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는 없다!’ <무한도전> - 무인도 편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06.24 14:10  수정

협동과 단결로 웃음선보인 <무한도전>

작고 하찮은 일에도 최선 다하는 ´몸 개그´

MBC <무한도전>은 예능 프로그램계에서 ‘몸 개그’라는 독특한 신조어를 탄생시킨 원조 격이다. 말 그대로 출연자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자학성’ 콘셉트와 ´리얼 3D´ 로 무장한 <무한도전>식 슬랩스틱 코미디는, 말장난이나 연출된 개그에 식상한 시청자들에게 단순하면서도 신선한 매력으로 어필했다.


지난 23일 방영된 <무한도전>-무인도 편은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몸 개그’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인도 편에서 <무한도전>의 여섯 멤버들은 필리핀의 어느 이름 모를 무인도에 말 그대로 ‘버려져’ 살아남기 위한 악전고투를 펼쳐야했다.

해외 로케이션하면 연상되는 거창한 타이틀과 달리, 무인도편 1부에서 보여준 내용은 역시 <무한도전>답게 별다를 것이 없었다. 이날 방영분의 대부분은 휴가인줄 알았던 <무한도전>멤버들이 비행기와 배를 타고 장시간 이동하는 모습, 그리고 무인도에 버려진 이후, 생존을 위하여 야자열매를 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 전부를 차지했다.

그러나 방송이후 <무한도전>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무인도 편에 대한 찬사의 글들이 주류를 이뤘다. 얼핏 보면 엄청나게 단순한 내용이었지만, <무한도전> 여섯 멤버들이 생존을 위하여 무인도에서 서로 단합하여 땀을 흘리는 모습들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주로 개성강한 여섯 멤버들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무인도 편에서는 높은 나무위에 걸린 야자열매를 따기 위해 모처럼 서로 힘을 합쳐서 인간 사다리를 만드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보여줬다.

좌충우돌하면서도 끝내 야자열매를 따지 못하고 번번이 실패하는 모습, 뒤늦게 옆에 걸려있던 또 다른 야자열매를 발견하고 허탈해하던 반전이 코믹한 웃음을 선사했다면, 야자나무를 올라가려다 팔이 긁혀서 상처투성이가 된 노홍철의 모습, 몇 차례나 머리가 밟히고 멤버들의 육중한 무게를 지탱하는 사다리 역할로 수난을 당하면서도 궂은 일을 감수한 정준하의 투혼은, 연민과 함께 감동을 안겼다.

<무한도전>식 몸 개그의 정체성은 바로 ‘노동’의 가치를 보여준다는데 있다. 초창기 <무모한 도전> 시절부터 계속된 이 프로그램의 미덕은, 겉보기에 도전할 가치도 실속도 없는 무모한 미션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주어진 ‘노동’에 최선을 다해 헌신하는 출연자의 땀방울 그 자체에 있었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부하는 남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패션모델이나 정극 드라마의 주인공에 ‘감히’ 도전하기도 하고,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오직 웃음을 위해 논두렁을 구르는 농촌특집을 소화하기도 한다,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하나마나’한 행사를 뛰어다니고 ‘동춘서커스’에 도전하기도 하는 등, 미션의 성공-실패 여부와 상관없이 불편하고 힘든 미션을 마다하지 않는 말 그대로 ‘무한도전’이야말로 많은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의 단순무식한 ‘몸 개그’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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