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레이스 ‘제2막’이 펼쳐진다!

입력 2007.06.23 09:43  수정

브룸바·크루즈·김태균·이대호·양준혁

‘홈런레이스의 재구성’

프로야구 홈런레이스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홈런레이스를 주도하는 5인방은 선두 양준혁(삼성)을 비롯해 제이콥 크루즈·김태균(이상 한화)·이대호(롯데)·김동주(두산)였다.

그러나 김동주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레이스에서 이탈한 사이, 클리프 브룸바(현대)가 홈런레이스의 구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순위권 밖이었던 브룸바가 홈런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더니 기어이 선두주자로 나선 것. 바야흐로 홈런레이스 ‘제2막’이 도래한 모습이다.

새로운 홈런레이스 빅5를 집중분석한다.



◆ 브룸바(현대, 61경기 17홈런)
- 홈런 비거리 : 평균 124.1m
- 홈런 분포도 : 좌월(4개)·좌중월(4개)·중월(7개)·우중월(0개)·우월(2개)

올 시즌 전만 하더라도 브룸바는 유력한 홈런왕 후보 중 하나였다. 그러나 아킬레스건 부상이 좀처럼 낫지 않아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완벽해지자 무섭게 홈런포를 가동시키고 있다.

17홈런 중 절반이 넘는 무려 9개의 홈런이 6월에 터졌다. 날이 풀리고 몸이 달아오르면 본색을 드러내는 외국인선수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 산술적으로는 올 시즌 35.7개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몰아치기를 감안할 때 더 높은 수치를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브룸바는 빅5 중 파워에서 압도적이다. 홈런 평균 비거리가 무려 124.1m. ‘브룸바표 홈런’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6월 이후 홈런의 평균 비거리는 127.8m에 달한다. 브룸바의 홈런은 상체의 힘에서 비롯된다. 강한 손목 힘과 스냅은 상체의 파워를 더욱 증가시키는 요인.

그러나 시즌 초반 홈런이 터지지 않은 것은 하체가 전혀 받쳐주지 않은 탓이었다. 아무리 상체 힘이 넘치더라도 홈런을 만드는 데에는 최소한의 하체 힘이 동반되어야 한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브룸바는 공을 받쳐놓고 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간결한 하체이동과 함께 받쳐놓는 자세에서 홈런을 만들어내고 있다.

브룸바는 홈런의 질에서도 탑이라 할만하다. 솔로(7개)·투런(7개)·스리런(3개) 홈런이 골고루 분포된 데다 동점 및 3점차 이내에서 터뜨린 홈런만 해도 무려 15개에 이른다. 게다가 한 경기에 홈런 2개 이상을 터뜨린 멀티 홈런 경기도 3차례나 된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최고의 홈런레이서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브룸바다.


◆ 크루즈(한화, 61경기 16홈런)
- 홈런 비거리 : 평균 117.2m
- 홈런 분포도 : 좌월(4개)·좌중월(2개)·중월(1개)·우중월(3개)·우월(6개)

시즌 초반 홈런에 있어 간과됐던 크루즈는 이제 홈런레이스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크루즈는 6월 들어 5홈런을 몰아치며 본격적으로 홈런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사실 크루즈는 전형적인 거포와는 거리가 있는 타입.

메이저리그 및 트리플A에서도 크루즈는 정확성이 뛰어난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선구안을 매우 높이 평가받았고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국내 타자들에게 있어 크루즈의 타격은 하나의 교본이 되고 있다.

크루즈는 파워가 뛰어난 편이 아니다. 홈런의 평균 비거리가 117.2m로 빅5 중 가장 짧다. 얼핏 규모가 작은 대전구장 효과를 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크루즈는 16홈런 중 7홈런만을 대전구장에서 때려냈다.

홈런의 평균 비거리는 짧을지 몰라도 그만큼 기술적으로 홈런을 쳐내고 있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크루즈는 중장거리 타자지만 스윙의 궤도는 거포들이 즐겨 쓰는 어퍼 스윙에 가까우며 임팩트를 가할 때 스텝과 하체이동이 물 흐르듯 움직인다. 타격할 때 몸이 흔들리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기술적으로 홈런을 양산해내는 만큼 크루즈의 홈런 분포도도 매우 이상적이다. 좌우 담장을 골고루 넘긴 것이다. 게다가 솔로 홈런은 3개밖에 되지 않지만, 투런 홈런과 스리런 홈런이 각각 10개와 3개나 된다. 동점 및 3점차 이내에서 기록한 홈런도 13방으로 영양가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 김태균(한화, 61경기 16홈런)
- 홈런 비거리 : 평균 118.4m
- 홈런 분포도 : 좌월(8개)·좌중월(2개)·중월(2개)·우중월(2개)·우월(2개)

올 시즌 ‘각성’에 성공한 김태균은 홈런레이스에서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월에 5홈런을 기록한 김태균은 5월에만 8홈런을 몰아쳤다. 6월 들어 상대의 집중견제로 다소 고전했지만, 최근 6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치며 안정된 페이스를 되찾았다.

홈런의 평균 비거리는 118.4m. 좌월 홈런이 8개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신인 시절부터 당겨치기에 유독 강했던 김태균에게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김태균은 상체의 힘으로 홈런을 만든다. 올 시즌부터 김태균은 스윙 시 방망이를 약간 높인 채 공을 치고 있다. 타격 포인트를 앞당기기 위해서였다. 김태균처럼 상체의 힘을 바탕으로 홈런을 치는 타자들은 타격 포인트가 앞쪽에 잡혀야한다.

지난해에는 가슴 쪽으로 당겨 치는 습관으로 애를 먹었지만, 올해는 타격 포인트가 앞쪽에서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타격 시 앞발 뒤꿈치의 반동과 리듬으로 하체까지 이용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태균의 홈런 분포도는 왼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편이지만 좌중월·중월·우중월·우월 모두 2개씩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편식을 하지 않고 있다. 솔로(6개)·투런(6개)·스리런(4개) 모두 골고루 터졌으며 동점 및 3점차 이내에서 나온 홈런이 13개일 정도로 홈런의 질도 좋았다.


◆ 이대호(롯데, 62경기 16홈런)
- 홈런 비거리 : 평균 120.9m
- 홈런 분포도 : 좌월(6개)·좌중월(1개)·중월(6개)·우중월(1개)·우월(2개)

이대호도 친구이자 라이벌인 김태균과 비슷한 홈런페이스를 그리고 있다. 김태균이 6월에 다소 침체했다면 이대호는 5월에 홈런 생산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4월에 6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집중견제에 시달린 5월에 4홈런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6월에만 6개의 홈런을 가동시키고 있다. 브룸바 다음으로 가장 좋은 페이스. 홈런의 평균 비거리(120.9m)도 브룸바 다음으로 좋다. 힘에서는 이대호도 뒤질게 없다.

하지만 이대호는 힘으로 홈런을 만드는 파워히터가 결코 아니다. 이대호는 큰 체구와 과체중에도 불구하고 유연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바깥쪽 공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도 유연성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16개의 홈런 중 9개를 바깥쪽 코스를 공략해 넘긴 것이다. 이대호처럼 바깥쪽 공을 자유자재로 공략하며 홈런을 만들어내는 타자는 국내에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이대호는 몇 년 전까지 약점이었던 몸 쪽 공에 대한 보완도 이루어진 상태다.

이대호의 전체적인 홈런 분포도는 괜찮은 편. 왼쪽으로 7개, 가운데로 6개, 오른쪽으로 3개를 넘겼다. 그러나 솔로 홈런이 무려 13개나 된다. 투런 홈런은 2개, 스리런 홈런은 1개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9개의 홈런이 모두 솔로포다. 롯데 타선의 ‘백설공주’ 이대호의 고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 양준혁(삼성, 61경기 15홈런)
- 홈런 비거리 : 평균 119.3m
- 홈런 분포도 : 좌월(0개)·좌중월(1개)·중월(2개)·우중월(4개)·우월(8개)

양준혁은 홈런레이스의 최고령 선수다. 우리나이로 어느덧 39살. 하지만 양준혁에게 나이는 말 그대로 숫자일 뿐이다. 양준혁은 시즌 초반부터 회춘이라도 한듯 홈런레이스 맨 선두에 앞장섰다. 특히 4월에는 무려 7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타율은 2할 대 중반이었지만, 홈런페이스는 전체 타자를 통틀어서도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타율이 오르자 홈런이 떨어졌다. 5월 홈런 6개, 6월 홈런 2개로 점점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타율은 언제 그랬냐는듯 당당히 3할대(0.313)에 진입했다.

시즌 초반 양준혁의 홈런 급증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가 컸다. 겨우내 양준혁은 야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렸다. 파워는 둘째였고 체력 증강이 우선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홈런을 의식하지 않은 채 강한 손목 힘과 상체 파워에 단단한 하체의 삼박자가 이루어져 수시로 홈런을 양산해냈다.

하지만 양준혁은 어차피 안타와 출루에 포커스를 맞춘 선수였고, 그의 홈런레이스 하강 곡선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 홈런레이스에서 낙오한 것은 결코 아니다.

양준혁의 홈런 분포도는 오른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있다. 15개의 홈런 중 12개가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중월 홈런이 2개, 좌중월 홈런이 1개이며 좌월 홈런은 단 하나도 없다. 동점 및 3점차 이내 홈런도 3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왼손 투수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15홈런 중 4개를 왼손 투수에게 뽑아냈다.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 구대성의 위기, 한화의 위기


데일리안 스포츠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