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전혁 “교수노조 합법화 앞서 자기반성 중요”

입력 2007.05.28 17: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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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주최 ‘교수노동조합 법제화,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학문의 상징인 교수, 근로자 자처하여 스스로의 사회적 지위 낮추려 한다”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주최로 28일 서울 중구 필동 만해NGO 교육센터에서 ‘교수노동조합 법제화,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교수 노조의 합법화는 헌

교수노동조합 합법화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팽팽히 대립하는 가운데 교수노조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수노조 합법화를 주장하는 측은 학원민주화와 사학재단의 비리 척결, 비정규직 교수직의 신분보장, 교수임용과정에서의 불편부당함을 들며 교수노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회일반과 교육관련단체들의 시각은 다르다.

우리사회에서 ´교수=특권층´의 인식이 강한데다 교수가 같은 교육자인 초중등교사에 비해 자율성을 누리고 있어, 일반적 피고용인으로 보긴 어렵다는 것.

더욱이 교수임용과정에서 불거지는 불미스러운 사례는 사학의 문제라기 보다는 교수 사회 내부의 구조적 모순에 기인한 것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교수노조 합법화가 이뤄질 경우, 자율성을 보장받는 교수들이 의무보다 많은 권한을 누림은 물론, 학생의 학습권과 수학원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28일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상임 대표 조전혁) 주최로 서울 중구 필동 만해NGO 교육센터에서 열린 ‘교수노동조합 법제화,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도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교수 노조의 합법화는 헌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면서 “교권은 학문의 자유를 뜻하는 것이자 지성인으로서의 명예를 의미하는 것이지 신분을 보장하는 기득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학교수는 최고의 지성…일반 노동자와 다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인천대 조전혁 교수는 “대학교수는 최고의 지성이자 학문의 상징으로, 교수 개개인이 연구와 강의에서 고유하고 독립된 존재이기 때문에 강의과목이 같더라도 다른 교수의 노동을 대체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이처럼 보통의 노동과 질적으로 다르므로, ‘강의’라는 근로를 대가로 임금을 받는 근로자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초중등교사가 활동의 범위를 제한 받는 데 반해 우리나라 대학교수는 강의, 연구 및 사회봉사에 해당하는 활동은 광범위한 자유와 자율이 보장돼 있다”며 “특히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없어 장·차관 등 정부기구의 참여, 각급 정부산하위원회의 위원활동 등에 광범위하게 참가할 수 있다”고 대학교수가 가진 권한을 상기시켰다.

그는 비정규직 교수직의 신분보장과 사학재단의 부패 및 권력 남용을 이유로 한 교수노동조합 합법화 주장에 대해 “대부분의 대학에서 총장은 직선으로 선출하고 대학의 주요 보직은 교수들이 맡는 등 교수의 권익을 보호할 장치는 충분하다”면서 “학교정책을 수립·실행하는 과정에서 교수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고용인보단 관리인 또는 사용자의 입장에 더 가깝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거의 모든 대학에는 대학 내에서 권위를 인젇받는 교수들의 협의기구인 대학교수회와 교수협의회가 구성돼 있고,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것.

여기에 지난해 12월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라 상대적으로 교수의 신분이나 지위가 공립에 비해 약했던 사립대학교수들은 자신들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에서 재단이사의 1/4이상을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게 됨으로써 공사립을 막론하고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이 보장돼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교수노조 합법화의 이유로 승진, 재임용, 부당해고 등 교수의 신분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호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이런 문제는 대학이사회 또는 대학경영진과의 갈등보다는 교수사회 내부의 권위주의 등 문화적 문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부 혁신을 통해 개선해야 할 문제를 노동조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건 맞는 해결책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자기 반성 없이 노동조합 설립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결국 전교조와 같이 무능력·비도덕 교수들의 비호집단으로 전락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면서 “집단의 힘으로 부적격자가 보호받는 일이 없도록 견제장치가 있는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교육수요자의 학습권 및 수학권, 대학구조조정과 대학경쟁력 강화 등을 고려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며 “발전과 개혁을 위한다면 교수들이 먼저 총장직선제, 학처작 보직, 교수임용평가권 등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조합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준법정신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 스스로의 사회적 지위 낮추는 결과 낳을 것” 우려

이어진 토론에서도 교수노조 합법화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토론자들은 교수노조의 존재 또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견지했으나 교수노조가 악용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연세대 오인탁 명예교수는 “ 교수노조 합법화의 핵심은 ‘교수란 어떤 직업인가’에 대한 인식, 즉 ‘교수가 한국에서 이해투쟁의 전선을 펴야 하는 직업집단에 속해 있는가’란 물음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면서 “결국 교수노조의 결성은 교수에 대한 시각을 사회적 지도자가 아닌 근로자로 고정시켜 사회적 지위를 낮추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주대 독교윤 교수는 “교수노조를 철밥통 지키기나 학문연구라는 노동의 신성함을 모독하는 수단으로 오도해선 안 된다”고 지나친 찬반론을 경계한 뒤 “그러나 ‘호봉에 따라서 승진하던 좋은 시대는 가고 무능교수로 찍히지 않기 위해 학교의 기준 충족에 매달려야 한다’고 한 김한성 노조위원장의 말에서 드러나듯 경쟁을 기피하고 직업의식이 결여된 교수노조는 모든 대학을 황폐화시킬 뿐”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숭실대 강경근 교수는 “헌법 제31조의 국민의 수학권 및 학습권 보장, 헌법 제 22조의 학문의 자유 보장, 헌법 제 32조의 교원의 지위에 대한 규정 등에 의거, 교수노조 설립의 당위성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일반 근로자 이상의 법적보호와 보장을 받고, 누구나 한번쯤은 보직을 맡을 수 밖에 없는 교수의 특성상 근로자로서 온전한 몫을 요구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인천대 조전혁 교수를 비롯해 숭실대 강경근 교수, 뉴라이트학부모연합 김종일 상임대표, 아주대 독교윤 교수, 뉴라이트교사연합 두영택 상임대표, 대학법인연합회 송영식 사무총장, 연세대 온인탁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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