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종 울린´ 푀-페헤르…이대로 묻혀지나

이상엽 객원기자 (4222131@naver.com)

입력 2007.08.06 17: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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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매거진]

비비안 푀(카메룬․당시 28세)와 미클로스 페헤르(헝가리․당시 25세)는 축구계에 또 하나의 경종을 울렸다.

푀와 페헤르는 경기 도중 심장마비를 일으키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하지만, 이들은 응급처치조차 제대로 받지도 못한 채 영원히 눈을 감았다.

이 사건은 축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FIFA는 선수보호에 대한 미흡한 조치로 팬들의 거센 항의를 온몸으로 받아야했다.


비비안 푀, 뛰어났지만 불운했던

2003년 6월 26일(이하 한국시간), 카메룬 대표팀 맴버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한 비비안 푀는 콜롬비아와의 4강전서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하지만, 당시 그라운드에 있던 의료진은 선수의 심장마비에 대한 어떠한 준비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결국, 푀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며 숨을 거두고 말았다.


푀의 죽음에 절친한 친구였던 티에리 앙리(30)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이 된 친구의 넋을 기리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추모 세레모니, 리옹서 한솥밥을 먹었던 그레고리 쿠페(34)는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푀가 쓰러진 리옹의 홈구장 제르랑 스타디움은 2000-2003년까지 푀가 뛰던 구장이라 팬들의 가슴은 더욱 미어졌다.

푀는 1994 미국월드컵과 2002 한일월드컵에 카메룬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재능은 이미 10대 시절부터 발휘하기 시작했던 것. 1998년 푀의 돌풍을 눈여겨보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랑스와 이적협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카메룬의 흑표범’은 불운하게도 심각한 발목부상을 당하며, 이적은 취소가 됐다. 결국, 푀는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목에서 부상으로 시름했고, 전성기를 열어젖히려던 시점에 꽃을 피우지 못하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마르크-비비안 푀(Marc-Vivien Foe,카메룬)
출생-사망: 1975년 5월 1일 - 2003년 6월 26일
경력: 1994, 2002 월드컵대표팀
1995-1999 RC랑스
1999-2000 웨스트햄
2000-2003 올림피크 리옹
(2002-2003 맨체스터 시티․임대)


미클로스 페헤르…저버린 헝가리 스타

2004년 1월 25일, 벤피카의 페헤르는 빅토리아 기마랑스와의 리그 원정경기에 교체 출전해 약 2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다 그대로 경기장에 쓰러졌다. 놀란 양 팀 선수들은 페헤르의 몸을 돌려 숨을 쉬도록 도왔지만,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벤피카가 1-0으로 앞서며 경기를 마칠 무렵, 후반 추가시간에 페헤르는 주심에게 경고를 받았다. 그 때까지만 해도 페헤르 입가엔 미소가 있었다. 하지만 뒤로 돌아서는 순간, 페헤르는 호흡곤란을 일으켰고 약 3초 뒤 그라운드에 쓰려졌다.

당시 벤피카 의료진은 “페헤르가 쓰러질 때, 직감적으로 심장질환임을 알았다”며 “그러나 간단한 응급조치로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파르틀리 감독은 “페헤르가 2주 전 심장에 통증을 느낀다고 말했다”며 미리 간파하지 못했던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포르투갈 축구협회는 페헤르의 장례일을 추모의 날로 선포하고 국민장으로 치렀다. 팬들은 장례식 도중 페헤르의 애칭인 ‘미키(Miki)’를 외치며, 다시는 이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했다.


미클로스 페헤르(Mikos ´Miki´ Feher,헝가리)
출생-사망: 1979년 7월 20일 - 2004년 1월 25일
경력: 1998-2004 헝가리 국가대표
1995-1998 ETO FC
1998-2002 포르투FC
(1999-2000 살궤로스․임대)
(2000-2001 브라가․임대)
2002-2004 벤피카


축구계, 대책 마련 고심…그러나 아직 미흡

‘비비안 푀의 돌연사’를 계기로 FIFA의 선수보호 정책에는 적지 않은 발전이 있었다. 지난 2006 독일월드컵 당시, 본선진출국 선수들에 대한 심장질환 테스트를 의무화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FIFA는 강한 반대에 밀려 철회하긴 했지만, A매치 개최지 고도제한을 통해 선수 보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도 선천적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선수에 대해 집중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수많은 선수들이 심장질환으로 경기나 훈련 도중 ‘돌연사’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위급한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초기 응급조치. 그러나 아직도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경기장 의료진의 장비로는 효과적인 응급처지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

또한, 그라운드에 쓰러진 선수를 응급차에 실어, 병원까지 후송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특히, 오래되고 낙후된 구장일수록, 구급차가 그라운드까지 들어오는 경우가 적다. 구단과 시도 구장을 건립할 때, 병원과의 거리까지 고려하는 경우는 보편화되지 않았다.

살인적인 스케줄도 선수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FIFA는 4년마다 개최하는 월드컵, 컨페더네이션스컵, A-매치 데이 그리고 클럽월드컵을 주관한다. 여기에 각 대륙협회의 컵대회와 클럽대항전, IOC의 올림픽 축구 그리고 각국의 리그가 자기의 목소리를 내면서, 선수들은 빡빡한 일정 속에 허우적대고 있다.

보통 국가대표인 선수가 치르는 경기수는 공식경기만 1년에 대략 50~60경기 가량.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기량이 출중한 선수일수록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만 한다. 특히, 각 대륙을 오가는 장시간의 비행일정도 이들에겐 감수해야할 또 다른 몫이다.

푀와 페헤르는 축구계에 선수보호의 시급성을 알리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라운드서 쓰러지는 ´제2의 푀-페헤르´는 계속 나오고 있다.


☞‘고도 제한’ FIFA…솔로몬의 지혜? 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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