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리오스…초시계는 반환점을 돌았다<하>

입력 2007.06.30 09:27  수정

강병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리오스와 마무리투수 카브레라(35)를 따로 불러 식사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만큼 리오스의 실력을 인정하고 멋진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남달랐다.

영입하자마자 공수주에서 기대 이상으로 맹활약을 펼치는 리오스를 보는 구단 관계자는 흐뭇할 수밖에 없었다. 강병철 롯데 감독과 김무관 코치를 비롯한 코칭 스탭진들이 리오스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는 것은 당연했다.

통역을 맡고 있는 이정홍 씨를 통해 "믿고 있으니 마음 편히 야구에 전념하라"고 말할 정도로 그에 대한 배려는 당시 팀 분위기처럼 따뜻했다.

리오스의 가세는 당시 이원석의 수비부담을 굉장히 덜어줬다. 롯데 투수들의 몸 쪽 승부가 가능해진 것도 바로 이때부터였다.

리오스가 합류한 이후로, 이원석은 이동반경을 점차 넓히면서 안정을 찾아갔다. 또한, 코칭스태프는 공수에서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드러낸 박기혁을 2군에 내려 보내며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3루수로 나서는 리오스 덕(?)에 방망이 보다 수비에서 지적받던 정보명의 연습량도 늘어나게 됐다. 이처럼 리오스 한 명이 가세하면서 팀 내 내야수 경쟁에 불을 지폈다.


대체 왜?

그러나 현재 리오스는 수비에서 안정적이지만, 공격에서는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성적으로 큰 실망을 주고 있다.

교주를 연상케 하는 외모 덕에 리오스는 말 그대로 야구가 종교인 롯데 팬들에게 ‘종교인(?)’의 이미지로만 굳어가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용병으로서 제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합류하고 얼마 후에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게임을 기점으로 리오스 장단점은 상대에 간파 당했다. 리오스의 약점을 파고들어 괴롭히기 시작했다.

8개 구단 감독 가운데 상대 선수들을 가장 빨리 파악한다는 김인식 감독의 한화전을 시작으로, 포수들은 홈플레이트 반 정도의 너비를 벗어나 끝에 걸치는 제구력을 투수들에게 요구했다.



‘베드볼 히터’의 성향을 띠는 리오스로서는 당연히 배트가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배트가 나가지 않으면 그 공은 바로 스트라이크가 되고 말았다. 즉, 이때부터 수 싸움에서 완전히 말려드는 장면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물론 이런 부분은 젊은 롯테 타자들과 초반 한국리그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고전했던 공통점이기도 하다. 리그 전체를 보더라도,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에 걸리는 공들은 선구안이 탄탄하지 않은 타자들로서는 쉽게 배트가 나가기 마련이다.

리오스는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가 약점을 드러낸 부분은 변화구 대처문제를 포함한 ‘타석에서의 전반적인 모습’이다.

내야수 경쟁에 불을 지피고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었지만, 이제 리오스는 팀을 불안하게 만드는 불씨가 되고 있다.


리오스는 분명 이대호와 다르다

이대호(25)는 실제 보이는 모습보다 리치가 길고, 바깥쪽 떨어지는 볼에 대한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 특히, 이대호의 선구안은 리그에서 알아주는 수준이다. 그러나 리오스는 같은 상황에서 단타를 만들어내기도 쉽지 않아 팀에서도 답답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타격 매커니즘 자체가 일방적으로 잡아당기는 듯한 리오스의 스윙은 이미 상대에 간파 당했다. 리오스도 홈플레이트에서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 타개책을 들고 나왔지만, 타구 자체가 일정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어 상대팀에 별다른 위협을 주지 못한다. 이것이 롯데와 리오스의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다.

김무관 코치와 매일같이 타격 자세를 교정하는 등 특타에 전념하는 성실파 리오스. 그러나 팬들은 점점 호세와 얽힌 ‘추억의 앨범’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강병철 감독은 이미 초시계의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정말 ‘며칠’ 남지 않은 분위기다. 지금 떠나기엔 너무 성실했던 리오스가 반전을 일으키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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