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어색한 투수왕국·타자왕국

입력 2007.07.20 10:20  수정

프로야구 전반기 팀별 결산 ⑥ 현대

사실 현대의 선수구성이나 전력은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한 지난해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

코칭스태프가 교체됐지만 ‘현대통’ 김시진 감독은 빠르게 선수단을 뭉쳤다. 그러나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구단의 지원이 척박한 환경에서는 아무리 전력이 좋아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특히 5월에는 8연패 수렁에 빠지며 약체로 전락할 위기도 한 차례 있었다.

하지만 현대는 역시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김시진 감독은 믿음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선수단의 팀워크를 강화했고, 주장 이숭용을 중심으로 한 베테랑 선수들도 팀 분위기를 직접 쇄신했다. 6월부터 되살아난 현대는 순위경쟁에서 밀릴 기세가 전혀 없다.



① 팀컬러

김시진 감독은 전임 김재박 감독과 비슷한 팀컬러를 유지하고 있다. 어쩌면 선수들이 그렇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야구를 할 줄 아는 데다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베테랑 타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현대에서는 안전지향주의가 가장 알맞다.

올 시즌 현대는 희생번트(83개)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희생번트를 비롯한 작전은 물론 가공할만한 폭발력으로도 득점을 뽑아내고 있다. 올 시즌 타율(0.276)·출루율(0.351) 모두 1위에 랭크돼 있으며 장타율(0.394)도 2위다. 그러나 팀 방어율(4.46)은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선발투수들의 퀄리티 스타트(24회)가 가장 적었다. 이제 ‘투수왕국 현대’는 아득한 옛말이 되어버렸다.


② 최고/최악 투수

김수경은 지난해 겨울 FA가 됐지만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며 현대와 재계약했다. 올 시즌 종료 후 뒤늦은 FA 대박을 향해 이를 악물고 있는 김수경은 18경기에 선발 등판, 팀에서 가장 많은 105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4패 방어율 3.67을 올리고 있다. 방어율이나 WHIP(1.39)·피안타율(0.264)에서 나타나듯 상대 타자를 압도할 정도의 구위는 아니지만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으로 많은 이닝을 먹어주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에이스 노릇을 해온 미키 캘러웨이는 올 시즌 ‘X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11경기에서 2승6패 방어율 4.18로 부진하더니 6월에는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현대의 마운드 붕괴에는 캘러웨이의 탓이 꽤 크다.


③ 최고/최악 타자

시즌 첫 23경기를 치를 때만 하더라도 브룸바는 현대에서 최악의 타자였다. 시즌 첫 23경기 성적은 타율 2할5푼·4홈런·15타점. 하지만 이후 55경기에서 타율 3할4푼2리·17홈런·47타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홈런레이스에서도 당당히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올 시즌 현대에는 뛰어난 타자들이 넘쳐흐르지만 그 중에서도 브룸바의 파괴력은 가장 돋보인다.

이외에도 전준호·이숭용·김동수 등 노장 3인방도 브룸바 못지않은 활약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막강 현대 타선에서 최악의 타자는 타율 1할8푼2리에 그치고 있는 주전 유격수 지석훈이다. 박진만(삼성)의 데뷔 2년차 시절 타율(0.185)과 비슷하다.



④ 후반기 전망

현대로서는 후반기 초반이 관건이다.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4위 LG와의 승차는 2.5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칫 후반기 초반 레이스에서 뒤처지면 하위권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운드가 무너진 가운데 타력만으로 승부하는 현대라면 그 초조함은 더해질 수밖에 없다.

한 가지 희소식은 캘러웨이가 빠르면 7월말부터 등판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캘러웨이가 선발진이 가세해 어느 정도 힘을 보태준다면 현대도 충분히 4강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장원삼과 전준호도 올스타 휴식기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후반기 반격을 준비 중이다. 현대의 후반기는 활화산 같은 타선이 아니라 무너진 마운드 재건에 달려있다.


◆ 전반기 6위 현대 유니콘스

- 78경기 37승0무41패(승률 0.474)
- 최다연승 4연승·최다연패 8연패
- 경기당 평균 4.44득점·5.06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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