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선포’ 맨유 출신 감독들, 상큼한 시즌 출발

입력 2007.08.12 13:19  수정

로이 킨, 프리미어리그 감독 데뷔 경기서 승리

마크 휴즈, 뛰어난 용병술로 팀 승리 견인

2007-0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11일(한국시간) 선덜랜드와 토트넘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여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출신의 감독들이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로이 킨(좌) - 마크 휴즈


◆ 로이 킨 감독, 프리미어리그 첫 승 신고

선덜랜드를 이끌고 있는 ´맨유의 영원한 주장´ 로이 킨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자축했다. 선덜랜드는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서 열린 토트넘과의 홈경기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마이클 쵸프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의 극적인 승리를 연출했다.

비록 첫 경기 1승에 불과하지만, 영국 언론들은 에릭 칸토나로부터 “강한 정신력과 인성을 갖춘 킨이야 말로 퍼거슨 감독의 후계자”라고 극찬 받은 바 있는 로이 킨 감독의 프리미어리그 첫 승을 높이 평가했다.

로이 킨이 선덜랜드 감독으로 선임됐을 당시만 해도 지도자로서의 능력에 물음표를 달았던 사람이 많았다. 감독 경험이 전혀 없음은 물론, 선수생활 은퇴 후 4개월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사령탑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킨이 취임하기 이전 선덜랜드는 2005-06시즌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소 승점인 15점의 불명예 속에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되었을 뿐더러, 챔피언십에서도 개막과 동시에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추락을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이 킨은 특유의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빠른 시간 안에 장악했고, 그의 색깔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중반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시즌 후반부 무려 17경기 무패(14승 3무)가도를 달리며, 결국 팀을 챔피언십 1위에 올려놓으며 프리미어리그 재승격을 일궈냈다.

무엇보다도 선수시절 상대에게 태클을 당하면 보다 거친 태클로 복수를 가하던 그의 남다른 승부사적 기질은 선덜랜드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선덜랜드는 지난 시즌 기록한 27승 가운데 17승을 후반전에 결정지었고, 76득점의 35% 가량에 해당하는 27골이 후반 35분 이후에 터진 득점이었다.

결국 토트넘전에서의 1-0 승리도 로이 킨이 지난 한 시즌 간 선덜랜드 선수들에게 심어놓은 투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로이 킨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챔피언십에서도 우리는 경기 막판에 많은 득점을 기록했고, 이는 중요한 순간 무승부를 원하는 다른 팀과 차별되는 우리만의 투지”라며, 토트넘전 승리는 결코 행운의 승리가 아님을 강조했다.


◆ 마크 휴즈, 용병술이 만들어낸 승리

맨유 스트라이커 출신의 마크 휴즈 블랙번 감독도 환상적인 용병술로 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블랙번은 미들즈브러와의 원정 경기서 스튜어트 다우닝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15분과 34분에 나란히 교체 투입된 로케 산타크루즈와 매트 더비셔가 연속골을 터트리며, 기분 좋은 역전승을 일구어냈다.

산타크루즈는 교체 투입 3분 만에 득점했으며, 더비셔는 그라운드에 나선지 1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득점을 기록, 휴즈 감독의 용병술을 빛나게 했다.

휴즈는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자신의 조국인 웨일즈 대표팀을 이끌고 유로 2004 예선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뒤, 지난 2004년 9월 블랙번 감독으로 부임했다. 첫 시즌 팀을 재정비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휴즈 감독은 2005-06시즌 팀을 리그 6위에 올려놓는 업적을 일궈냈으며, 이번 여름에도 인터토토컵을 통해 UEFA컵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휴즈는 맨유 ´10번´ 계보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스트라이커 출신답게 블랙번을 빠르고 공격적인 팀 컬러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991년 요한 크루이프가 이끌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UEFA 컵위너스컵 결승전에서 홀로 2골을 몰아치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첫 우승컵을 선사했던 인물이 바로 휴즈.

공교롭게도 맨유 출신의 두 감독 로이 킨과 마크 휴즈가 각각 이영표와 이동국의 소속팀인 토트넘과 미들즈브러를 상대로 첫 승을 따낸 가운데, 레딩을 이끌고 있는 전 맨유 윙어 출신의 스티브 코펠 감독은 13일 자정 맨유와의 일전을 펼치게 된다. 이 날 경기에 설기현은 선발 출장할 예정이다. 이에 앞선 12일 밤에는 맨유의 중앙 수비수 출신인 스티브 브루스 버밍엄시티 감독이 첼시의 무링요 감독과 지략대결을 펼친다.

한편, 이영표는 선덜랜드와의 경기에 결장했으며, 이동국은 블랙번전에 후반 39분 제레미 알리아디에르를 대신해 교체투입 되었지만, 짧은 출전시간 속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빌라파크에서 벌어진 리버풀 아스톤빌라전에서는 원정팀 리버풀이 스티븐 제라드 프리킥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기분 좋은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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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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