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 승률로 보는 프로야구

입력 2007.06.06 08:49  수정

한화, 피타고라스 승률 전체 ‘1위’

LG, 피타고라스는 숫자에 불과해

야구는 숫자놀음이다. 야구만큼 기록이 갖는 의미가 큰 스포츠도 드물다.

물론 선수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수치화되기 어렵고, 그것을 수치화하려는 것도 투혼을 불사르는 선수들에 대한 결례다. 하지만, 다수의 감독들이 데이터에 의존할 정도로 기록은 야구경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이제는 비단 감독들뿐만 아니라 팬들도 기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감독이 아닌 팬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기록은 ‘피타고라스 승률’이라 할 수 있다. 야구통계학자 빌 제임스가 1980년대 초에 고안한 피타고라스 승률은 ‘총득점의 제곱/(총득점의 제곱+총실점의 제곱)’의 값으로 그 팀의 기록과 전력을 바탕으로 기대되는 승률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피타고라스 승률은 시즌 종료 시점에는 실제 팀 승률과 거의 근접한다. 6일 현재,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38.1%를 소화한 올 시즌 프로야구도 이제는 피타고라스 승률을 언급할 때가 됐다.

6월5일 기준
피타고라스 승률 공식에 따르면, 올 시즌 프로야구 최강팀은 한화다. 피타고라스 승률이 0.633로 두산(0.609)과 함께 6할을 넘어섰다. 그러나 실제 승률은 무려 1할 가까이 떨어진 0.543에 불과하다. 실제 승수(25승)가 기대 승수(29.2승)보다 4승이나 모자라다.

시즌 초반 불펜의 난조와 들쭉날쭉한 방망이 탓이라는 분석. 하지만 이는 곧 불펜이 안정되고 방망이만 꾸준하게 힘을 낸다면 올 시즌 순위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선발진이 8개 구단 최강인 한화는 충분히 피타고라스 승률을 올릴 저력이 있는 팀으로 평가된다.

최근 12경기에서 2승1무9패를 기록, 최하위로 추락한 KIA는 피타고라스 승률에서도 리그 최약체로 나타났다. 피타고라스 승률이 0.359. 실제 승률(0.388)보다도 낮았다. 그만큼 KIA는 투타에 양면에 걸쳐 총체적인 난국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KIA가 피타고라스 승률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LG는 피타고라스 승률이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LG의 피타고라스 승률은 KIA 다음으로 낮은 0.387에 불과하지만 실제 승률은 무려 5할이다. 실제 승수(22승)가 기대 승수(17승)보다 무려 5승이나 많다. 물론 LG가 리그에서 가장 적은 48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그만큼 LG 야구에 ‘보이지 않는 힘’이 붙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흥미로운 점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두산이 실제 승률을 더 높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두산의 실제 승률(0.553)은 피타고라스 승률(0.609)보다 낮으며 기대 승수도 2승이나 부족하다. 한화 다음으로 아직 잠재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는 팀이 객관적인 전력상 중하위권으로 평가받는 두산이라는 점이 아이러니컬하다. 두산이 가진 잠재력이 더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기록이 절대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피타고라스 승률을 통해 8개 구단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력과 잠재력을 얼마나 발휘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것도 통계가 발달한 현대 야구팬들에게는 흥미요소다.

☞[KBO 파워리뷰] ‘7중 1약’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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