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모 씻은´ 최홍만…다음은 브록레스너다!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07.04.30 11:19  수정

최홍만, 마이티 모에 당한 수모 말론에 KO로 갚아

6월 WWE 출신 특급스타 브록레스너와 대결

마이티 모에 뺨맞았던(?) 최홍만(27)이 마이크 말론(35·미국)에 화풀이하며 한국인 파이터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말론과 마이티 모는 모두 하와이 출신들.

최홍만은 29일(한국시간) ‘K-1 월드그랑프리 2007 하와이’ 슈퍼파이트에서 마이크 말론을 4차례나 쓰러뜨린 끝에 2회 종료 1분9초를 남기고 TKO로 승리했다.

이로써 최홍만은 지난달 4일 일본서 마이티 모(34·미국)에 KO패 당한 수모를 털어내며 종합격투기 통산 11승(3패)째를 챙겼다.


최홍만은 6월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종합 격투기 룰로 WWE 출신 특급 스타 ‘더 넥스트 빅 씽’ 브록 레스너(30·미국)와 맞닥뜨린다.

브록레스너는 전미 아마추어 레슬링 헤비급 우승자이자 WWE 프로레슬링 헤비급 통합 챔피언을 지낸 정통 그라운드 레슬러 출신 격투가다. 지난해 종합 파이터 세계 참전을 선언한 뒤 개인 지도자와 함께 지옥훈련을 거듭하며 데뷔전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최홍만은 브록레스너 전초전 격인 마이크 말론을 상대로 정확한 타격에 승부를 걸었다. 4번이나 빼앗은 KO도 스피드와 힘이 동반된 적중률 높은 니킥과 훅이었다. 6월에 있을 상대가 정통 레슬러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 말론과의 일전에서는 타격기술에 충실했다.

반면 마이크 말론은 최홍만에게 몇 차례 도발로 유인한 뒤 기습적인 기술을 감행했지만 통 먹혀들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얼굴크기만한 주먹을 허용한 뒤 다리가 풀렸다.

이번 경기에서 최홍만의 재발견은 원투다. 말론보다 압도적으로 긴 리치로 기동력을 잡아냈다. 말론이 뒷걸음칠 때마다 깔끔한 잽, 스트레이트의 압박전술을 펼친 것.

K-1의 전설적인 선수 어네스트 후스트는 경기 전 “마이티모는 오른 펀치가 강한 파이터다. 최홍만은 격투가로 많이 발전했지만 상대에 따라 다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홍만의 마이티 모전 완패는 전술의 변화가 적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후스트의 뼈 있는 한마디다.

최홍만은 후스트가 내린 평가를 의식이라도 한 듯, 말론을 상대로는 지금까지와 다른 패턴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수동적인 대처법이 아닌 능동적인 대처법이 생긴 점이다.

말론이 날렵한 체격답게 원투 로우킥 콤비네이션으로 공격을 하고 물러서면 최홍만은 시간을 주지 않고 거리를 좁히면서 반격에 들어갔다.

반격을 가한다고 무작정 상대 선수 공격 시야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마이티 모에 카운터펀치를 허용했던 시행착오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 가드를 충실히 구축하면서 로우킥 등으로 거리를 쟀다. 그리고 사정권 내에 들어오면 여지없이 원투 스트레이트를 꽂아 넣었다.

이러한 점이 브록레스너와의 일전에 앞서 최홍만에 희망을 갖게 하는 요소다. 브록레스너는 타격능력은 미지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최강히기 때문에 브록레스너와의 일전은 타격으로 압도하며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물론 최홍만이 그라운드로 간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고전할 것이라는 예측은 충분히 가능하다. 브록레스너는 그라운드에서 암바 등 서브미션계열 기술에 정통하기 때문. 힘 또한 장사인지라 최홍만을 상대로 슬램 계열 기술 구사도 가능하다. WWE 프로레슬러 시절 ‘거인 레슬러’ 빅쇼를 F5 기술로 내팽개칠 정도의 타고난 근력의 소유자다.

브록레스너는 UFC 초기 대회에서 댄세번이 보여 준 저먼 스플렉스 뿐만이 아니라 밸리 투 밸리도 소화할 수 있다. 밸리 투 밸리란 저먼과 같이 배후에서 잡아 뒤로 매치는 것이 아닌, 마주보고 두 팔을 쥔 상태에서 머리 위로 넘기는 슬램 계열 기술이다. 밸리 투 밸리를 당한 상대는 후두부와 등, 허리, 엉덩이 등에 타격을 입게 된다.

따라서 최홍만은 마이크 말론전에서 보여 준 입식타격기술로 브록레스너를 상대할 필요가 있다. 남은 훈련일정동안 원투를 내미는 스피드를 좀 더 높여 최상의 전력으로 맞서야한다.

한편,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모로코 출신 격투가 바다하리가 일본의 희망 후지모토 유스케를 1라운드 하이킥으로 잠재우고 100kg 이하 초대 헤비급 왕좌에 올랐다.

한국 파이터들의 천적 마이티 모는 메인이벤트 경기에서 러시아의 알산더 피츠쿠노프롤 3라운드 3KO로 마무리했다. 마이티 모는 1라운드에서 피츠쿠노프의 뒤돌려 차기에 먼저 링바닥에 굴렀지만, 프로복서 출신답게 돌주먹으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 K-1, 러시아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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