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감동의 향수…´포스트 이승엽´ 언제 나오나

입력 2007.09.01 12:27  수정

이대호,김태균,최희섭 ´거포 3인방´에 거는 기대

2003년 5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국민타자´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일본으로 떠난 뒤 과연 ´포스트 이승엽´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뜨거웠던 적이 있었다.



당시 후보로 거론됐던 타자로는 심정수(32·삼성), 이호준(31·SK), 김태균(25·한화), 마해영(37·LG) 등이었지만, 이승엽이 일본으로 떠난 지 4년이 지나도록 ´포스트 이승엽´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승엽이 떠난 이후 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국내 선수는 2004년 이호준과 박경완(35·SK) 단 두 명뿐이다. 2005년 이후에는 아예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1명도 없는 실정이다. ´포스트 이승엽´이 아니라 ´거포´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


◆고비를 넘지 못한 ´빅3´◆

2003년 이승엽과 치열한 홈런 경쟁을 벌이며 53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던 심정수는 포스트 이승엽 ´0순위´ 후보였다. 그러나 이후 심정수가 기록한 홈런 개수는 22개(2004년)-28개(2005년)-1개(2006년)-25개(2007년 현재)로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

심정수는 부상으로 인한 시력 저하로 3년 연속 3할 이상을 기록했던 타율이 2할 대 중반으로 떨어졌을 만큼, 선구안이 급격하게 나빠진 상태다. 공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이 떨어진 것은 홈런이 나올 확률도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시즌 부상에서 회복한 후 홈런 공동 선두에 오르며 장타력을 회복하고는 있지만, 급증한 삼진과 0.249의 타율이 말해주듯, 2003년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당시 심정수와 함께 거론됐던 이호준은 병역 파동을 겪으면서 좌초됐고, 마해영은 급격한 기량 저하로 인해 현재 은퇴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이른바 ´빅3´로 불렸던 이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들은 82년생 동갑내기 김태균, 이대호(25·롯데)와 메이저리거 출신 ´거포´ 최희섭(28·KIA)이다.


◆새롭게 떠오른 ´3인방´◆

신세대 거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치고 나온 선수는 2001년 19살의 나이에 20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던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21살이 되던 2003년에 31개의 홈런을 기록, 이승엽 보다 더 빠른 속도로 통산 홈런개수를 늘려가며 ´포스트 이승엽´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지만, 2003년 이후로 홈런개수가 외려 줄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김태균은 장타력과 정확성을 지녔기 때문에 여전히 30홈런을 넘길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올 시즌까지 4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이대호는 지난해 사상 두 번째로 타격 3관왕(트리플 크라운)에 올랐을 정도로 출중한 타격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대호의 시즌 최다 홈런은 지난해 기록한 26개로 아직 30홈런 이상을 넘긴 적은 없다. 지독한 ´투고타저´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홈런 생산 능력이 아직은 정점에 오르지 못한 것. 그러나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대호에게 30홈런은 그다지 어려운 목표가 아니다.



정작 이대호를 가로 막고 있는 문제는 롯데에 이대호를 받쳐줄 타자가 없다는 사실. ´롯데는 이대호만 거르면 된다´는 인식을 깨줄 수 있는 강력한 타자 탄생에 이대호의 30홈런도 달려있다.

지난 5월 최희섭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국내 야구계의 관심은 ´최희섭이 포스트 이승엽이 될 것인가´였지만, 최희섭은 현재 42경기에서 4개의 홈런만을 기록, 아직까지는 ´홈런 타자´ 보다는 ´중거리 타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일 SK전에서 광주구장의 ‘그린 몬스터’를 넘기는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을 때려내는 등 압도적인 장타력을 보유한 최희섭이기에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포스트 이승엽´ 탄생을 기대하며◆

지난해 지독한 ´투고타저´를 경험한 프로야구는 올 시즌 마운드 높이를 낮추고 스트라이크 존을 바꾸기도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상태다.

현재 홈런 공동 1위에 올라있는 심정수와 클리프 브룸바(33·현대)의 홈런개수가 25개로, 올 시즌도 ´30홈런 타자´의 탄생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뛰어난 투수들이 많이 배출되면서 생기는 ´투고타저´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더군다나 반드시 홈런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공격적인 야구는 가능하다. 그럼에도 장종훈(은퇴, 한화 코치), 이승엽과 같은 대형 홈런 타자에 대한 그리움을 숨길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이 홈런으로 만들어냈던 수많은 반전 드라마의 감동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2007 프로야구는 관중 4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을 만큼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어렵게 야구장으로 돌아온 팬들을 다시 떠나보내지 않으려면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물해줘야 한다.

홈런이 만들어내는 드라마는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 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30홈런-40홈런을 때려내는 압도적인 홈런 타자의 탄생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록 올 시즌은 어려워졌지만 내년에는 이대호-김태균-최희섭과 같은 홈런 타자들이 30홈런, 40홈런을 때려내며 ´포스트 이승엽´자리를 놓고 뜨거운 홈런 대결을 펼쳐주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 ‘마감 임박’ 여름이적시장…더 이상의 빅딜은 없나


☞이승엽, 시즌 23호 홈런 폭발…시즌 4호 도루


데일리안 스포츠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