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5년간 9000만 달러 재계약 합의
바바시 단장의 또 다른 실패작?
메이저리그의 스즈키 이치로(34·시애틀 매리너스)가 돈방석에 앉게 됐다.
14일(한국시간) 시애틀은 이치로와 5년간 9000만 달러(약 828억 원)의 연장계약에 합의했다.
2001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이치로는 장타를 포기하고 철저한 단타 위주의 ‘똑딱이 타자’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통산 5할2푼2리의 장타율을 기록한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4할3푼9리로 장타율의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의식적으로 장타를 포기한 결과다.
자신을 완벽하게 개조했기 때문일까. 이치로는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널리 알려진 1번 타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특히 2004년은 무려 262개의 안타를 기록, 조지 시슬러가 세운 257개의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하며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었다.
이 같은 맹활약의 이치로가 거액을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선수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간 4년간 4400만 달러 계약 중에도 충실히 자신의 몫을 다해왔다.
그러나 이치로가 앞으로 5년간 9000만 달러의 활약을 빈틈없이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많은 안타’를 택했다는 점에 있다.
이치로는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이는 그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인 기동력이 서서히 예전 같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계약 기간 중 이치로의 기동력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많은 안타의 일부는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원래부터 타율(통산 0.332)에 비해 출루율(통산 0.378)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던 터라 타율이 떨어질 경우 생산적인 타자가 되기는 어렵다.
더구나 메이저리그의 운영은 경기수가 많아 휴식일이 부족하고 엄청난 이동거리 등 철저히 서양인 선수들의 신체 사이클에 맞춰져 있다. 동양인 선수들이 조로(早老)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리그를 막론하고 30대 후반에 들어선 동양인 선수들 중 선전을 펼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만약 있다 하더라도 전성기의 기량에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서양인 선수들은 30대 후반이 아니라 40대에 들어서도 쟁쟁한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계약의 주체가 시애틀의 빌 바바시 단장이라는 것도 ‘옥에 티’다. 근래에 바바시는 애드리안 벨트레에게 5년간 6400만 달러를 퍼부었고,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 요원인 라파엘 소리아노를 선물하는 등 ‘자선사업(?)’에 가까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이치로의 계약도 바바시의 업적과 위상을 드높이는 계약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바바시의 최근 행보는 심각한 수준이다.
어쨌든 이번 계약으로 이치로는 1800만 달러 규모의 연봉을 받게 됐다. 과연 이치로가 자신의 가치를 실력으로 증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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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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