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경쟁 ‘철인 27호냐, 헤라클레스냐’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08.28 09:39  수정

프로야구 MVP 경쟁 막바지

투-타의 자존심 대결

2007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의 대장정의 끝도 어느덧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치열한 각 팀의 순위 경쟁만큼이나 시즌 MVP(최우수선수)를 비롯한 각종 개인타이틀 부문 경쟁도 뜨겁다.



명실상부한 프로야구 한 시즌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MVP 부문에서는 예년과 같이 뚜렷한 ‘절대강자’가 없는 가운데 일단 올해 마운드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두산의 ‘철인 27호’ 다니엘 리오스, 삼성의 돌아온 ‘헤라클레스’ 심정수가 가장 근접한 후보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소속팀은 두산과 삼성은 올 시즌 순위 판도에서도 치열한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라이벌이기도 하다.

‘철완’으로 불리는 리오스는 의심의 여지없는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였다.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다승(16승)-방어율(1.81)-승률(0.762) 1위, 그리고 탈삼진(123개)부문에서는 2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최다 이닝(193 2/3)과 투구수(2913개)를 기록하면서도 피홈런은 불과 6개에 그쳤고, 최다완투(6회, 완봉 4회)를 포함해 외국인 투수 최초로 4년 연속 200이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뛰어난 개인기량만큼이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비이기적 마인드와 투철한 프로정신으로 야구팬들에게는 ‘이오수’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웬만한 국내 스타들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모범적인 선수이기도 하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가 MVP로 선정된 것은 현재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활약하고 있는 타이론 우즈(전 두산)의 지난 98년 수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우즈에게는 당시 홈런(42개)-타점(103개) 2관왕에, 장종훈이 보유하고 있던 시즌 최다홈런(41개)기록을 경신했다는 상징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프로야구 출범이후 외국인 사상 첫 20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했던 리오스는 7월 들어 다소 주춤하여 승수추가에 실패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팀 성적도 2위로 나무랄 데 없는 만큼, 20승-1점대 방어율을 동시에 기록할 경우 사실상 리오스의 수상은 떼어 놓은 당상.

물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만 없다면 지금까지 성적만으로도 MVP로도 손색이 없다. 남은 일정상 앞으로 3~4경기 정도 더 등판이 가능한 만큼, 승수와 방어율 관리에 성공할지가 변수다.



리오스의 최대 경쟁자는 역시 심정수다. 올 시즌 ‘먹튀’이미지를 벗고 삼성 타선의 핵으로 부활한 심정수는 이미 올해 처음 도입된 서머리그에서 타율 0.319에 홈런(7개)·타점(23개)·장타율(0.667)의 3개 부문 1위를 석권하는 불방망이를 자랑하며 MVP까지 차지했고, 이제는 시즌 MVP까지 넘보고 있다.

시즌 전체 기록은 104게임 출전 타율 0.251, 홈런(25개)과 타점(85개) 2개 부문에 선두를 지키고 있고, 장타율(0.497)에서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의 최근 상승세에는 심정수의 부활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심정수는 누구보다 극적인 ‘사연’을 간직한 선수다. 한때 최고연봉 타자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한물갔다는 비아냥거림과 의문부호를 극복하고 화려하게 재기했다는 성공담은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심정수가 남은 경기에서 만일 30홈런-100타점을 돌파하고 2관왕을 차지한다면, 개인기록에서도 리오스 정도의 무게감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타율과 출루율이 너무 낮다는 점과 최근 맹활약이 후반기 이후에 집중됐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개인 타이틀 홈런의 경우, 공동선두인 브룸바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고, 타점 역시 김태균의 추격을 받고 있어서 안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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