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플로리다전 호투 절실한 이유

최영조 객원기자 (choiyj214@naver.com)

입력 2007.08.11 10:22  수정

15일 전 소속팀 플로리다 상대로 선발등판

김병현(28·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선발 로테이션 잔류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리조나의 밥 멜빈 감독은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간)이 휴식일임에도 불구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지금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선발투수 전원이 하루의 휴식을 더 취하게 된 셈.

따라서 김병현은 예상대로 오는 15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한 번 더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경기에서도 부진한 피칭을 보일 경우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 잔류는 장담할 수 없다.

김병현은 지난 4일 웨이버 공시를 통해 애리조나로 팀을 옮기며, 허리부상을 당한 랜디 존슨의 공백을 대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김병현은 지난 9일 피츠버그와의 애리조나 복귀전에서 2⅓이닝 동안 7안타를 허용하며 5실점(4자책), 기대이하의 투구를 펼쳤다. 게다가 마운드를 내려올 때 홈 관중들로부터는 약간의 야유를 받기까지 했다.

멜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BK의 지난등판은 우리가 기대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다음등판에서는 더 나은 피칭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한편, 김병현에게 자리를 내주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유스메이로 페팃은 트리플 A경기서 5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다시 빅리그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애리조나 구단 공식홈페이지도 선발투수가 부진할 경우, 페팃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애리조나 로테이션은 브랜던 웹-덕 데이비스-리반 에르난데스-마이카 오윙스-김병현으로 구성돼있다. 존슨이 빠진 상황에서 팀의 ‘원투펀치’인 웹, 데이비스를 비롯해 다소 부진하기는 해도 에르난데스까지는 붙박이 선발로 봐도 무방하다.

1선발 웹(11승 8패 평균자책 2.92)은 지난 6일 LA 다저스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현재 24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데이비스(9승 10패 평균자책 3.81)도 10일 피츠버그전까지 최근 7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이어오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6~7월 최악의 투구를 보인 리반 에르난데스(7승 7패 4.83)도 8월 첫 등판에서는 6이닝 1실점을 기록, 한층 나아진 피칭을 뽐냈다. 특히, 에르난데스는 최근 스트라이크-볼 비율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김병현(6승 5패 평균자책 4.93)과 오윙스(5승 6패 평균자책 4.96) 중 1명은 부진할 경우, 자칫 선발로테이션에서 탈락하고 페팃이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윙스는 지난 6월 21일 승리 이후, 8번의 선발등판에서 5패만을 당하고 있다. 오윙스는 7월 5경기 선발등판에서 평균자책 9.52로 부진했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각각 6이닝 1실점, 6⅓이닝 4실점으로 나아지는 투구를 보였다.

멜빈 감독도 “최근 오윙스의 로케이션이 점점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윙스는 김병현보다 앞선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애리조나는 10일 현재, NL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샌디에이고가 애리조나에 3게임차 뒤져있고, 콜로라도와 LA 다저스도 5게임차 뒤진 공동 3위에 랭크돼있다. NL 서부지구 5팀 중 4팀이 치열한 플레이오프 경쟁을 하고 있고, 게임차가 크지 않아 팀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애리조나도 선발투수가 부진하다면, 인내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상황.

현재 유일한 ‘코리안 빅리거’ 김병현의 호투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병현은 지난등판에서 자취를 감췄던 직구와 슬라이더 구위를 회복, 플로리다전에서 멜빈 감독의 신임을 얻는 것이 최우선과제다.


☞‘방랑자 행보’ 김병현, ‘어디서든 자기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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