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단한 도전에서 무모한 도전

입력 2007.07.19 18:38  수정

프로야구 전반기 팀별 결산 ⑤ 삼성

선동렬 감독 부임 후 삼성은 가장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2년간 단독선두 자리에서 전반기를 마감한 삼성은 올해 5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삼성이 전반기를 5할 승률 밑으로 마감한 것 역시 1996년 이후 11년만의 일. 야수진 세대교체의 실패와 지키는 야구의 한계가 겹친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고전을 거듭했다. 특히 5월에는 선동렬 감독 부임 후 가장 긴 7연패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6월 이후로 살아날 듯 했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5할 승률을 넘지 못한 나머지 평행선조차 위협받고 있다. 시즌 전 당당히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 한국시리즈 3연패라는 대단한 도전의 닻을 열었지만 점점 무모한 도전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① 팀컬러

삼성의 불펜 방어율은 올 시즌에도 당당히 전체 1위(2.58)다. 지난 2년간 공을 많이 던진 권오준의 구위가 예년만 못하지만 권혁이 새로운 필승계투조로 자리매김하며 오승환과 함께 ‘KO 펀치’를 형성하고 있다. 올 시즌 삼성이 리그에서 가장 적은 역전패(7패)를 기록한 것도 불펜의 힘이 크다.

선발투수를 일찍 내리고 불펜을 조기 가동하는 선동렬 감독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타선은 끝없는 부진을 겪고 있다. 팀 타율은 최하위(0.247)이며 득점(300)·출루율(0.333)은 모두 7위다. 삼성은 올 시즌 희생번트(50개)가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팀이다. 선동렬 감독은 타자들에게 최대한 맡겼지만 타자들은 선 감독을 배반했다.


② 최고/최악 투수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는 오승환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다. 하지만 투구이닝이 부쩍 줄었다. 2년간 무리한 투구일정을 소화한 만큼 선동렬 감독이 관리하고 보호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불펜은 막강하다. ‘파이어볼러’ 권혁이 있기 때문이다. 권혁은 올 시즌 38경기에서 5승1패14홀드 방어율 2.81을 기록하고 있다. 9이닝당 탈삼진은 무려 12.9개로 리그 최정상급이다. 무엇보다 투구이닝(57⅔)에서 나타나듯 팀 공헌도가 매우 높다.

반면, 가장 실망스러운 투수는 퇴출된 외국인선수 크리스 윌슨과 그를 대신한 브라이언 매존이다. 윌슨과 매존의 시즌 합작 성적은 5승11패 방어율 4.21. 재활 중인 배영수의 공백이 몹시 크게 느껴지고 있다.




③ 최고/최악 타자

비단 삼성뿐만 아니라 리그 최고 타자로도 손색이 없다. 사상 첫 2000안타를 달성한 38살의 베테랑 양준혁은 올 시즌 젊은 거포들과 외국인선수들에 맞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78경기 모두 선발 출장한 양준혁은 타율 3할3푼5리·20홈런·5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결승타(10개)를 만들어냈다. 상대의 집중견제에도 양준혁은 꿋꿋이 팀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양준혁과는 대조적으로 신예 조영훈은 실망만 안겼다. 김한수를 밀어내고, 주전 1루수로 낙점된 조영훈은 그러나 52경기에서 타율 1할6푼9리·8타점에 그쳤다. 기대했던 홈런포는 하나도 없었다. 주전 1루수도 다시 김한수에게 돌아갔다. 조영훈이 양준혁의 반만 해줬어도 삼성의 타력은 몰라보게 달라졌을 것이다.


④ 후반기 전망

비록 팀 성적은 여전히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삼성은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는 어디에서도 감지할 수 없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팀다운 모습. 특히 야구를 잘 알고 잘 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아 한 번 상승 분위기만 타면 충분히 상위권으로 뛰어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것이 바로 삼성에게 기대되는 저력이다.

그러나 후반기 반전을 위해서는 ‘지키는 야구’가 지켜져야 한다. 문제는 지키는 야구의 밑바탕이 되어야 할 선발진. 특히 브라운·전병호가 차례로 무너진 것은 적신호다. 하지만 타선이 조금이나마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건 고무적인 대목. 기존의 양준혁에 심정수도 서서히 파워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 전반기 5위 삼성 라이온즈

- 78경기 36승3무39패(승률 0.480)
- 최다연승 5연승·최다연패 7연패
- 경기당 평균 3.85득점·3.88실점

☞ LG, 이것이 바로 환골탈태


데일리안 스포츠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