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유 vs 토트넘
최악의 출발로 속을 태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토트넘이 맞닥뜨린다.
양팀은 26일 자정(한국시간) 맨유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서 ‘2007-0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를 통해 초반 부진을 씻기 위한 사활을 건 한판승부를 벌인다.
◆알찬 전력보강, 그러나 최악의 출발
맨유와 토트넘 모두, 여름이적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알찬 전력보강에 성공, 팬들로 하여금 더 큰 기대를 품게 했다.
맨유는 그토록 바라왔던 오언 하그리브스 영입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포르투갈 리그에서 나니와 안데르손을 손에 넣으며 더욱 빠르고 다이내믹한 스쿼드 구성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논란 끝에 카를로스 테베스마저 데려와 최전방의 파괴력을 더했다.
맨유는 유럽 전역을 통틀어,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돈을 퍼부었다. 맨유의 챔피언 수성 의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토트넘 역시, 리그 4위 진입을 목표로 여름이적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4천만 파운드(약 720억 원)를 쏟아 부으며 대런 벤트-가레스 베일-유네스 카불 등을 영입, 여느 빅클럽 부럽지 않은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대다수 전문가들과 팬들은 시즌에 앞서 토트넘을 ‘빅4’ 체제를 깨뜨릴 강력한 후보로 꼽았다.
이처럼 두 팀은 오프시즌에도 쉬지 않고 치열한 영입전에서 잇따라 승전고를 울렸지만, 공교롭게도 시즌 초반 나란히 최악의 출발로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맨유, ‘누구라도 좋다. 골만 터져라’
맨유는 레딩전-포츠머스전 무승부에 그친데 이어, 반전을 모색했던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매치에서 무릎을 꿇으며 아직까지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이는 시즌 초반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했던 1992-93시즌 이후 최악의 출발이다.
3라운드까지 고작 승점 2점에 그친 것은 향후 리그 선두 다툼에서 분명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홈에서 열리는 토트넘전에서도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다면 초반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맨유가 시즌 초반 4경기에서 승점 4점 미만에 머물렀던 것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없다.
토트넘전 승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해결사’ 부재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 3경기에서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고도 맨유답지 않은 저조한 골결정력 탓에 고작 1골밖에 넣지 못했다.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각각 부상과 징계로 빠져 있는 가운데, 이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테베스와 나니의 맹활약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부상을 털고 토트넘전에서 교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루이 사하의 역할도 무척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고비마다 귀중한 골을 터뜨리며 최전방의 부담을 덜어준 허리라인과 수비진의 적극적인 공격가담도 절실하다. 지난 시즌 83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 20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2득점 이상 기록한 것도 포지션을 막론하고 많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기 때문.
맨시티전에서도 비록 크로스바에 걸려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비디치가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한 바 있다.
토트넘의 중앙 수비진이 레들리 킹-도슨-카불 등의 부상으로 불안한 만큼, 맨유의 장신 수비수들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문을 조준하는 것도 타개책 가운데 하나다.
◆마틴 욜, ‘맨유전, 위기이자 기회’
더비 카운티전 대승으로 한숨 돌렸지만, 마틴 욜 감독을 둘러싼 어수선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4위 진입을 목표로 야심차게 돛을 올렸지만, 시즌 개막전에서 승격팀 선더랜드에 0-1 일격을 당했고, 분위기 반전을 꾀했던 홈 개막전 에버튼과의 경기에서는 1-3 완패하며 팬들의 야유까지 들어야했다.
2연패라는 결과보다 공수양면에서 무기력한 경기내용을 드러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 주전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한 수비진은 차치하더라도, 베르바토프-로비 킨-데포-벤트로 구성된 포워드 라인은 전혀 유기적이지 못했고, 미드필드라인 역시 창조적인 플레이를 찾아볼 수 없어 실망스러웠다.
이 같은 저조한 경기력은 결국 욜 감독을 향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될 만큼의 거액(1600만 파운드)을 퍼부어 영입한 벤트의 전술적 활용계획을 프리시즌 확실히 세우지 못했다는 지적을 비롯해, 중앙과 왼쪽에서의 창조적인 미드필더 필요성 제기를 묵살한 결과라고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특히, 욜 감독의 한계가 집중 부각되고 있다. 욜 감독이 중위권 팀을 운영하는 능력은 분명 훌륭하지만,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 이는 욜 감독이 ´빅4´와의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과도 연결된다. 욜 감독이 2004년 11월,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빅4’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지난해 첼시전 2-1 승리가 유일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맨유와 맞붙는 것이 욜 감독에게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디펜딩 챔피언’ 맨유를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최근의 비난을 일순간에 잠재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 한 번의 승리가 없는 올드 트래포트 원정경기인 만큼, 무승부로 승점 1점만을 챙겨도 흥분한 팬들을 잠시나마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영표(30)는 베일이 부상에서 회복함에 따라, 본격적인 포지션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베일은 지난 23일 웨일즈 대표팀 소속으로 불가리아와의 A매치에 출전해 45분을 소화, 욜 감독이 베일을 무리하게 선발로 기용할지는 미지수다. 이영표는 이미 더비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며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음을 알렸다.
※ 2007-0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축구중계
미들즈브러 vs 뉴캐슬 / 26일 21시30분
맨유 vs 토트넘/ 27일 0시(이상 MBC ESPN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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