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한 8강´ 한국, ´포지션 플레이´는 양날의 검?

입력 2007.07.18 23:54  수정

초조하고 불안한 90분이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축구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글로라 붕카르노서 열린 ‘2007 아시안컵’ 인도네시아와의 D조 최종전에서 김정우의 선취골에 힘입어 1-0 신승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사우디에 0-4로 대패한 바레인을 제치고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대표팀의 8강 진출은 사우디의 승리와 인도네시아 전력의 한계 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7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팀 입장에서 머쓱한 8강 진출이다. 8강이 결정되는 순간 환호하는 다른 팀들과 달리, 무덤덤했던 대표팀의 모습이 이를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이처럼, 대표팀이 어렵게 8강에 올라야했던 가장 큰 원인은 미숙한 경기운영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포지션 플레이, 과연 적절한 운영인가?

사우디와 바레인, 그리고 인도네시아전까지 한국은 선제골을 기록하며 충분히 경기를 수월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의 ´포지션 플레이´로 인해, 한국은 번번이 동점골과 역전골을 내주며 참담한 결과를 낳을 뻔 했다.

베어벡 감독이 선제골 이후 ´포지션 플레이´를 펼친 이유는 볼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이 본래의 의도였다.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에서 패싱게임을 펼치며 경기의 템포를 조율, 한국의 분위기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판단이었다.

´포지션 플레이´는 경기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 선수들이 이를 잘 소화해낼 수 있는가가 전제됐어야만 했다.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포백라인은 물론, ´포지션 플레이´를 주도해 줄 확실한 플레이 메이커가 없는 상황에서, 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 ´포지션 플레이´는 결과적으로 한국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말았다.

´포지션 플레이´라는 이름아래 이루어진 포백라인과 미드필더들 간의 횡패스와 백패스는 번번이 상대 선수들의 압박에 차단되었다. 또한, 한국선수들의 볼 키핑 능력이 아직까지는 수준급이 아닌 상황에서의 이 같은 어설픈 ´포지션 플레이´로 인해 상대에게 역습 찬스를 만들어주고 말았다.

무엇보다, ´포지션 플레이´를 펼친 한국선수들의 가장 큰 실수는 공간이용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포지션 플레이´가 반드시 자기 위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한국선수들은 제자리 플레이를 펼치는 성향이 짙었다. 공간을 이용한 움직임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상대 압박에 고립되어 볼 소유권을 내주고 만 것. 이와 같은 어설픈 ´포지션 플레이´의 전개는 투지와 집중력 실종이라는 비난으로까지 연결되었다.

어찌됐든 천신만고 끝에 8강에 올랐다. 이제는 그 누구의 도움으로 전진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그들만의 힘으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 과연 ´포지션 플레이´가 한국 선수에 맞는 것인지 한번쯤 되새겨봐야 할 때다.

아시안컵 C조에서는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 각각 말레이시아와 중국을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이로써, 김정우 골에 힘입어 인니전을 승리로 이끈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7시 20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서 아시안컵 8강 이란전을 치른다.


◆ 아시안컵 8강 대진표


☞ 한국 8강 진출, ‘천당과 지옥’ 오간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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