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과 파격의 작가 임성한의 이름값
왕희지, ´임성한 신데렐라´도 부상하나
임성한 작가가 돌아왔다.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등 무수한 히트작을 배출, 안방극장의 대표적 ‘스타 작가’이자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임성한이 신작 <아현동 마님>을 들고 MBC 일일극으로 귀환했다.
임성한을 가리켜 ‘파격과 논란의 작가’라는 수식어가 항상 빠지지 않는다. 그가 만들어내는 화제성은 또 다른 스타 작가로 불리는 김수현의 작품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겹사돈을 맺는 두 가문(보고 또 보고), 친딸을 며느리로 삼는 어머니(하늘이시여), 복수를 위해 동생의 남자를 빼앗는 언니(인어아가씨) 등 항상 사회통념에 반하는 극단적인 설정, 신인 또는 무명급 배우들(이다해, 윤정희, 장서희, 왕희지 등)을 과감히 주연으로 발탁해 스타덤에 올려놓는 캐스팅의 파격성도 돋보인다.
가족 드라마에서 요리, 생활정보, 호러, 미스터리(?)까지 넘나드는 예측불허의 이야기 구성과 시청률에 따라 연장방송과 생뚱맞은 전개도 항상 마다하지 않는 ‘고무줄 대본’의 악명에 이르기까지.
오직 시청률과 화제성만을 의식한 선정적인 이야기 구성으로 인해 완성도나 주제 의식에서는 혹평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들이 임성한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으며, 배우들이라면 누구나 임성한 작가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 하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다. 임성한 작가가 적어도 시청률에서는 당대 안방극장의 최고의 히트메이커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편인 손문권 PD와 첫 합작으로 호흡을 맞추는 <아현동 마님>에서도 임성한 작가 특유의 독특한 설정과 개성은 여전하다. 미모와 지성을 겸비했지만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한 여검사 백시향(왕희지)와 연하의 후배 검사 부길라(김민성)가 펼치는 일과 사랑,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극의 핵심이다.
전작에서 드라마 작가, 무속인, 코디네이터 등 이색적인 전문직을 다루어왔던 임성한 작가는 이번엔 검사라는 직업군에 도전한다. 타이틀 롤을 맡은 왕희지는 <굳세어라 금순아>, <백야 3.98>에서 조연급으로 활약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무명급 배우로 장서희, 이다해, 윤정희의 뒤를 잇는 ‘임성한의 신데렐라’로 선택됐다.
부길라 역의 김민성 역시 <해 뜨는 집>, <유리 구두>등에 출연했지만 주연급으로는 낯선 배우. 여기에 김병기, 김형자, 이보희, 이휘향, 남일우 등 노련한 중견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해 경험이 부족한 젊은 연기자들의 뒤를 받쳐줄 것으로 보인다.
<아현동 마님>이 관심을 끄는 것은 과연 임성한이라는 스타작가의 파워가 현재 2년 넘게 KBS에 뒤지고 있는 일일극 시장의 주도권을 역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MBC는 임성한 작가의 전작인 지난 2003년 <왕꽃 선녀님> 이후 일일극 시장에서 내내 KBS에게 밀리고 있다. <별난 여자 별난 남자>, <열아홉 순정>, <하늘만큼 땅만큼>에 이르기까지, KBS 일일극의 압도적인 우위는 후속 프로그램인 <9시 뉴스>의 시청률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공교롭게도 <아현동 마님>이 첫 방송된 지난 16일, 경쟁작 <하늘만큼 땅만큼>은 34.3%의 시청률(TNS 미디어리서치)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성적을 경신했다. <아현동 마님>의 14.7%에는 두 배가 넘는 압도적인 수치. 고정 팬 층이 견고한 일일극의 특성을 감안할 때 8월말까지 <하늘만큼 땅만큼>의 방영 일정이 잡혀있는 KBS의 우위를 단숨에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
그러나 전통적으로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 시간이 지날수록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할 만하다. 무엇보다 <태왕사신기> 파동으로 인해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고 있는 MBC로서는, 하반기 드라마 시장의 구원투수로서 <아현동 마님>에 거는 기대가 크다. 또한 언제나 논란을 몰고 다니는 임성한 작가 특유의 파격적인 설정들이 이번엔 또 어떤 화제를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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