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호투에 하늘마저도 그의 승리를 축복(?)했다.
최근 다소 주춤했던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35)가 올 시즌 자신의 6번째 완투를 기록하며 15승을 자축했다.
15일 잠실구장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리오스는 7이닝을 소화하면서 3개(피홈런1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사사구 없이 1실점하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리오스 호투에 힘입어 두산은 52승 44패를 기록,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된 3위 삼성과의 승차를 1.5게임차로 벌리면서 2위 자리를 지켰다.
지칠 줄 모르는 ‘철완’을 과시하던 리오스는 8월 들어 다소 부진했다. 지난 5일 LG전에서 올 시즌 최다인 6실점(6자책점)을 기록했고, 10일 롯데전에서는 불과 2이닝 만에 5실점(1자책점)으로 강판당하는 등 우려를 낳았다.
30대 중반의 리오스는 ‘이닝이터’라는 명성답게 올 시즌에도 총 투구수(2678개)와 이닝(180 2/3)소화 면에서 8개 구단 투수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던 만큼, 한여름에 접어들면서 체력적으로 다소 지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KIA전에서 리오스의 투구수는 63개. 삼진은 불과 1개에 그쳤지만 효율적인 피칭으로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노련미가 돋보였다. 두산이 5-1로 앞선 7회말 1사후 강우콜드 게임이 선언되며 리오스는 7이닝만을 소화하고도 완투승을 따내는 행운까지 누렸다.
이로써 리오스는 2005년 이후 2시즌 만에 15승(4완봉승)고지에 오르며, 다승 2위 SK 케니 레이번(12승)과의 격차를 3승으로 벌렸다. 방어율 역시 종전 1.81에서 1.79로 낮추며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어느덧 한국무대 6년차인 리오스는 국내 데뷔 이후 6년 연속 10승대에, 15승 이상만 3차례를 기록하고 있다. 16일 현재 통산 3.01을 기록하고 있는 방어율은 데뷔 이래 한 시즌도 4점대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고, 탈삼진도 6년 연속 세 자릿수를 돌파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앞으로 3~4경기 이내에 4년 연속 200이닝 돌파의 대기록도 가능할 전망이다.
두산은 현재 2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경우, 리오스는 앞으로 5~6경기 정도 더 등판이 가능하다. 일정상 쉽지는 않지만, 만일 리오스가 남은 경기에서 5승 이상을 추가하게 된다면 개인 통산 처음이자 외국인 사상 첫 20승대 투수의 대기록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리오스의 관심사는 개인 타이틀이 아니라, 팀이 선두 SK를 따라잡아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것. SK와 5.5게임차로 2위 자리에 있는 두산은 21일부터 열리는 SK와의 3연전을 선두탈환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두산으로서는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는 리오스-랜들의 ‘원투펀치’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이쯤 되면 타이틀 욕심이 날법한 상황임에도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라는 마인드의 리오스 자세는 국내 팬들이 그를 단순히 실력 좋은 용병 이상을 넘어선 ‘우리 선수’ 내지는 ‘한국인 이오수’라고 찬사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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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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