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 능선´ SK…조련사 김성근의 힘!

입력 2007.07.28 08:19  수정

50승 선착 SK, 우승 7부 능선 넘다

SK 와이번스가 가장 먼저 50승 고지를 밟았다.

SK는 27일 한화와의 대전 원정경기에서 9-6으로 승리, 87경기 만에 50승을 달성했다. 지난 25년간 페넌트레이스에서 50승을 가장 먼저 달성한 팀은 21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으며, 그 중 13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2000년 창단 후 8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SK가 올 시즌에는 우승의 7부 능선을 넘은 것.



▲ ‘조련사’ 김성근의 힘

김성근 감독은 리빌딩 전문가였다. 전력이 약한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 남다른 능력을 발휘했다. ‘음지의 야구인’이라는 세간의 평가대로 패배의식이 가득한 팀에 끈끈한 근성과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는 힘이 있었다.

태평양(1989~90년)·쌍방울(1996~99년)·LG(2001~02년) 시절은 김 감독의 능력이 가장 극대화된 때였다. 비록 삼성(1991~92년)이라는 유력구단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당시 삼성이 세대교체의 과도기였으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지길 반복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4년간 한국야구를 떠나 있었던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SK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당시 기준에서 SK는 약체였다. 물론 김 감독이 맡기 전 태평양이나 쌍방울처럼 패배의식으로 가득하지는 않았지만, 젊은 선수들은 툭하면 부상을 이유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팀이 좀처럼 하나로 뭉치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김 감독은 가을 마무리훈련에서 SK 선수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본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정신력도 흐지부지했다. 김 감독에게는 2년이라는 계약기간이 짧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SK는 당당히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나머지 7개 구단들로부터 ‘공공의 적’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조련사’ 김 감독의 힘이다. 가을 마무리훈련부터 겨울 동계훈련 그리고 봄 전지훈련까지 김 감독은 선수들을 강하게 조련했다.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약속하며 사기를 북돋았고,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이름표를 지울 것을 설파하며 새로운 자극제를 불어넣었다. 유니폼에 이름표를 지우고 선수를 바라보기로 선언했다. 이른바 무한경쟁 체제였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 중 양복을 입고 선수들을 지도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60대 노감독이 그 정도로 열정을 보이는데 선수들에게 동기가 부여되지 않을 수 없다.

시범경기에 돌풍을 일으킬 때만 하더라도 ‘저러다 제 풀에 지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있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내부 경쟁력이 더욱 두꺼워진 SK는 탄탄한 선수층을 앞세워 결코 제 풀에 쓰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당장 올 시즌만 아니라 향후 몇 년간 팀을 책임질 선수를 발견하고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의 성적과 미래의 안녕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조련사’ 김성근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SK, ‘성적+인기’ 모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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