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D-5, ´TK의 승자는 과연 누구?´ <2보>

입력 2007.08.14 16:59  수정

<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현장중계> 박근혜-이명박, ´텃밭´ 대격돌

박 "매일 의혹 터지고 변명하는 후보로 대선 이길 수 있나"

이 "비록 처절한 가난 속에서 살았지만 정직하고 당당했다"

‘대구·경북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이명박·원희룡·박근혜·홍준표(기호 순) 등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 4명은 경선일(19일)을 불과 닷새 앞둔 14일 오후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2차 합동연설회를 통해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과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악수한 뒤 서로 엇갈리고 있다.

특히 유력 후보인 ‘이-박’ 양 진영에서는 TK(대구·경북)가 당의 ‘정치적 고향’이란 점에서 경선 판세를 다잡기 위해 대대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또한 양 후보 측은 전날 이 후보의 이른바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중간 수사 발표를 놓고 일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터여서 ´이-박´ 두 후보 간에 여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이 오갔으며, 좌석을 가득 메운 7000여 당원과 일반 유권자들도 열띤 응원전을 선보였다.

박 “난 ‘여러분의 딸’… 부모님의 못 다한 일 이어받아 선진국 만들겠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연설회가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서거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점을 십분 활용, ‘사모곡(思母曲)’을 부르며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택했다.

박 후보는 “오랜 시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살아왔지만 고향의 어르신, 형제, 자매 여러분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며 “나 박근혜는 여러분의 딸이다. 내가 어려울 때 여러분이 날 안아주고, 서문시장·칠성시장의 ‘아재’ ‘아지매’들이 내게 힘과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범한 가정에서 보통 사람들처럼 행복하게 살고도 싶었지만 아버지 어머니의 피 묻은 옷을 빨면서 ‘내 것이 아니구나. 내 운명은 따로 결정돼 있구나’ 생각했다”면서 “오직 부모님이 못 다한 일을 이어받아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게 내 유일한 꿈이고 행복이다. 아버지가 못 다한 선진국의 꿈과 어머니가 못 다한 사랑과 헌신의 삶을 내가 마무리하겠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매일 의혹이 터지고 매일 그게 아니라고 변명해야 할 후보로 과연 대선을 이길 수 있겠냐”면서 “나 박근혜, 누구보다 검증됐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과 관련, “어제 검찰이 도곡동 땅이 진짜 주인이 따로 있다고 했는데 그 땅이 누구 땅이란 말이냐”고 반문하면서 “만일 그런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나. ‘역사의 죄인’이란 소리까지 들어가며 또 5년을 암흑 속에서 보낼 거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전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구미 생가 방문 사실을 거론하며 “부모님 영전에 서서 이 나라, 이 민족을 일으켜 세울 힘과 용기를 달라고 기도했다”며 “박풍당당으로 이 정권을 날려버리고 5년 안에 반드시 선진국을 만들겠다. 이명박·홍준표·원희룡 후보, 그리고 천하의 인재를 모두 모아 대구 경제를 확실히 살리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대구 교육-과학특구(BEST특구) 지정 △동남권 신공항 건설 등을 지역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내가 바로 ´순종 TK´… 이제 한국도 강력한 리더십의 경제 지도자 나와야"

이에 맞서 이명박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과 관련, 검찰이 이날 오전 ‘이명박 땅이란 증거는 없다“고 확인한 사실을 거론하며 “나 이명박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일부 ‘정치 검찰’이 자기 일은 하지 않고 역사적인 순간에 어설프게 끼어들면 국민들로부터 큰 저항을 받을 것이고, 나 또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무현 정권은 이명박을 (한나라당) 후보로 만들지 않으려는 음모를 꾸미고 국정원과 국세청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노무현 정권이 두려워하는 후보로서 어떤 음해와 공작도 물리치고 12월19일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대구가 지역구인 박 후보 측 곽성문 의원의 ‘이명박 8000억 보유설’을 겨냥한 듯 “‘한 방에 간다’ ‘흠이 있다’는 등 정치인들이 그런 소문이나 내고 다니니까 나라가 안 되고 지역이 발전하지 않는 것이다”고 비판하면서 “지난 6개월간 내게 온갖 음해와 폭로를 일삼던 지만원과 김유찬도 구속됐다. 난 비록 처절한 가난 속에서 살았지만 정직하고 당당하게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BBK 주가조작’ 관련 의혹에 대해선 “그 얘긴 여당에서 하는 주장으로 선거법 위반이다. 이미 검찰과 금감원, 국회에서 진술·증언을 다해 속기록에 남아 있는 내용으로 두려울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의 모든 잘 나가는 나라들엔 강력한 경제 지도자들이 있다. 이제 한국도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경제 지도자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자신이 국가 경제 발전의 적임자임을 내세우면서 “내가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몇몇 사람들, 몇몇 정치인들만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경선이 끝나면 그동안의 앙금을 털고 여기 있는 모든 후보와 하나가 되겠다. 내 반대편에 서 있는 모든 분들과도 함께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내 어머니는 대구 반야월의 과수원집 딸이었고 제 아내는 수창초등학교와 대구여중·고를 나온 대구 사람이다. 나 또한 포항 동지상고를 나온 ‘순종 TK’”라며 이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했으며, 지역 발전 공약으로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 △한반도 대운하내항 건설 및 국가산업단지 조성 △의료복합단지 조성 등을 제시했다.

원 "작은 섬 출신으로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당당한 주류´ 되겠다"

이에 앞서 원희룡 후보는 “국민을 편싸움과 절망으로 몰아넣는 ‘노무현 정권’과 자기 이해 관계를 쫓아 강자에만 줄서는 ‘구태 정치’를 바꾸고, 한나라당 또한 ‘21세기 보수정당’으로 변화시키겠다. 한나라당의 ´당당한 주류´가 되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원 후보는 “그간 선거 때마다 특정 당과 후보에게 90% 이상 몰표를 던진 전라도 사람들을 보며 욕 한번 안 해본 경상도 사람이 드물겠지만, 지금 이 지역 대의원과 당원들의 99.8%가 같은 경상도 출신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예선에서부터 같은 지역출신에게 몰표를 준다면 여권은 또 다시 지역감정의 광풍을 부추겨 우리 한나라당을 ‘영남당’이라 낙인찍고 지난번과 같이 경상도를 포위하는 전략을 쓸 것이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영남이 아닌 작은 섬 출신으로서 한나라당 내에서 ‘변화와 개혁’의 길을 가는 게 너무 외롭고 힘들어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부족한 원희룡을 인정해주고 키워준 한나라당을 버릴 순 없었다”면서 “그간 있었던 TV토론과 언론의 정책평가를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검토해 달라. 그간 한나라당을 싫어했던 많은 사람들이 원희룡을 보며 큰 충격과 함께 희망의 불씨를 발견했다는 그 고백을 단 한번만이라도 귀담아 들어주길 바란다”고 자신에 대한 한 표를 당부했다.

홍 "내 고향도 TK… 더 이상 수천억 치부한 부끄러운 대통령 내선 안돼"

홍준표 후보는 “35년 전 7000원을 들고 추풍령을 넘어 서울로 간 내가 이제 장년이 돼 고향 여러분 앞에 대통령이 되고자 돌아왔다”며 자신의 연고가 TK임을 밝힌 뒤 “고향에서 전두환·노태우와 같은 대통령이 나왔지만 수천억씩 치부한 부끄러운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다시는 이런 대통령을 만들어선 안 된다”며 ‘청빈 후보’인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건국의 아버지’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5000만 민족을 가난을 해결했다지만 독재를 하다가 결국 형언할 수 없는 마지막을 맞았다”며 “민주주의 충실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 후보의 ‘대한민국747’, 박 후보의 ‘5년 안에 선진국’ 공약과 관련, “사회 구조가 계속 이대로 유지되면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사회 양극화가 더 심해질 뿐이다”며 “서민들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지도자가 솔선수범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거듭 역설했다.

한편 홍 후보는 전날 검찰의 ‘도곡동 땅’ 수사 발표와 관련해선 “한쪽은 ‘네 거다’ 하고 다른 한쪽은 ‘내 거 아니다’고 하는데 주인이 없으면 서민자금으로 만들게 내게 달라”면서 “검찰이 지금 지난 대선 때처럼 여러분을 교란시키고 있으니 속지 말아야 한다. 당당히 경선할 테니 냉정하게 투표하라”고 역설했다.

한나라당은 대구·경북 연설회에 이어 오는 17일 서울에서 마지막 합동유세를 갖는다. [대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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