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표클럽´ 시애틀 태풍…양키스까지 집어 삼킬까

입력 2007.08.09 10:35  수정

모두의 예상 덮어버린 시애틀 매리너스의 가파른 상승세

시애틀 매리너스가 8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9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도움으로 10-3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애틀은 시즌 61승 49패(승률 .555)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LA 에인절스와의 승차를 4게임차로 유지,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불과 1게임차 뒤진 3위를 달리고 있다.



2007 최고의 이변,시애틀 매리너스의 질주

올 시즌 시애틀이 거두고 있는 성적은 이변에 속한다. 시즌이 개막하기 전 발표된 ESPN 18인의 메이저리그 전문가들 가운데 시애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표를 던진 전문가들은 단 1명도 없었다.

시애틀과 같은 지구에 속한 에인절스가 13표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으며, 오클랜드가 3표, 그리고 최근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텍사스마저도 2표를 가져갔지만 시애틀을 지목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시애틀은 캔자스시티, 템파베이와 더불어 1위표를 한 표도 획득하지 못한 이른바 ´0표 클럽´ 멤버였다.

지난 3년 동안 지구 최하위를 기록했던 시애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시즌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현재, 1위 에인절스의 뒤를 끈질기게 쫓고 있는 팀은 오클랜드나 텍사스가 아닌 바로 시애틀이다. 9게임차 2위를 달리고 있던 7월 초순까지만 해도 ‘저러다 그치겠지’ 했던 선선한 바람이 서서히 태풍처럼 커지고 있다.


리딩히터 이치로와 퍼츠의 맹활약

시애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선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안타 제조기´ 스즈키 이치로(33)다. 현재 159개(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안타와 0.346의 타율(전체 2위)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이치로는 지난 7월, 시애틀과 5년 9천만 달러의 거액 계약에 사인을 한 상태다.

이밖에도 팀 최다인 66타점을 올리고 있는 라울 이바네즈(35)와 17개의 홈런과 65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에드리안 벨트레(28), 0.306의 타율로 이치로에 이어 팀내 2위에 올라있는 호세 비드로(32)가 시애틀 타선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벨트레의 경우 7월 한 달 동안 28게임에서 6개 홈런(30타점)을 몰아치는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 시애틀의 타선은 0.281의 타율을 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4위에 올라있다. 4.56의 팀 평균자책점으로 전체 20위에 머물러있는 투수력을 타력으로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시애틀의 투수진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는 있다. 바로 마무리 투수 J.J. 퍼츠(30)다. 올 시즌 32세이브(2블론)에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하고 있는 퍼츠는 피안타율 0.145,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0.65, 장타허용률 0.254, 9이닝당 탈삼진률 9.63이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시애틀의 리드를 철통같이 지켜내고 있다.

퍼츠의 피안타율과 장타허용률, WHIP은 올 시즌 10세이브 이상 올리고 있는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들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평균자책점은 뉴욕 메츠의 빌리 와그너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하고 있는 시애틀이 올 시즌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퍼츠로 대변되는 불펜진이 3.63이라는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마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애틀의 태풍 양키스 삼킬까

그러나 시애틀이 포스트시즌이라는 최종 목적지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문제는 넘을 언덕이 많은 것이 아니라 그 높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

시애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올 시즌 최강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같은 지구의 LA 에인절스를 넘어야 한다. 시애틀은 지난 7월 21일, 선두 에인절스에 1게임차까지 따라 붙었지만, 이후 쓰라린 7연패를 당하면서 다시 4게임 차이로 벌어진 상태다.

에인절스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시애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와일드카드를 따내야 한다. 그러나 시애틀과 와일드카드를 경쟁하고 있는 팀이 지난해 월드시리즈 진출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무려 20승 7패(승률 .741)를 기록하며 예전의 위력을 찾은 뉴욕 양키스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현재 시애틀이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2위 양키스에 불과 반 게임차, 선두 타이거스에는 1게임차로 따라 붙었지만, 역전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도 양키스가 엄청난 기세로 달려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애틀도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어 버리며 여기까지 달려온 기적의 팀이다. 마지막 승자가 양키스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시애틀은 내달 4일부터 양키스와 디트로이트를 연달아 상대하게 된다. 만일 그때까지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와일드카드를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진검승부를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시애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돌풍을 넘어서 태풍처럼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0표 클럽´시애틀의 예상 밖의 질주가 메이저리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항상 그렇듯이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다.

[관련기사]

☞ 이치로 ´5년 9천만 달러´…바바시의 또 다른 실패작?


☞ [MLB구장 방문기(2)] 개폐식 지붕의 세이프코필드


데일리안 스포츠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