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의 의미있는 ´촌놈 마라톤´

입력 2007.08.28 10:29  수정

후반기 승률 0.381 밀워키, 포스트시즌 꿈도 가물가물

밀워키 브루워스는 아메리칸리그에 소속됐던 1982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을 끝으로 아직까지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후 2006년까지 24시즌 동안 승률 5할을 넘긴 시즌이 7번뿐이고, 1998년 내셔널리그로 옮긴 이후 5할 승률을 기록한 시즌이 단 한 번(2005년 81승 81패)뿐이다.

시즌 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휴스턴 애스트로스-시카고 컵스라는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에서 ´영원한 약자´ 밀워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는 것은 템파베이가 양키스와 보스턴을 꺾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워 보였다.

밀워키의 간판타자 프린스 필더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가장 먼저 앞으로 치고 나온 팀은 윈터리그에서 3억 달러를 지출한 시카고도,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세인트루이스도 아닌 바로 밀워키였다.


아무도 예상 못한 밀워키의 놀라운 전반기

밀워키는 시즌 8번째 경기였던 4월 8일 플로디다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3회 터진 프린스 필더(23)의 결승타에 힘입어 3-2로 승리하면서 4승4패로 정확하게 승률 5할을 기록했다. 이후 무려 122게임 동안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밀워키가 ‘간신히’ 5할 승률을 유지한 것도 아니다. 밀워키는 4월 21일 휴스턴을 꺾고 지구 1위로 복귀한 이후 104일 동안이나 그 자리를 지키며 2~3위팀과 승차를 크게 벌리며 독주했다.

J.J 하디(24)-프린스 필더-제프 젠킨스(32)가 이끄는 타선과 제프 수판(32)-밴 시츠(28)-크리스 카푸아노(28)의 탄탄한 선발진, 그리고 마무리 프란시스코 코데로(32)는 메이저리그 전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밀워키 상승세를 이끈 주역들이다.

특히 마무리 투수 코데로는 시즌 중반까지 21번의 세이브 찬스를 모두 성공시켰고, 23.1이닝 동안 33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안타는 단 6개만을 허용(피안타율 0.081), 0.39라는 경이적인 방어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던 6월 30일, 밀워키는 47승 33패(승률 0.588)로 내셔널리그 전체 최고의 승률을 기록, 결코 초반 반짝 이변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2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 적어도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는 그랬다.


후반기 승률 0.381, 밀워키의 ´촌놈 마라톤´

전반기를 마감했을 때 밀워키는 49승 39패(승률 0.557)를 기록, 여전히 중부지구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었고, 내셔널리그 전체에서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승률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10승 4패 방어율 3.39를 기록하며 밀워키의 선발 마운드를 이끌었던 벤 시츠가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7월14일 콜로라도전에서 오른손 중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후 밀워키의 상승세가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시츠와 함께 밀워키 선발 마운드를 이끌던 제프 수판은 전반기(7승6패 방어율 3.92)와 달리 후반기(1승5패 방어율 5.86)에는 전혀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5월까지 5승 4패 방어율 3.94를 기록했던 크리스 카푸아노 역시 최근 등판 한 9경기(선발 8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방어율 6.35)만을 당했다. 특히 5월 13일부터 카푸아노가 등판한 17경기에서 밀워키는 전패했다.

선발 투수들만 부진한 것이 아니다. 시즌 중반까지 완벽한 마무리 솜씨를 자랑하던 프란시스코 코데로는 6월 9일 이후 나선 28경기에서 15세이브를 추가했지만, 이 기간 2개의 블론세이브와 5패를 기록했으며 방어율이 5.88에 이를 정도로 좋지 못하다.

밀워키의 상승세를 견인했던 선발 3총사와 마무리 코데로가 후반기에 나란히 부상과 부진에 빠지면서 전반기 4.10이었던 팀 방어율은 후반기 5.59까지 치솟다. 이 같은 투수들의 부진과 맞물려 타자들의 페이스 역시 전반기에 비해 떨어지면서 밀워키는 후반기에 16승 26패(승률 0.381)의 성적으로, 결국 지난 17일 5연패 수렁에 빠지며 4월 21일 이후 104일 동안 지켜왔던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최근 4연패를 당한 밀워키는 27일 현재 65승 65패로 시카고 컵스에 1.5게임차 뒤진 지구 2위에 올라있지만, 지구 3위 세인트루이스와의 승차가 0.5게임에 불과해 이젠 2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초반에 무서운 속도로 앞서서 달려가다 정작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지쳐버린 밀워키의 ´촌놈 마라톤´은 허무하지만, 2007시즌을 통해 엄청난 가능성을 드러내 보였다.

스포츠 세계에는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 밀워키의 도전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그리고 아직 시즌이 끝난 것도 아니다. 밀워키가 과연 2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2007년을 뜨겁게 달려온 밀워키의 막판 스퍼트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만년 꼴찌’ 캔자스시티의 조용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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