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의 시간>, 한국형 첩보 대작에 도전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07.19 11:02  수정

해외 로케이션-대규모 액션씬 엇갈린 반응

이준기와 강렬한 남성미, 변신 성공할까

본격적인 한국형 ‘첩보-액션 느와르’를 표방한 MBC 새 수목시리즈 <개와 늑대의 시간>(연출 김진민)이 18일 안방극장에 첫 선을 보였다.

MBC 새 수목시리즈 <개와 늑대의 시간>, 매주 수-목 밤 09:55

국가정보원을 무대로 두 젊은 국정원 요원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국제범죄 조직과의 대결을 다룬 이 작품은, 2년여에 걸친 준비기간과 신세대 스타 이준기, 정경호, 남상미의 캐스팅, 해외 로케이션와 대규모 액션씬 등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대작이다.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한 <개와 늑대의 시간>은 ‘해질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을 일컫는다. 부모의 복수를 위하여 국정원 요원 신분을 숨기고 태국의 범죄조직에 잡입하게 되는 ‘언더커버’(위장요원) 이수현(이준기)의 불확실한 정체성, 혹은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구분할 수 없는 암흑세계의 혼돈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백야 3.98>이나 <에어시티> 등, 첩보원들을 소재로 한 액션 드라마는 과에도 몇 차례 시도된 적이 있었으나 기대만큼 좋은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국내 방송여건상이야기의 스케일이나 장르적 노하우에 한계가 있는데다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감안할 때 자칫 투자 대비 큰 위험부담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변수로 지목되는 것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대작에 의외로 이준기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배우들을 과감하게 주연으로 캐스팅했다는 점이다. 이준기는 <왕의 남자>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지만 드라마 주연은 이번에 처음인데다가 아직 원 톱형 주연으로서의 인지도가 검증되지 않는 배우.

무엇보다 그동안 이준기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지던 ‘어여쁜 미소년’ 이미지를 감안할 때, 강한 남성적 매력을 표현하는 국정원 요원 역할을 어떻게 표현할지도 미지수. 상대역인 정경호나 남상미도 이제 갓 신인티를 벗은 배우들임을 감안할 때 자칫 드라마의 리얼리티가 떨어지거나 극 전개가 지나치게 가벼워 보일수도 있다는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방영 첫 회에서 <개와 늑대의 시간>은 액션 드라마의 공식에 충실하게, 대규모 자동차 추격씬과 선상 총격전으로 문을 열었고, 태국을 배경으로 한 해외 로케이션과 어린 시절 회상씬 등이 뒤를 이었다. 주인공 수현의 어린 시절을 통해, 부모의 복수를 꿈꾸게 되는 과정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스피디한 전개와 탄탄한 구성은 시선을 모았던 반면, 정작 액션의 정교함이나 스케일에 있어서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으로 엇갈린 반응을 끌어냈다.

<개와 늑대의 시간> 첫 회는 전국시청률 10.8%(TNS미디어코리아 집계)로 KBS <경성스캔들>(7.3%)을 제치며 동시간대 2위로 일단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이 시간대 절대강자인 SBS <쩐의 전쟁>-번외편은 24.1%로 지난주(28.5%)보다는 크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선두를 고수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2회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될 성인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이준기의 연기 변신에 대한 평가,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젊은 배우들의 화면 장악력을 뒷받침해줄 최재성, 정성모, 이기영, 김갑수, 성지루 등 ‘감초’ 중견배우들의 활약상이 성공의 변수로 지목된다.

☞ <아현동 마님> 임성한…MBC 드라마 구원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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