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크로캅과 노게이라?!´
올해 UFC로 둥지를 옮긴 프라이드 출신의 탑 파이터 미르코 크로캅(33·크로아티아)과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31·브라질)의 맞대결 가능성이 흘러나와 국내 격투 팬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다나 화이트 UFC 대표는 지난 8일(한국시간), UFC 73 ´STACKED´ 종료 후, “크로캅이 9월 8일 열릴 예정인 UFC 75에서 칙 콩고를 꺾을 경우, 11월경 노게이라와의 대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캅과 노게이라의 옥타곤 맞대결 카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사실 크로캅과 노게이라가 UFC로 이적했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팬들은 깊은 아쉬움과 더불어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안드레이 알롭스키, 팀 실비아, 브랜든 베라 등 옥타곤을 대표하는 파이터들과의 맞대결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기 때문.
그동안 내내 비교되던 프라이드와 UFC간의 실력 차를 두 선수의 입성으로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해볼 수 있다는 평까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파브리시오 베우둠과 안드레이 알롭스키의 경기 정도를 빼고는 아직까지 헤비급에서의 빅매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이 의도된 시나리오라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실제로 크로캅은 지난 UFC 70 ´NATIONS COLLIDE´ 대회에서 가브리엘 곤자가(27·브라질)에 패하지만 않았어도 현 헤비급 챔피언인 랜디 커투어와 대결을 펼칠 수 있었고, 또 어렵게 데려온 거물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접도 받았다.
그러나 예상외의 크로캅의 완패로 주최 측은 전혀 생각지 못한 ‘커투어vs곤자가’라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프라이드의 몰락시점부터 이른바 ´UFC 우월론´을 펼치던 다나 화이트 대표의 독설(毒舌)은 더욱 거세지기 시작했다.
스스로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크로캅같은 경우 어쩔 수 없다지만, 정작 문제는 노게이라다. 화이트 대표는 ´프라이드의 향수´가 짙은 히스 헤링을 노게이라의 데뷔전 상대로 정했고, 다음 상대 또한 크로캅일 것이라고 말하며, 프라이드 출신들과의 대전을 잇달아 계획하고 있다.
주최 측 입장에서는 옥석을 가리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들의 대결 외에도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많은 의문을 품게 하는 것이 사실.
아울러 9월 8일, 라이트헤비급의 새로운 챔피언 퀸튼 잭슨(프라이드 출신)과 현 프라이드 미들-웰터급 통합 챔피언 댄 핸더슨이 맞붙게 되면서 격투팬들의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프라이드가 제대로 대회도 치르지 못할 정도로 기울어가는 마당에 선수 수급과 짤 수 있는 매치업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드 출신의 강자들끼리만 맞붙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크로캅과 노게이라의 대결은 격투 팬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훌륭한 매치업인 것만은 사실이다. 지난 1차전에서 벌인 ´세기의 명승부´는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이끌어냈었고, 향후 또다시 벌어질 2차전을 기대하며 가슴 졸인 팬들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UFC에 입성, 여타 옥타곤 강자들과 제대로 겨뤄보지도 않은 채 단시간 내에 맞대결을 펼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반응은 어디까지나 국내에 한정되어 있다. 현지에서는 크로캅과 노게이라의 인지도가 국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 미국 팬들에게 두 선수는 그저 ´외부에서 온 강자´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까지는 대전을 펼친다고만 언급했을 뿐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크로캅은 정해진 일정대로 칙 콩고와 대결을 벌어야하고, 승리했을 경우 다음상황에 맞춰 스케줄이 짜질 것이다. 노게이라 역시 비슷한 시기에 다음경기가 잡힌다면 둘의 맞대결은 그야말로 단순한 ´설(說)´에 그칠 수도 있다.
높은 지명도를 자랑하듯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크로캅과 노게이라의 향후 행보에 격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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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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