
왕첸밍을 비롯한 선발 투수들의 잇단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양키스는 1995년 이후, 12년 만에 5할 이하의 승률로 6월을 시작하는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야 했다.
결국 지난 5월 7일 양키스는 로저 클레멘스(44)를 연봉 2800만 달러에 영입을 하는 초강수를 두며 반전을 꾀한다. 위기에 빠진 양키스가 에이스를 ‘모셔온’ 것.
하지만 정작 양키스를 구한 것은 클레멘스가 아니라 4월 말에 복귀한 왕첸밍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2연패를 당했지만, 왕첸밍은 이후 등판한 24경기에서 양키스에 무려 19승을 안겨줬다.
이 가운데 6월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기록한 9이닝 5안타 1실점의 완투승과 양키스를 근 한 달 만에 다시 5할 승률로 올려놓았던 6월 13일 애리조나 ´에이스´ 브렌든 웹과의 맞대결이 포함돼 있다.
왕첸밍의 에이스 본능은 숙명의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 8월 31일 보스턴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승리를 따내기도 했던 왕첸밍은 올 시즌 보스턴전 4경기에 선발 등판 3승 1패 방어율 3.24를 기록, 라이벌 보스턴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왕첸밍은 양키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최대의 고비가 됐던 지난 8월 26일 디트로이트전과 31일 보스턴전 그리고 9월 5일 와일드카드 2위 시애틀전까지 중요한 승부처였던 3경기를 모두 쓸어담는 기염을 토하며 양키스의 와일드카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중요한 고비마다 인상적인 호투로 팀에 승리를 안기는 ‘에이스 본능’이 드러난 것이다.
양키스의 미래를 짊어진 왕첸밍
2000년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양키스에 입단한 왕첸밍은 2002년 싱글A 스탠튼에서 팀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1.72의 방어율을 기록한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96마일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싱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던지는 대표적인 ´그라운드 볼´투수인 왕첸밍은 올 시즌에도 땅볼과 뜬공의 비율이(GO:AO) 아메리칸리그 3위에 해당하는 2.43:1을 기록하고 있다.
2005년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로 올라와 그해 8승을 거뒀으며 2006년에는 19승 6패 방어율 3.63을 기록,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오르며 단숨에 양키스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19승을 거두었을 때 ‘반짝 활약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던 왕첸밍은 올 시즌 변함없이 위력적인 투구를 과시하며 이 같은 우려를 스스로 잠재웠다.
최근 10여 년간 양키스에서 20대로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투수는 앤디 페티트가 유일했다. 왕첸밍은 1996년 24살, 21승(8패)을 거둔 앤디 페티트 이후 양키스에서 가장 젊은 에이스다. 메이저리그 3년차, 27살에 양키스 미래를 짊어진 왕첸밍이 양키스를 어디까지 끌어 올려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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