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백남준 ‘UCC 원조?’

입력 2007.07.06 18:06  수정

경기문화재단, <백남준 참여 TV>전 개최…60~70년대식 UCC 발견

경기문화재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재단 2층 전시실에서 3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백남준 참여TV>전을 개최한다.


“쇼를 해라”

최근 한 이동통신 서비스 광고에서는 난데없이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등장해 “쇼를 해라”라고 외친다.

차세대 영상폰 광고에 하필 왜 고인이 된 백남준일까.

수원시 인계동 경기문화재단 건물 2층 전시관에서 3일부터 시작한 <백남준 참여 TV>전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권영빈)이 창립10주년과 백남준 탄생 75주년을 기념하며 다음달 25일까지 54일간의 일정으로 마련한 특별전이다.

관람객들은 전시회장을 둘러보면 백남준이 이미 1960~1970년대부터 TV 등과 같은 기기를 이용해 사용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참여 TV>, < TV 왕관>, <닉슨>, <자석 TV>, <로봇 K-456>, < TV 물고기>, < TV 정원> 등 7개의 작품과 비디오아트의 기기 <백-아베 비디오 신시사이저> 등이 있다.

전시 첫 부분에서 만나는 <참여TV>시리즈는 관람객들이 마이크에 소리를 질러 TV 화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TV 수상기에 붙어 있는 버튼을 조작함으로써 화면 속 왕관의 크기와 모양을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있다.

<참여TV>란 명칭은 1963년 독일 부퍼탈에서 있었던 백남준 개인전에 출품했던 작품의 제목이자 관람객의 참여로 작품이 완성되는 일련의 작업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관람객들은 ‘TV 수상기’의 외부에 충격을 가함으로써 TV 화면이라는 캔버스위에 다양한 문양의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

<닉슨>, <자석 TV>는 화면 앞에서 자석이나 코일 전자석, 청각 신호 등을 이용해 영상을 조작하는 작품들이다.

이 중 <닉슨>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백남준은 1965년 이후 소니사의 ‘포타팩’ 출시로 인해 휴대용 비디오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초기에 TV 수상기 음극관을 조작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일본인 기술자 슈야 아베와 함께 촬영된 이미지 전체를 조작하는 비디오 신시사이저를 개발하게 된다.

실시간 비디오 피아노인 비디오 신시사이저를 통해 백남준은 누구라도 기계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모두가 적극적인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

경기문화재단의 이유진 큐레이터는 “사용자에 의해 직접 제작되는 글·영상·이미지를 UCC(사용자제작콘텐츠)라고 할 때 백남준의 신시사이저는 오늘날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UCC의 전조와도 같다”고 말한다.

특히 백남준은 <굿모닝 오웰>, <바이바이 키플링>, <손에 손잡고>를 위성방송을 이용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한 작업으로 위성을 상호소통적인 예술매체로 활용하는 참여 TV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편 백남준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적용에 있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964년 슈야 아베와 공동으로 제작한 액션 퍼포밍 로봇도 선보인다.

그밖에 자연과 기술 사이의 참여와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업으로 < TV 정원>, < TV 물고기> 등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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