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해외파 4인…잘하고 있나

입력 2007.08.01 10:14  수정

송승준-이승학-권윤민-채태인

올 시즌 프로야구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하며 전국적인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이때마다 빠지지 않는 말이 있으니 바로 돌아온 해외파들의 활약이다.

유망주들의 해외 진출 러시가 시작된 지 1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머나먼 미국 땅에서 도전했던 선수들이 하나 둘씩 국내로 돌아왔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적응 기간을 거치고 정신적인 여유를 갖게 되자 조금씩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돌아온 복귀 해외파 7명을 점검해본다.



▲ 송승준(롯데), 14경기 2승 무패 방어율 4.79

올 시즌 해외파 우선지명에서 롯데가 병역문제가 해결된 이승학을 포기하고 아직 병역문제가 남아있는 송승준을 택한 것은 그만큼 그가 즉시전력 감으로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송승준은 메이저리그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2001년~2003년까지 3년 연속 트리플A 올스타가 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은 정통파 투수였다. 대다수 복귀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이 쇠퇴한 나머지 국내 복귀를 꾀한 것과 달리, 송승준은 병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로 돌아온 터였다.

비록 갖가지 불운으로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한 채 나이만 먹은 송승준은 결국 국내 복귀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시즌 초반 특유의 구위가 살아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군입대를 생각하고 쉬는 동안 몸이 불어 실전에 투입될만한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 결국 시즌 초반에는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 채 스태미나까지 떨어진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2군에서 몸을 만들고 돌아온 뒤 이름값을 해내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 5경기 선발 등판에서 2승 방어율 3.64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트레이드마크인 묵직한 볼 끝이 완전히 살아났다. 구위에 비해 탈삼진이 적은 것에서 나타나듯 결정구가 없다는 사실이 아쉬운 대목이지만, 낙차 큰 커브가 제구가 되는 날에는 그야말로 특급이 된다. 7이닝 1실점 8탈삼진을 기록한 지난달 26일 광주 KIA전이 좋은 예다.


▲ 이승학(두산), 21경기 2승1홀드 방어율 2.10

지난 6월9일 삼성과의 잠실 홈경기에서 ‘살아있는 전설’ 양준혁에게 대망의 2000안타를 맞은 뒤 이승학의 이름은 각종 보도에서 수없이 팔려나갔다. 대기록의 희생양이 된 선수들에게는 숙명과 같은 일이다.

하지만 복귀 해외파로 돌아온 이승학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장 마운드에서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고향팀 롯데의 지명을 받지 못한 채 해외파 우선지명에서 두산에 지명된 이승학도 송승준과 마찬가지로 훈련량이 부족했다. 지난해 필라델피아와의 6년 계약이 끝난 후 국내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던 차에 해외파 우선지명이 결정됐다.

이승학도 시즌 초반에는 구위나 스태미나가 현격히 떨어졌다. 결국 5월초 2군에 다녀온 뒤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러나 아직 큰 위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방어율은 수준급이지만 피안타율은 2할8푼8리나 된다.

큰 신장(192cm)에서 내려찍는 직구는 평균 140km 내외를 찍고 있지만, 무브먼트가 밋밋하고 볼 끝에도 힘이 실리지 않는 편.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인 단국대 시절에도 이승학의 볼 무브먼트는 그리 돋보이지 않았다. 특히 미국진출 후 허리 부상을 한 차례 당해 구위가 더욱 약해졌다.

하지만 제구력이 뛰어나고 슬라이더·스플리터 등 변화구도 비교적 다양한 편이라 국내타자에 대한 적응만 되면 기본치는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 김경문 감독도 이승학을 새로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 권윤민(KIA), 11경기 타율 0.263

지난 1월4일. KIA의 신인선수 입단식에서 한 거뭇한 사내가 하나있었다. 뽀송뽀송한 약관의 신인선수들 사이에 우리나이 29살의 신인선수가 그 주인공이었다. 바로 포수로는 사상 첫 미국무대 도전장을 던졌던 권윤민이었다.

그러나 2004년 10월, 어깨 부상으로 시카고 컵스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방출 뒤 국내에서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선수 복귀를 추진한 권윤민은 지난해 신인 2차 5번으로 KIA의 부름을 받았다. Xports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으로 활동할 때에도 복귀를 위해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권윤민은 지난해 KIA에 지명된 후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당초 KIA 서정환 감독은 권윤민의 포수로서 활약보다는 방망이에 기대를 걸었다. 188cm·95kg의 건장한 체격에 파워가 뛰어났기 때문. 변화구 대처능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훈련을 거듭할수록 맞히는 재주를 보였다. 1군 11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포수로서 재능도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6월14일 김진우가 삼성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둘 때 호흡을 맞춘 포수가 바로 권윤민이었다. 어깨 부상으로 도루저지가 약하지만 공격적인 투수리드와 블로킹이 돋보였다는 평가. 그러나 김상훈·송산·차일목 등이 있는 KIA 포수진이 생각보다 두꺼웠다. 설상가상으로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채태인(삼성), 7경기 타율 0.200

부산상고 시절 채태인은 슬러거이자 특급 왼손 투수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2001년 보스턴 입단 후 왼쪽 어깨 수술을 받으며 하락세를 겪었다. 2005년 7월 방출된 후에는 공익근무를 하느라 야구공을 잠시 놓기도 했다.

해외파 우선지명을 통해 삼성에 지명된 채태인은 타자로 등록했다. 채태인을 지명한 삼성은 타격 재질을 더욱 높이 샀다. 2군 무대에서 채태인은 빠르게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 시즌 2군에서 42경기에 출전, 타율 3할1푼8리·7홈런·3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사상 첫 2군 올스타전에서는 홈런 하나 포함 3타수 3안타로 활약하며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처음으로 1군에 등록하고 치른 5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4개를 당했다. 1군과 2군의 차이가 채태인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하지만 188cm·88kg의 건장한 체격에 고교 시절 타격재질을 보인 채태인에게 거는 삼성의 기대는 남다르다. 야수 세대교체에 실패한 삼성 입장에서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재목인 것.

다시 1군으로 등록된 7월29일 KIA와의 광주 원정경기에서 국내 복귀 후 처음으로 선발라인업에 기용된 채태인은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2안타 모두 2루타였다. 타자로 전향한지 얼마 안 된 것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세다. 특히 파워 배팅이 돋보인다. 변화구 대처능력과 노림수를 기른다면 더욱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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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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