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리오스…초시계는 반환점을 돌았다<상>

입력 2007.06.30 10:26  수정

롯데 자이언츠에 몸담았던 외국인 선수 펠릭스 호세(42)-라이언 잭슨(36)-킷 펠로우(34). ‘성공’이라는 기준을 어디에 놓고 평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성공한 롯데 외국인 선수로 호세를 꼽는다.



롯데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던 호세는 운명의 날을 맞이했다. 지난달 10일 문학구장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통해 한국에서의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게 된 것.

다음 날 알게 된 호세의 퇴출은 롯데 팬들로서는 형언할 수 없는 ‘아쉬움’ 그 자체였다. 그리고 호세가 향하는 멕시칸리그에서 또 한 명의 선수는 짐을 챙겨 호세 락커에 짐을 풀게 된다.

호세의 대체선수로 한국에 건너온 선수는 멕시칸리그 홈런왕 출신 에듀아르도 리오스(34)였다. 외모에서 풍기는 친근함으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리오스의 통산 성적과 이전까지 드러난 성향 탓에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리오스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했을까. 리오스는 합류 직후부터 적극적인 훈련태도로 코칭스태프로부터 호평을 들었다. 잊어버린 롯데 ‘가을의 기억’을 되찾아줄 선수로 기대를 모으기 시작했고, 팀 분위기도 점점 좋아졌다.

리오스는 호세가 종종 자리했던 5번 타순에 안착했고, 팬들은 새로운 신화에 조금씩 다가가길 바랐다.


자신감, 분명히 필요한 무기

리오스는 입국 당시 인터뷰에서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봤는데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선수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매 게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내가 호세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는 주위에서 판단할 문제다. 3할 타율, 15~20홈런, 75~80타점 정도를 올린다면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겸손하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병철 감독(53)은 리오스를 처음 접했을 때, 홈런 15개와 60~70개의 타점을 예상했다. 타격훈련을 유심히 지켜본 ‘무관매직’ 김무관 타격코치(53)도 “전형적인 남미 스타일의 중거리 타자임에는 분명하다. 수비와 기동력은 예전에 호세가 있던 시절보다 조금 더 낫지 않을까라는 예상도 해본다. 홈런 15개-60타점 정도로 이대호 뒤를 받쳐준다면 더 기대할 것도 없다”며 성실한 리오스에 날개를 달아줬다.

게임의 추가 상대팀에 기울어도 끝까지 팀에 파이팅을 불어 넣으며 롯데 젊은 내야진의 안정을 꾀했다. 수비가 빼어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리오스는 분명 평범한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리오스는 ’평범한 선수가 아닌 평범 이하의 선수‘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자신감이 뒷받침된 실력이었을까, 아니면 운이었을까. 리오스는 지난달 24일 광주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3루수 겸 5번 타자로 출전해 홈런을 쏘아 올리며 5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이날 터진 마수걸이 홈런은 KIA가 자랑하는 에이스 윤석민을 상대로 받아친 것이라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5일 잠실 LG전에서는 하리칼라로부터 시즌 2호 홈런을 뽑아내며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이대호의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고 롯데 팬들은 환호했고, 펠릭스 호세는 잊혀져가는 듯했다. 이때만 해도 롯데 코칭스태프는 ‘롯데 용병교체는 공갈포가 아닌 존 갈포’라는 듣기 싫었던 소리를 모두 날려 보내는 듯했다.

호세와의 작별을 아쉬워했던 팬들도 리오스 활약에 힘입은 순위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당시 리오스가 없었다면, 상대투수들의 이대호 견제가 어디까지 갔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사직은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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