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가 50년간의 한남동 생활을 접고 용인시 죽전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1997년 캠퍼스 이전을 위한 공사를 시작, 우여곡절 끝에 준공식을 갖게 된 단국대는 본교전체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죽전캠퍼스와 함께 학교 인근의 생활권 및 상권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재학생 1만3000여명, 교직원 및 대학원생까지 포함하면 3만여 명의 유동인구를 갖게 된 용인은 그야말로 새손님 맞기에 정신이 없다. 단국대 이전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 죽전지역 상가·주택 임대료 ‘껑충’
죽전택지개발지구의 입주가 시작된 지 3년여 만에 죽전지구 내 상가는 물론 죽전 인근의 상권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상가들이 주부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발달했다면 단국대의 개교를 앞둔 6~7월부터는 젊은 취향에 어울리는 카페나 음식점, 옷가게, 학원 등으로 간판이 바뀌고 있는 것. 특히 단독주택이나 공동 주택 부지로 남겨져 있던 공터들에 공사가 한창이고 하나둘씩 입주자들이 채워지고 있다. 죽전 지역 상인들은 “지금까지 아파트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다보니 업종이나 매출에 한계가 있었다”며 “교통편이 증가하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당연히 업종도 다양해지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러나 개교를 앞두고 상가나 주택 임대비용이 급상승하는 등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35㎡짜리 상가의 임차비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만도 400만원을 웃돌고 있고 학생들을 수용할 원룸이나 소형 주택이 턱없이 부족해 기존에 보증금 1000만원에 30~40만원 하던 월세가 지금은 70만원을 주고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빌딩을 고시원으로 개조해 사용하거나 다세대 주택을 모두 원룸으로 개조해 임대하는 편법들이 사용될 수 있어 사용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또한 한 상가 내 동일 업종의 상가들이 입점해 보이지 않는 알력이 생기기도 한다. 죽전동의 C부동산 관계자는 “원룸이나 투룸, 20평대 미만의 소형 아파트를 구하는 학생들이 자주 찾고 있지만 턱없이 비싼 임대료 때문에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최근에는 룸메이트를 구해 함께 방을 구하거나 하숙을 찾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동산 관계자는 “그러나 교직원들 상당수가 이미 올 봄과 여름 사이에 출퇴근이 용이한 분당이나 수지로 주거지를 옮긴 상황이기 때문에 아파트 전세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단국대학교 교통망
■ 교통편 대폭 확충...체증은 불가피
용인은 늘 교통체증으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곳이다. 특히 수지나 죽전의 경우 서울이나 인근 타 도시로 이동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해 자가용 이용자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단국대학교가 죽전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불편이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우선 올해 12월말 안에 죽전역이 개통될 전망이다. 죽전역에서 단국대까지는 도보로 15~20분 정도이다. 서울에서 오고가는 학생들을 위해 한남동과 죽전캠퍼스를 오고가는 직통버스도 운행된다. 또한 죽전캠퍼스를 경유하거나 종점 및 출발점으로 하는 광역버스,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이 현행 147대에서 79대 늘어난 18개 노선에 226대가 운행될 계획이다. 특히 분당선 보정역(임시역사)이나 오리역까지만 운행하고 있는 1500-3(강남), 102(잠실), 1005-1(광화문, 강남)번 등 3개 광역버스가 지난 27일부터 캠퍼스까지 연장 운행하고 있다. 단국대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죽전캠퍼스와 오리역을 오가는 무료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며 수도권 9개 지점에서 죽전으로 오가는 통학버스 20여대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용인시는 출퇴근 시간의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캠퍼스 주변의 모든 도로의 불합리한 차선과 횡단보도, 보행도로 등을 보수하고 교통신호를 연동화 해 교통흐름을 최대한 개선키로 했다. 그러나 학교측과 용인시측은 “갑자기 1만3000여명의 이용객이 늘어난 만큼 교통체증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개교 후 교통흐름을 살펴보고 대중교통을 추가 확충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인근주민 생활 불편...기대 반 우려 반
국내 5위안에 드는 학생수를 지닌 단국대가 죽전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죽전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종합대학교가 용인으로 이전하면서 다양한 인적교류 및 컨텐츠를 보유하게 됐고 지역의 경제 및 문화가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큰 반면 1만여 명의 학생들이 캠퍼스 주변에 거주하거나 통학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음주사고나 폭력사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학교 주변으로 초·중·고등학교가 위치해 있고 아파트 밀집지역이라는 특성 상 대학생들의 무분별한 일탈행위가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에게 그대로 노출돼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있다. 죽전의 P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가 학교와 근접해 있어 학생들의 이동이 잦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저녁 이후 학생들이 아파트 인근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주민들과 마찰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주민들은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전체 학생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 후 강남이나 서울, 분당 등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돼 별다른 염려는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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