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예계에는 방송 총괄자인 프로듀서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거물급 국민가수가 있다. 지난 1972년 최우수 가창력 상에 빛나는 와다 아키코가 주인공이다. 와다 아키코는 부모가 한국인으로 재일동포다. 아키코의 한국식 이름은 김복자.
‘일본 연예계의 어머니’로 불리는 와다 아키코를 방송 도중 울렸다면 어떻게 될까. 범인(?)은 지난 2005년 4월에 방송된 일본 후지TV 인기 버라이어티쇼 ‘메챠메챠 이케테루’ 프로그램이다.
나인티 나인 소속 개그맨 오카무라 타카시와 야베 히로유키 콤비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와다 아키코는 계속 눈물을 흘렸다. 무엇이 와다 아키코를 슬프게 만들었을까.
원인은 단순한 숫자게임에 있다. 10명 남짓 게스트가 모여 오토바이를 타고 숫자게임을 하는 도중, 와다 아키코 혼자 계속 틀려 울음을 터뜨린 것.
문제의 숫자게임은 간단한 규칙으로 이루어진 순발력이 요구되는 게임이었다. 사람이나 사물을 말하고 그것에 적합한 숫자를 대는 방식이다. 예를 든다면 앞사람이 ‘이승엽, 리마리오, 최현정, 차미현, 이승현 붕붕(오토바이 엔진음 흉내로 흥을 돋움)’을 외치면 뒷사람이 정답인 6명을 외치고 다시 뒷사람에게 문제를 내는 식이다.
그러나 와다 아키코는 자꾸만 틀렸다. 틀리면 피해를 보는 것은 와다 아키코가 아닌 동료 연예인들이다. 메챠메챠 이케테루 식구들은 어디선가 튀어나온 실제 스모 선수들과 한판 붙고는 처참히 땅바닥에 굴렀다.
와다 아키코는 자신의 실수로 만회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게임에 도전하지만, 계속 벌칙 수행자가 됐다. 이로 인해 스모 선수들에 의해 처참히 희생되는 동료 연예인들은 수가 점점 늘어났다.
일본 연예계의 어머니 와다 아키코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버라이어티 게임일 뿐임에도 섬세한 여성미와 모성본능이 자극받아 눈물을 흘렸다. 친동생 같은 젊은 청년 개그맨들이 자신 때문에 스모 선수들과 대결하고 비참히 쓰러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부끄러움 속 자책하는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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