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톱스타들이 아시아 무대로 진출해 한류스타로 거듭나게 됐다는 소식은 이제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일본에서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가수 보아를 비롯해 동방신기, SS501, 파란까지 수많은 아이돌그룹이 아시아 각국의 음반시장을 점령했고, 배용준-이병헌-권상우 등 톱스타들도 한국의 좋은 작품들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데 큰 몫을 했다.
현재 국내 연예계는 연예인 과잉 상태. 더 이상 수용이 불가능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신인들이 날마다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 아예 해외에서 데뷔하고 성공한 뒤, 한국에 뒤늦게 데뷔하는 연예인들도 많다. 이제 아시아 무대는 국내 연예인들이 누구나 넘나들고 노릴 수 있는 가장 가깝고도 큰 발판이 돼 주고 있다.
물론 한류 열풍의 수명이 길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이 쏟아진지도 이미 오래다. 공급은 열심인 반면, 수용은 적절히 이뤄지지 못해 아시아 곳곳에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반감이 싹트고 있다. 게다가 국내 연예계가 한류스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상이 두드러져 ‘한류 열풍에 너무 들떠있다가는 언젠가 뒤통수를 호되게 맞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따르고 있다.
결국 한류열풍은 한국 연예계의 진정한 승리가 아닌 일시적인 ‘붐’이라는 일부 대중전문가들의 해석이 꽤나 설득력 있게 전해져 우려의 목소리는 한류열풍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거세졌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한류 열풍에 대한 거북스러운 시선은 줄고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다시금 넘쳐나고 있다. 이는 미국 드라마 ‘LOST’에 출연해 할리우드에서 한국배우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준 배우 김윤진의 공이 크다.
할리우드 작품에 한국인 배우가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나 아주 작은 역할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렇지 않다 해도 눈에 띌 만큼 특별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 김윤진의 성공과 더불어 한국에서의 유명세는 적지만 한국계 배우로 할리우드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쳐온 박 산드리오(출연작 그레미 아나토미), 그레이스 박 (출연작 배틀스타 갤럭티카)등에 대한 소식이 자주 전해지면서 한국 대중들은 높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한류가 뜨는 이유는 ‘운’이나 ‘시대의 흐름’이 아닌 한국의 훌륭한 작품과 배우들의 뛰어난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확신을 모두가 가지게 된 것.
올해도 국내 스타들의 반가운 해외 진출 소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비, 장동건, 전지현, 이병헌 등이 앞으로 한류 열풍을 이끌고 갈 새로운 주역으로 꼽히고 있다. 그간 한류스타들의 주 무대가 대부분 일본, 중국 등지였던 것과 달리 전 세계 연예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이들인 만큼 대중들의 설렘과 기대는 더욱 크다.
비는 국제적인 지명도를 얻은 영화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만드는 신작 <스피드 레이서>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맡았고, 전지현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삼은 일본 중국 프랑스의 합작영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주인공으로 세계무대에 선다.
또 장동건은 한・중・미 합작영화 <사막전사>에서 아시아 최고 배우이자 할리우드에서 성공적으로 진출한 장쯔이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그리고 아시아의 스타로 한류 원조격인 이병헌이 프랑스 감독 트란 안 훙의 신작 <나는 비와 함께 간다>라는 영화에 캐스팅돼 출연을 협의 중이다.
이 외에도 하정우가 출연한, 한국과 미국의 자본 및 스태프가 만난 합작 영화 <두 번째 사랑>이 올해 열린 ‘선덴스 영화제’의 미국 영화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배우 협회 명단에도 이름을 올려 할리우드 진출 실현을 눈앞에 두게 된 것.
국내 최고 미남 배우로 통하는 혼혈인 스타 다니엘 헤니도 미국 유명 일간지 ‘LA타임즈’에서 “할리우드 시장에서도 엄청난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로 대서특필되며 현재 많은 할리우드 프로듀서들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고 있는 상황임이 알려졌다.
물론 100%의 성공을 기대했다가는 더 큰 실망을 안을 수 있다. 미국에서 한국 배우를 탐내기 시작한 것이 아시아 영화팬들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 효과를 전혀 노리지 않은 선택이라고 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 게다가 할리우드로 진출하게 된 배우들 중에는 연기력보다는 높은 스타성의 덕을 본 경우가 있어 대중들의 우려가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응원하고 볼 가치는 충분하다. 세계 각국의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이제 “한국은 이제 아시아 뿐 아닌 세계의 대중문화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미국 내에서 한국 대중문화 관심도의 크기가 아시아 못지않게 커지고 있어 현지 언론에서는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기사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내고 있다.
올해 연예계를 가장 풍성하게 할 소식을 안겨준 자랑스러운 한류스타들. 이들이 과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그 결과만 지켜보고 있기 보다는 용감한 도전에 큰 박수와 지지를 아끼지 않는 것이 한류열풍의 기세를 계속 이어가게 위해 대중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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