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몸개그´의 끝없는 진화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07.29 14:48  수정

무인도 특집, 방송사 노숙에 이어 이제는 해병대 체험까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MBC 주말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이 이번엔 ´머드특집 개그 실미도 편´으로 화제가 됐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노홍철 정형돈 등 <무한도전> 여섯 멤버들이 힘들기로 소문난 해병대 캠프를 체험하는 모습을 통해 웃음을 선사한 것.

최근 <무한도전>은 부쩍 프로그램의 초창기의 ´몸 개그´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최근 2주에 걸쳐 방영된 해외 특집 ´무인도‘편이나 MBC ´방송사 노숙´편에 이어 실미도 편에 이르기까지. 이 프로그램이 당초 표방해왔던 ´리얼 버라이어티 3D 궁상´이라는 콘셉트로, 멤버들을 최대한 혹독한 상황에 몰아넣고 이에 대처하는 여섯 남자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전략이다.

이 프로그램이 2005년 <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였던 ´무(모)한 도전´으로 첫 방영될 당시부터, ´몸개그´를 강조해 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내복이나 ‘쫄쫄이 유니폼’을 촌스럽게 차려 입고 ´황소와 줄다리기´, ´ 전철과 달리기´, ´목욕탕 물 퍼내기´, ´수작업으로 세차하기´ 같이 아예 도전할 가치가 없는 분야에 시치미 뚝 뗀 채 진지하게 도전하고 나서는 모습은 황당한 웃음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초창기 <무한도전>은 엄밀히 말해 그다지 새로운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매주 2% 부족해 보이는 멤버들이 하나의 미션을 정하여 도전한다는 ´바보 드림팀´식의 컨셉트는 이미 <대단한 도전>(MBC)이나 유재석이 진행하던 <천하제일 외인구단>(KBS), <유재석의 감개무량>(SBS) 등에서도 먼저 선보였던 아이템이었다.

오히려 출연자들을 과장된 상황에 몰아넣고, 과장된 슬랩스틱을 요구하는 것은 개편 때마다 흔히 등장하는 컨셉트로 오락프로그램의 기획으로서는 다소 식상하고 게을러 보이는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이들이 단명할 것이라 예측했던 <무한도전>은 예상을 깨고 예능가에 ´몸개그´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새로운 트렌드를 불러일으켰다. 이것은 기존의 <무한도전>식 슬랩스틱 개그 위에 확고한 캐릭터화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정체성이 자리 잡으면서 부터다.

기존의 ´몸개그´형 오락 프로그램들이 단순히 연예인들의 좌충우돌 개인기와 과장된 애드리브에 의존했다면, <무한도전>은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다. ´1인자´ 유재석, ´거성´ 박명수, ´식신´ 정준하, ´돌아이´ 노홍철처럼 저마다 특화된 캐릭터들이 있고, 이들은 매회 에피소드를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진화되어가고 서로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의 <무한도전>이 미션 자체에 중심을 뒀다면, 오늘날의 <무한도전>은 미션을 수행하는 각 캐릭터들과 제작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농촌특집´ 편이나 ´봉춘서커스´ 편에서 한 시간의 웃음을 만들기 위하여 짧게는 10시간, 길게는 일주일 이상 고생하는 연예인과 제작진들의 ´노동´혹은 ´노력´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여기서 <무한도전>은 곧 단순한 몸개그를 넘어서 여섯 멤버들과 제작진의 ´성장 어드벤처´가 되는 것.

매주 예고편이 없이는 다음 회 내용을 도저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는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무한도전>은 국내 방송가에서 주말 버라이어티로는 상상하기 힘든 실험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고, 대중의 기대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감당해야할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매 에피소드가 사실상 독립된 작품처럼 평가받는 현실상, 방송 상의 작은 실수나 출연자들의 설화, 혹은 한 주 정도만 부진한 모습을 보여도 ´무한도전의 위기´, ´정체성 논란´을 운운하는 예민한 목소리가 등장하기 일쑤다.

한편으로 <무한도전>이 미션의 난이도와 차별화에 대한 부담에 짓눌리며 지나친 몸개그로 인한 출연자들의 혹사 논란, 작위적인 설정의 범람이 지적받고 있는 점도 생각할 부분이다.

한 주 에피소드를 마칠 때마다 출연자와 제작진들이 적지 않은 체력부담에 시달린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 ´실미도‘편에서 갖가지 분장쇼와 얼차려 등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것도 노력은 훌륭하지만 과장된 개그였다는 지적은 생각해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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