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스포츠 매거진]
두산 리오스, 10개 부문 중 8개 싹쓸이
프로야구를 지배했던 투고타저 흐름은 지난 시즌에 비해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
지난해 무려 9명이나 있던 2점대 방어율 투수는 올해 단 3명으로 줄었고, 5명에 불과했던 3할대 타자는 12명으로 늘어났다. 타자들이 조금씩 기를 펴기 시작한 것.
하지만 아직 투수들의 강세는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위력이 만만치 않다. 승수와 방어율, WHIP와 9이닝당 볼넷, 피안타율과 9이닝당 탈삼진, 평균 투구이닝과 퀄리티 스타트, 5회 이전 조기강판과 피홈런 등 선발투수의 전체적인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10대 요소를 중심으로 올 시즌 현재까지의 최고 선발투수들을 찾아본다. (모든 기록 9일 기준)
◆ 승수-방어율
① 리오스 12승 ① 리오스 1.17
② 레이번 11승 ② 레이번 2.45
③ 류현진 09승 ③ 류현진 2.85
④ 박명환 09승 ④ 정민철 3.07
⑤ 정민철 08승 ⑤ 박명환 3.19
승수와 방어율은 투수들에게 주어지는 영광스런 타이틀이자 투수의 능력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지표다. 현역 최장수 외국인선수인 다니엘 리오스(두산)는 승수와 방어율, 두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시즌 12승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올 시즌은 매우 놀라운 페이스. 물론 지난해에는 올 시즌 윤석민(KIA) 못지않게 팀 타선의 지원이 따라주지 않았다. 게다가 방어율은 리그 전체를 통틀어 유일한 1점대다.
4월 월간 방어율이 3.27이었던 리오스는 5월과 6월, 각각 월간 방어율 0.79·0.95를 기록, 두 달 연속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리오스 다음으로는 대만프로야구에서 특급으로 명성을 떨친 케니 레이번(SK)이 돋보인다. 승수와 방어율 모두 리오스에 이어 2위. 다만 레이번의 경우에는 월간 방어율이 4월(1.97)·5월(2.80)·6월(3.10)을 거듭할수록 치솟고 있다는 것이 옥에 티.
1~2위 모두 외국인선수들에 점령당한 가운데 국내선수 중에서는 ‘괴물’ 류현진(한화)이 두드러지고 있다. 승수와 방어율에서 당당히 전체 3위이자 국내선수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괴물 1편’을 흥행시킨 류현진은 올해 괴물 속편도 흥행시키고 있다. 1~3위가 확고한 가운데 박명환(LG)·정민철(한화) 등 베테랑 투수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 WHIP-9이닝당 볼넷
① 리오스 1.00 ① 정민철 1.63개
② 랜 들 1.13 ② 손민한 1.92개
③ 류현진 1.18 ③ 랜 들 2.46개
④ 손민한 1.21 ④ 류현진 2.47개
⑤ 정민철 1.22 ⑤ 리오스 2.53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기록 지표다. 승수와 방어율만으로는 투수를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WHIP는 객관적인 투수의 능력을 가늠하기에 적합하다.
WHIP에서도 최고 선발투수는 단연 리오스다. 6월까지 리그에서 유일하게 0점대 WHIP를 유지한 투수도 다름 아닌 리오스였다.
지난해까지 리오스는 하위 타순에서 불의의 출루를 허용하는 경우가 잦았지만, 올해는 하위 타순이라도 방심하는 경우가 없다. 선발투수는 WHIP 1.20 내외를 마크할 경우에 최정상급으로 평가된다. WHIP 2~5위를 마크하고 있는 맷 랜들(두산)·류현진(한화)·손민한(롯데)·정민철(한화)이 그 범위에 포함된다.
9이닝당 볼넷은 투수의 제구력을 평가하기에 적합하다. WHIP는 투수의 구위와 제구력을 적절하게 가미한 것이라면, 9이닝당 볼넷은 철저하게 제구력 위주로 투수를 평가한다. 그 기준에서 최고투수는 제2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고 있는 정민철이다.
과거 강속구 투수로 명성을 떨친 정민철은 기교파로 변신하며 원래 좋았던 제구력이 더욱 향상됐다. 그 다음으로는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이 2위다. 손민한 역시 구위도 좋지만, 그 보다 더 좋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랜들과 류현진 그리고 리오스도 5위권 안에 들며 정상급 구위와 제구력을 함께 갖췄음을 입증하고 있다.
◆ 피안타율-9이닝당 탈삼진
① 리오스 0.203 ① 류현진 8.02개
② 랜 들 0.233 ② 박명환 7.21개
③ 윤석민 0.246 ③ 랜 들 6.82개
④ 박명환 0.248 ④ 김수경 5.89개
⑤ 류현진 0.249 ⑤ 채병룡 5.70개
피안타율은 투수의 구위가 위력적일수록 수치가 떨어진다. 구위가 좋은 투수를 상대로는 안타를 치는 것보다 볼넷을 얻어 출루하는 게 차라리 편하다. 리오스는 가장 압도적인 수치로 피안타율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랜들과도 무려 3푼 차이나 난다.
리오스가 안타를 맞지 않은 데에는 스트라이크존의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큰 힘이지만, 제대로 맞춰도 쉽게 뻗지 않는 구위의 힘도 매우 크다. 2위 랜들도 3위 윤석민과는 1푼 이상의 차이가 날 정도로 안타를 적게 허용하고 있다. 피안타율 1·2위에 두산 투수들이 차례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데에는 두산의 철벽 내야 수비진도 한 몫 했다는 평이다.
9이닝당 탈삼진은 순수하게 구위를 파악하는데 좋다. 탈삼진이 많은 투수는 기본적으로 강속구와 함께 타자를 현혹시킬 수 있는 변화구를 하나쯤 갖고 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9이닝당 탈삼진이 평균 8개 이상이 되는 류현진은 145km 내외의 강속구를 상하좌우로 꽂으며 타자의 초점을 흐리게 만드는데 일가견있다. 여기에 체인지업이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류현진 다음으로는 박명환이 돋보인다. 박명환 역시 140km 후반대를 기본으로 찍는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라는 무기가 있다. 기교파 투수에 가까운 랜들이 이 부문 3위에 오른 것이 특색이다.
한편, 올 시즌 이를 악물로 부활을 꾀하고 있는 김수경이 이 부문 4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전성기적 ‘닥터K’의 명성을 반쯤 회복하고 있는 셈이다.
☞ ´10대 요소´로 살펴본 특급 선발투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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