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꼴찌’ 캔자스시티의 조용한 도전

입력 2007.08.21 14:51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매거진]

지난 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캔자스시티(310패) 보다 더 많은 패를 당한 팀은 없다. 말 그대로 ‘최악의 팀’, 이것이 캔자스시티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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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 시즌 캔자스시티는 21일(한국시각) 55승 69패(승률 0.444)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공동 4위에 올라있다. 여전히 한숨이 나올 만한 성적이지만, 그들은 4년 만에 지구 최하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또한, 앞으로 8승만 추가하면 시즌 100패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다.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은 온통 뉴욕 양키스의 ‘대반전 드라마’에 쏠려있지만, ‘만년 꼴찌’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최악의 팀´이라는 오명을 떨쳐버리기 위해 그들만의 조용한 도전을 하고 있다.


이적생 원투펀치 길 메시-브라이언 배니스터

캔자스시티에 10승 투수는 없지만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원투펀치가 있다. 바로 길 메시(28)와 브라이언 배니스터(26)다. 길 메시는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했던 지난해 겨울, FA 계약을 통해 시애틀에서 이적했다.

지난해까지 6시즌 통산 55승 44패에 방어율 4.65를 기록하고 있으며, 10승을 넘긴 시즌은 단 3번뿐인 길 메시에게 5500만 달러를 안겨준 주인공이 바로 캔사스시티의 단장 데이튼 무어였다. 투수 친화적인 홈구장 세이코필드를 벗어나면 방어율이 5.34로 치솟는 길 메시의 계약은 실패로 보였다.

그러나 메시는 현재 27경기에 등판, 7승 11패 방어율 3.88을 기록하고 있으며 169.1이닝을 던지고 있다. 올 시즌 메시가 16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승운이 전혀 따라주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5연패(2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은 노-디시전)에 빠져있는 메시는 이 기간 5회 이전에 마운드에서 내려간 적인 단 한 번뿐이었으며, 두 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현재까지 122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49개의 볼넷을 허용한 메시는 9이닝 당 볼넷 허용률이 2.60, 삼진/볼넷 비율이 2.49를 기록,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메시는 올 시즌 한 번도 자신의 등판을 거르지 않았으며 남은 등판을 감안한다면 생애 최초로 200이닝 돌파가 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무어 단장의 선택이 옳았던 것.

메시와 더블어 캔자스시티 마운드를 이끌고 있는 투수는 브라이언 배니스터는 지난해까지 뉴욕 메츠에서 뛰었다.

2002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45라운드에 자신을 지명하자 계약을 포기하고 이듬해인 2003년 뉴욕 메츠(7라운드)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배니스터는 2006년 시즌을 마친 후 캔자스시티의 마무리 엠비오릭스 버고스(23)와의 1:1 트레이드로 캔자스시티에 둥지를 틀었다.

배니스터는 현재 20게임에 등판 해 9승 7패 방어율 3.31(아메리칸리그 7위)을 기록,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따내고 있으며 선발 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등판한 5경기의 방어율이 2.34에 불과할 정도로 갈수록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오클랜드를 상대로 생애 첫 완투승을 따내기도 했던 배니스터는 보스턴의 마쓰자카와 더불어 강력한 ´2007 올해의 신인왕´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적생 듀오’ 길 메시와 브라이언 배니스터와 함께 캔자스시티를 ´최악의 팀´이라는 수렁에서 건져 올리고 있는 주역들은 바로 캔자스시티의 젋고 싱싱한 유망주들이다.


MLB 최고의 유망주 알렉스 고든

mlb 최고의 유망주 알렉스 고든


2007년 BA 유망주 랭킹에서 탬파베이의 델몬 영을 제치고 타자부문 1위에 오른 3루수 알렉스 고든(23)은 올 시즌 5월까지 0.185의 타율을 기록, 극심한 부진에 빠진 바 있다. 당시 49경기에서 고든이 기록한 타점은 8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고든은 6월 이후 타율 0.290 8홈런 34타점을 기록, 점차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시즌 타율이 0.245에 머물고 있지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2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또한, 11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팀 내 2위에 올라있다.

여전히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이지만, 고든이 유망주 딱지를 벗어던질 날이 멀지 않다.

팀 내 타점 1위(52개) 마크 티헨(25)과 1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존 벅(25) 등 캔자스시티에는 20대의 젊은 유망주들로 넘쳐난다. 이들이 바로 캔자스시티의 미래다.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마크 그루질라넥(37)도 3할이 넘는 타율을 올리며 젋은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지난 3년간 메이저리그 최악의 팀이었던 캔자스시티의 약진은 양키스의 대반전만큼이나 놀라운 일이다.

비록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의미 있는 시즌을 보내는 ´만년 꼴찌´ 캔자스시티의 약진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꼴찌에게도 박수를’이란 말은 바로 그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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