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즈브러 공격진 큰 폭 변화, 험난한 ‘생존경쟁’ 예고
시즌 초반 조커로 몇차례 기회잡을듯, ‘한방’으로 존재감 입증해야
지난 시즌이 ‘견습’기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진정한 ‘생존경쟁’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년차를 맞이한 이동국(미들즈브러)이 2007~2008시즌 초반 험난한 주전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서 열린 블랙번과의 홈 개막전에서, 이동국은 후반 38분 알리아디에르의 교체멤버로 투입돼 약 1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출전시간이 짧았던 탓도 있지만, 이렇다 할 날카로운 움직임이나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이동국과 함께 교체 투입된 애덤 존슨, 리 캐러몰에게 모두 팀내 최저인 평점 4점의 낮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이것은 이 선수들이 최악의 플레이를 펼쳐서라기보다는 별달리 활약을 펼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날 경기에서 미들즈브러는 스튜어트 다우닝의 프리킥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블랙번의 산타크루즈와 맷 더비셔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안방에서 1-2로 역전패, 순탄하지 못한 새 시즌을 예고했다.
미들즈브러는 전반적으로 경기 주도권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블랙번의 빠른 역습에 몇 차례나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는 등 중앙미드필더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진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국내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동국의 활약보다는 장차 포지션 경쟁자로 거론되는 새 이적생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해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프랑스 출신의 공격수 제레미 알리아디에르는 올 시즌 뉴캐슬로 이적한 마크 비두카의 공백을 메우며 아예그베니 야쿠부와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영입한 툰카이 산리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다.
알리아디에르는 특유의 스피드와 발재간을 과시했지만 이날 문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아직은 팀 전술에 적응하지 못한 듯 보였다. 반면 툰카이 산리는 이날 오른쪽과 중앙을 넘나들며 활발한 움직임으로 사실상 미들즈브러의 공격을 이끌었다. 스트라이커와 좌우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툰카이의 다재다능함이 올 시즌 미들즈브러 전력의 핵심축이 될 것임을 보여준 경기였다.
경쟁자들이 기량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확인한 이동국도 이제 자신만의 확실한 특징으로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어필해야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지난 시즌 이동국은 야쿠부와 비두카에 이은 팀내 제3의 공격수로 입지를 굳혔지만, 올해는 비두카가 떠나고 알리다이에르와 툰카이의 가세로 공격진의 주전 경쟁이 원점에서 새롭게 시작한 셈. 아직 프리미어리그 첫 골을 신고하지 못한데다 부상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이동국으로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다행인 것은 아직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동국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점. 당분간 이동국은 교체멤버로 시즌 초반 꾸준한 출전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커로서 무언가 경쟁자들에 비해 차별화되는 인상을 남겨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팀내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올 시즌 미들즈브러의 팀 전력이 아직 불안한 상태라는 것도 이동국이 빨리 프리미어리거로서 자리를 잡아야만 하는 이유다.
한편, 앞서 열린 선덜랜드-토트넘 경기에서는 ‘맨유의 영원한 주장’으로 통하는 로이 킨 감독의 선덜랜드가 1-0 승리했다. 이영표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또한, 대대적인 투자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리버풀은 환상적인 스티븐 제라드 프리킥 결승골을 앞세워 아스톤 빌라를 2-1로 꺾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 ‘반란선포’ 맨유 출신 감독들, 상큼한 시즌 출발
데일리안 스포츠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