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하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LG를 둘러싼 음울한 기운은 사라진지 오래다. 오로지 장밋빛 미래와 웃음소리만이 LG를 채우고 있다. LG의 올 시즌 피타고라스 승률은 4할3푼1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 승률은 무려 5할7리. 한화와 반대로 LG는 갖고 있는 전력 이상으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LG 성적에 거품이 끼여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LG의 피타고라스 승률은 실제 승률보다 한참 낮았다.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연패가 비교적 잦았지만 그만큼 연승도 많았다. 큰 위기도 큰 상승세도 없었다.
① 팀컬러
김재박 감독은 상황에 따른 작전을 잘 구사하는 감독이다. 그러나 올해 부임 첫 해를 맞이한 만큼, 아직 선수들과의 교감이 떨어진다. LG의 희생번트(59개)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LG는 신바람 나는 야구하고 있다. 1990년대의 무서운 응집력이 부활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조인성·최동수·이대형·이종열·권용관 등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선수들이 타격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타격코치 ‘김용달 효과’다.
마운드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박명환-최원호가 실질적인 원투펀치로 활약한 가운데 우규민이 뒷문의 자물쇠를 철저하게 잠갔다. 버릴 경기는 과감히 버리고 잡을 경기는 확실하게 잡는 김재박 감독의 팀 운용도 효과적이었다.
② 최고/최악 투수
LG는 2000년 외국인투수 대니 해리거 이후 제대로 된 에이스를 갖지 못했다. LG가 밀레니엄 시대 이후 깊은 침체에 빠진 이유도 에이스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다르다. 40억 원의 거액을 들인 박명환이 FA 이적 첫 해부터 제 몫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16경기에서 9승3패 방어율 3.02를 기록했다. 9승도 그냥 9승이 아니다. 개막전 승리를 비롯해 3차례나 팀을 5연패에서 구해낸 황금같은 승리가 무려 4승이었다. 연패를 끊는 에이스가 생기자 팀도 중심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명환과 원투펀치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됐던 하리칼라는 6승8패 방어율 5.21이라는 쑥스러운 성적을 남긴 채 결국엔 퇴출되고 말았다.
③ 최고/최악 타자
올 시즌 LG에는 수준급 타자들이 넘친다. 확실한 거포는 없지만, 중장거리 타자로서 모두들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타자를 꼽으라면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이대형이다. 올 시즌 77경기 모두 출장한 이대형은 타율 2할9푼9리·81안타·43득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도루에서 부동의 1위(37개)를 달리고 있다. 도루성공률은 78.7%. 팀에서 가장 많은 희생타(13개)를 기록하는 등 팀 배팅도 좋다. 이대형이 공격 첨병 노릇을 해내면서 LG의 공격도 숨통을 트이기 시작했다.
대조적으로 마해영은 올 시즌에도 굴욕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7푼1리라는 극악의 타율을 기록한 후 2군에 내려갔고, 3달째 장기체류하고 있다.
④ 후반기 전망
후반기가 가장 기대되는 팀이 바로 LG다. LG는 올 시즌 첫 승부수를 띄웠다. 하리칼라를 퇴출하고 대체 외국인선수로 호주 출신 우완투수 옥스프링을 영입한 것.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 시즌을 운용한 LG의 첫 변화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게다가 이승호가 전반기 막판 2경기에서 부활 가능성을 보였고, 봉중근도 2군에서 체력을 회복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선발진이 탄탄하지만 마무리투수 우규민에게 바통을 넘길 확실한 프라이머리 셋업맨의 부재가 아킬레스건. 타선도 후반기가 기대되고 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타자들의 페이스 하락이 우려되지만, 김재박 감독은 득점을 짜내는 야구에 매우 강하다.
◆ 전반기 4위 LG 트윈스
- 77경기 37승4무36패(승률 0.507) - 최다연승 6연승·최다연패 4연패 - 경기당 평균 4.09득점·4.70실점 ☞ 두산, 이제는 ‘기적 아닌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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