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전 막판 고비 못넘고 0-2 패배
토고전 지나친 성적부담 덜고 ‘유종의 미’ 거둬야
안타까운 패배였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90분 내내 최선을 다하며 투지를 불태웠지만, 지독한 골가뭄은 끝내 한국의 승리를 외면했다.
21일 수원종합운동장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청소년월드컵´ A조 2차전에서 한국은 북중미 강호 코스타리카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미 1차전 페루에 0-1로 무너졌던 한국은 2연패를 당하며 자력 16강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결국은 ‘기본기’의 차이였다. 한국은 이날 볼점유율에서 58%-42%로 월등히 앞섰고, 코너킥(16-3)과 프리킥(18-12)같은 세트플레이 기회도 훨씬 많았으나 끝내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와는 달리,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경기의 맥’을 읽지 못했다. 지나치게 서두르거나 머뭇거리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빈번했다.
선수들은 1차전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노력에 비해 효율성이 부족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패스의 속도와 정확성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어쩌다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와도 문전에서의 침착성이 부족하여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전술적이나 체력적으로 한국은 실력차이를 절감해야했다. 지난 페루전에서 중앙에 치우친 단조로운 공격루트로 답답한 경기를 펼쳐야했던 한국 대표팀은, 이날 예상대로 측면을 활용한 공격을 살리기 위하여 노력했으나, 날카롭지 못한 크로스 타이밍, 느리고 기계적인 플레이는 번번이 코스타리카 수비에게 간파 당했다.
오히려 우세한 볼점유율로도 좀처럼 득점이 터지지 않자 후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한국은 막판 어이없는 연속실점으로 급격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은 2패로 페루-코스타리카(이상 1승1무), 토고(2무)에 이어 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24일 울산에서 열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토고를 꺾어도 조 3위에 그치는 박경훈호로서는 다른 조별리그의 성적표에 따라 와일드카드로 16강 진출을 노려야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페루, 코스타리카와 연이어 무승부를 기록한 토고의 전력이 결코 만만치 않은데다 지금까지 보여준 박경훈호의 경기내용으로는 최종전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고민이다.
아쉽지만 이것이 현재 우리 U-17 대표팀의 현 주소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대표팀의 부진은, 단순히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나 자질을 탓하기에 앞서 한국 유소년 축구의 구조적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착실한 기본기와 창의성의 축구를 배워온 선수들과, 결과 위주의 성적 지상주의 문화에서 기계적인 플레이를 거듭해온 선수들의 근본적인 차이는 U 17 대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난생 처음 서보는 세계무대의 압박감과 여론의 성적부담에 짓눌려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결과를 놓고 ‘안방에서 망신이라느니, 굴욕이라느니’고 호들갑을 떨기 전에 먼저 걱정해야할 것은,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어린 선수들이 성적에 대한 비판으로 주눅 들거나 상처받지 않아야한다는 점이다.
16강이니 4강 신화는 숫자 놀음일 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의 결과보다, 오늘의 이러한 뼈저린 경험을 거치며 성장해 나가야할 어린 선수들의 미래다. 결과에 기죽지 말고 토고전에서도 마지막까지 자신 있게 맞서야한다.
[관련기사]
☞[U-17 대표팀] 성적 부담 없이 축구를 즐겨라!
데일리안 스포츠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