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2년차 징크스 무색케 선전
특유의 묵직한 포심과 새로 장착된 슬라이더 ‘위협적’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류현진(20)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 투수부문 3관왕(18승/204탈삼진/평균자책점 2.23)을 차지하는 맹활약으로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이처럼 화려한 데뷔를 한 그에게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이런 기대에 류현진은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으로 보답하고 있다. 지난해에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158개의 탈삼진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13승(3위) 6패 평균자책점 2.82(2위)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좋은 활약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지 못한 이유는 다니엘 리오스(35·두산 베어스)의 맹활약이 워낙 돋보였기 때문. 리오스는 지난해의 류현진을 능가하는 좋은 성적(28경기 17승/200.1이닝/평균자책점 1.84)을 내며 외국인 투수 첫 MVP에 도전하고 있다.
파워피처 가치 높여주는 ‘힘 있는 포심’
류현진은 많은 장점을 가진 투수다. 적지 않은 투구 수에도 불구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간결한 투구폼, 187cm의 장신의 이점을 살린 높은 타점, 지고는 못사는 승부근성, 자신감이 더해진 빠른 템포의 경기운영 등이 현재의 그를 있게 한 밑바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류현진은 좌완투수로서 시속 150km에 이르는 빠른 포심 패스트볼을 구사할 수 있다. 이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로케이션으로 제구 된다는 점에서 더욱 위력적이다.
지난달 31일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무려 시속 154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렸다. 평소 시속 150km에 이르는 공은 잦았지만 이렇게 빠른 공이 나온 적은 없어 관계자와 야구팬들은 다시 한 번 ‘괴물’ 류현진의 진가를 확인했다. 이런 공을 가지고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친다면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는 더욱 빠르다.
류현진의 포심은 단순히 스피드만 동반되는 것이 아니다. 98kg의 육중한 체구에서 나오는 특유의 힘까지 더해진다. 이른바 ‘묵직한 공’이 된다.
비록 올해는 지난해만 못한 구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타자들은 류현진의 공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푸념대로 좌투수 특유의 빠른 공이 힘까지 동반되고 제구마저 완벽할 경우 위력적일 수밖에 없다.
낙폭 큰 슬라이더도 위협적이긴 마찬가지
지난겨울 한용덕 투수코치를 통해 배운 슬라이더도 위력을 더하고 있다. 그간 커브와 체인지업을 즐겨 썼던 류현진은 올해 슬라이더의 사용으로 상당한 재미를 봤다.
높은 타점에서 형성되는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낙폭이 크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커브도 위협적이었지만 보다 제구가 쉬운 슬라이더가 전면에 등장하다보니 타자들은 더욱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류현진의 슬라이더에 연신 헛스윙 하는 타자를 찾기란 결코 어렵지 않다.
아예 일부에서는 류현진의 슬라이더가 변종이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찬호(34·휴스턴 산하 라운드락 익스프레스)가 자주 구사하는 슬러브(슬라이더와 커브의 성질이 조화를 이룬 구종)와 같다는 주장이다.
이는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상당히 일리가 있다.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커브와 비슷하게 낙폭도 크지만 슬라이더 특유의 성질인 좌우로의 변화도 있어 더욱 까다롭다. 이런 장점을 앞세워 강력한 포심과 함께 좋은 조합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수준급 포심과 슬라이더라는 명품 구종을 앞세워 한국야구 정복을 노리는 ‘괴물’ 류현진. ‘2년차 징크스’는 없다고 외치는 그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전설이 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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