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출신 연예인들, ´학벌을 믿지 마세요?´

손연지 기자 (syj0125@dailian.co.kr)

입력 2007.08.22 16:29  수정

학력 위조 의혹에 휩싸여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많은 스타들.

보이는 화려함만으로는 불릴 수 없는 ‘국민 스타’란 꼬리표를 달고 연예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인 만큼, 대중들이 받는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윤석화 오미희 장미희 강석 등에 이어 주영훈 최수종까지, 모두 타고난 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실력파 연예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자의든 타의든 사실과 다른 학력에 대한 사전 해명과 조치가 없었던 이유는 뭘까.

´고의적인 이유가 아니었고, 잘못은 인정하지만 학력을 위조해 누린 이익은 없다´는 것이 이들 나름대로의 입장. 궁색한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연예계는 학력으로 우위를 판가름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

현재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스타들 중 명문대 간판은커녕 저학력 연예인들도 수두룩하다. 이들은 오히려 ´노력파 연예인´이라는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더 큰 호감을 얻고 있다. 오히려 명문대 출신 연예인들이 주위의 편견으로 더 많은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 출연해 얼굴이 꽤 알려진 ´재연 배우´ 유지연은 서울대 출신임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연예계 생활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고학벌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지연은 한 토크쇼에 출연해 "대학 동문 출신의 감독이나 선배들로부터 ´창피하니까 차라리 활동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버젓이 좋은 학교를 나와서 왜 그러고 사느냐´는 주위 편견에 시달려 꽤 상처받았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얼마 전 SBS <야심만만>에 출연해 ´고교시절 전국 인문계 상위 1%였다´고 밝혀 화제가 된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 연기자 고주원은 "썩 괜찮은 외모와 좋은 성적 덕에 대학 시절 꽤 인기가 많았다"고 자랑한 반면, "연예계에 막 발을 내딛은 신인시절 ´얼굴 믿고 저러나, 공부나 계속 하지´라는 비아냥거림을 많이 들어 꽤 힘들었다"는 한 때 괴로운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명문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연예인에게 이득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겉모습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한 지적 이미지 메이킹이 가능하기 때문. 김태희, 박진영, 성시경, 이적, 안재환, 서경석 등 많은 스타들이 명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다른 신인들에 비해 더 빨리 주목받을 수 있었다.



얼마 전 美 명문대 의학과에 재학 중 가수 활동을 위해 도중 학업을 포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그룹 디베이스 출신 가수 제드는 “가수 활동에 학벌이 도움 되는 것은 전혀 없다. 전혀 다른 분야인 만큼 효과적인 작용은 없다”며, “단 보는 눈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대중들은 물론 연예계 동료들 사이에서도 신인 때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가벼운 시선은 피해갈 수 있다. ´적어도 연예인이 되고 싶은 허황된 꿈 때문에 가수를 한다거나, 실력 없는데 배경 믿고 나왔다´는 식의 오해는 잘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학파 출신 크라운 제이 역시 데뷔 당시에는 ´반반한 외모와 든든한 배경을 믿고 데뷔한 가수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미국 명문대 UCLA 경제학과를 다닌 바 있고, 군입대를 위해 영주권마저 포기한 사실이 더불어 알려지면서 대중들의 오해 가득한 시선에서 단번에 벗어날 수 있었다.

결국 연예인이 학력을 위조한 것은 어떤 큰 이익을 목표로 벌인 사기 행위로까지 볼 수는 없다. 그저 누구보다 자기 관리를 중요시하는 연예인들이 지나친 욕심을 누르지 못하고 벌인 실수 정도로 보인다. 이는 대중들을 한없이 실망하게 하는 사건임이 분명하지만, 겉모습만 훌륭한 것만으로는 유명 스타가 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연예인들이 의식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중들이 연예계를 무조건 불신만 하기 보다는 많은 연예인들이 겉과 속을 진실하게 가꿔나갈 수 있도록 조금은 너그러운 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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