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챔피언과 강력한 도전자들!´
현재의 UFC 웰터급은 챔피언 벨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호시탐탐 왕좌를 노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UFC 타 체급에 비해 챔피언의 위상이 가장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반면 도전자들의 기량이나 존재감이 엄청나다. 따라서 누가 챔피언에 등극해도 어색하지 않을 상황이 돼버렸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웰터급의 타이틀 구도가 이 정도까지 복잡하게 얽힐 것이란 예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절대최강´이라 불리던 전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26·캐나다)의 존재감이 컸던 만큼,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그가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척 리델과 같은 장기집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UFC 69 SHOOTOUT´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파란이 일어났다. 비교적 약체로 분류됐던 그래플러 맷 세라(33·미국)가 그라운드도 아닌 스탠딩에서의 펀치 연타에 이른 파운딩으로 생 피에르를 넉아웃 시켜버린 것.
이 같은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생 피에르의 강력한 통치 아래 ‘질서’를 지켜나갈 것 같던 웰터급 전선은 그야말로 일대 혼란에 빠져들었다.
폭풍전야의 전선에서 최후에 웃는 자가 누가될 지, 당분간은 그 답을 찾기 무척 어려울 듯하다.
휴즈와 생 피에르, 불안한 챔피언을 노린다!
맷 세라를 누르고 타이틀을 빼앗을 도전자 가운데 선두주자는 맷 휴즈(33·미국)와 조르주 생 피에르.
기량에서도 실질적인 2강으로 꼽히는 이들은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나 부상 등 특별한 악재만 없다면, 지금 당장 타이틀전을 벌여도 맷 세라를 제압할 확률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뛰어난 레슬링 기량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수년간 챔피언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맷 휴즈는 ´작은 기중기´로 불릴 정도의 엄청난 파워를 과시한다.
맷 휴즈는 웰터급에서 뛰는 것 자체가 ´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야말로 괴력을 자랑한다. 일단 같은 체급에서는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그립만 잡히면 번쩍 들어 바닥으로 내던지는 장면은 흔히 볼 수 있다. 완전히 자세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도 테이크 다운을 대부분 성공시켰고, 어설픈 서브미션은 아예 힘으로 눌러 무산시키기 일쑤였다.
EC, WEF, 링스, UFC 등 다양한 무대에서 40전이 넘는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5패만을 당했을 정도로 승률 또한 높다. 특히 고노 아키히로, 카를로스 뉴튼, 사쿠라이 ´마하´ 하야토, 션 셔크, 프랭크 트리그 그리고 호이스 그레이시까지…맷 휴즈 앞에 무릎을 꿇은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적수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명예로운 은퇴’까지 고려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UFC 65에서 생 피에르에 TKO로 무너지며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한편 생 피에르는 순간의 방심으로 어이없이 타이틀을 빼앗겼지만, 여전히 현 웰터급 최강의 사나이라는 데 대부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생 피에르는 극진가라데, 브라질리언 주짓수, 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베이스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스탠딩은 물론 그래플링 능력까지 완벽히 갖췄다. 그로 인해 맷 휴즈를 꺾고 챔피언에 올랐을 당시 수많은 팬들은 ´무결점 챔피언´, ´극강의 챔피언´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기량 면에서 완벽에 가까웠던 그에게도 예상치 못했던 약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다름 아닌 냉정하지 못한 마인드가 바로 그것. 어린 시절부터 극진 가라데를 수련한 선수답게 겸손하고 예의바른 태도가 돋보이지만, 가끔 냉철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좀 더 독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맷 세라전 패배에서 드러났듯,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 방심했던 것이 최대의 패착이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아직 젊은 선수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만 좀 더 생긴다면 K-1 맥스의 쁘아까오 포 프라묵,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같은 엄청난 선수로 도약할 자질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도 있다! 정상급 ´복병(伏兵)군단´
웰터급은 ´유망주의 보고´라 불릴 정도로 지금 당장 타이틀에 도전할 만한 강력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특히 주목받는 선수로는 카로 파리시안(25·미국), 조쉬 코스첵(30·미국), 디에고 산체스(26·미국) 등이 있다. 각각 유도, 레슬링, 주짓수라는 확실한 베이스를 갖추고 있는 이들은 출중한 기량은 물론 경험까지 쌓아나가며 언제든 정상을 위협할 태세다.
유도의 메치기 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테크닉으로 유명한 파리시안은 웰터급 파이터 중 가장 화려한 테이크 다운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웰터급에는 ´묻지마 태클´을 바탕으로 그라운드 테크닉이 뛰어난 선수들이 우글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동선이 크고 임팩트한 파리시안의 테이크 다운은 유독 눈에 띄고 있다. 때문에 그는 판정승부가 비교적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넓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리시안이 비록 승률은 높지만 션 셔크에 연패당하고(RSF 시절), 죠르주 생 피에르와 디에고 산체스에게 패하는 등 정작 강자와의 중요한 경기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게 패한 상대들의 면면 역시 닉 디아즈, 크리스 라이틀 등 만만치 않은 편이며, 특히 주목해야 될 점은 현 챔피언 맷 세라 역시 그에게 패한 사실이 있다는 것.
UFC의 유망주 육성프로그램인 TUF(The Ultimate Fighter) ´시즌1´이 낳은 스타 조쉬 코스첵과 디에고 산체스도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디에고 산체스 같은 경우 2002년부터 지난 경기 직전까지 무패행진을 달렸을 정도로 체급전선의 최고유망주로 각광받았는데, ´나이트메어´라는 별명답게 한번 그라운드로 몰고 간 상대에게는 그야말로 악몽을 선사해주는 파이터로 악명이 높다.
어린 시절부터 레슬링을 시작해 전미 선수권 제패 경력까지 보유한 코스첵은 어떤 상대와 맞붙어도 자연스럽고 편하게 테이크 다운을 성공시킨다.
특히 코스첵은 라이벌이자 앙숙관계인 디에고 산체스의 19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며, 더욱 유명세를 탔다. 향후 대전이 예정돼있는 생 피에르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다면 챔피언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외, 수준급 레슬링 실력을 기반으로 파워 넘치는 그라운드 파이팅과 강력한 슬램을 구사하는 조쉬 버크만(27·미국), 그리고 최근 체급을 내려 웰터급에서 뛸 수도 있음을 시사한 미들급의 인기 파이터 마이크 ´퀵´ 스윅(28·미국) 등도 언제든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선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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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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