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러시아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7.04.26 22:34  수정

종합격투기 이어 입식격투에서도 두각

세계최강의 형제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알렉산더, 화끈한 한 방이 돋보이는 하드펀쳐 로만 젠소프, 군부대 격투가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등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러시아 출신 파이터들의 위상은 상당히 높다.

주로 프라이드나 보독파이트 등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UFC를 비롯한 타 단체로의 진출만 본격화된다면, 얼마든지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수 있을 전망.

구 소련시절부터 이어져온 엘리트체육 시스템은 사실상 무너졌지만, 오랜 기간 담금질한 풍부한 인재와 두꺼운 선수층 그리고 러시아 민족 특유의 호전성은 여전해 진출하는 투기종목마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 동안 정통무술 삼보를 바탕으로 종합격투기 쪽에서 강세를 나타냈지만, 최근 들어 입식격투 무대인 K-1에서도 슬슬 러시아 열풍이 불어 닥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 독주 속에 뉴질랜드, 브라질, 프랑스 세력 등이 견제하던 K-1 링에서 바야흐로 러시아산 파이터들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것.


K-1 세대교체의 선두주자, 루슬란 카라에프(24)

루슬란 카라에프
´러시아의 신성´ 루슬란 카라에프는 지난 K-1 요코하마 대회에서 ´악동´ 바다 하리(23,네덜란드)에 뼈아픈 역전 KO패를 당해 초대 헤비급타이틀 도전권을 놓쳤다.

중요한 길목에서 낙마해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현 K-1 무대에서 러시아 세력의 대표주자인 것만큼은 변함없는 사실.

2005년 데뷔 이래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K-1을 이끌어갈 차세대 기수로 꼽히고 있는 그는 ´제2의 앤디 훅´이라는 닉네임까지 붙을 정도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수려한 외모와 싱싱한 젊음은 단시간 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는 원동력이 됐다.

루슬란의 최대 장점은 경기 내내 멈추지 않는 공격적인 파이팅. 피터 아츠, 제롬 르 밴너 등 공격일변도의 파이터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루슬란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한다.

폭풍 같은 펀치 러쉬와 다양한 발차기를 바탕으로 전진 스텝을 밟으며 로우킥, 미들킥, 펀치연타, 난데없는 백스핀 블로우에 빙글 돌아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러시안 스핀킥까지….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링 위에 쏟아 붓기라도 하려는 듯 돌진을 감행하는 그의 스타일은 지켜보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박진감 넘친다.

그러나 정상급 파이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수비력과 노련하지 못한 경기운영을 반드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극진가라데의 차세대 기수, 알렉산더 피츠크노프(28)

알렉산더 피츠크노프
알렉산더 피츠크노프는 지난 요코하마 대회에서 호리 히라쿠를 압도적인 기량차이로 1라운드 초반에 넉다운시켜 팬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러시아뿐 아니라 극진가라데의 차세대기수로 활약이 확실시되는 파이터다.

가라데 계에서 맹활약한 선수답게 다양한 발차기는 물론, 만만치 않은 펀치테크닉까지 보유한 그의 현재 명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향후 루슬란 카라에프를 능가할 정도의 강력함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호리 히라쿠전에서 보여줬듯, 일견 가벼워 보이면서도 맞는 순간 상대에게 큰 임팩트를 가하는 펀치와 킥은 향후 K-1 파이터들을 상당히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프란시스코 필리오, 글라우베 페이토자 등을 이을 극진가라데의 거물이 등장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릴 ‘K-1 월드 GP 2007 하와이’ 대회에서 맞대결 상대인 토미하라 타츠후미를 꺾는다면 주최 측에서도 전폭적으로 밀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 외… 알렉산더 우스티노프(31)와 마고메트 마고메도프(25)

루슬란 카라에프나 알렉산더 피츠크노프처럼 수면위로 확실하게 떠오르진 않았지만, 알렉산더 우스티노프와 마고메트 마고메도프 역시 기량 면에서는 향후 K-1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파이터로 분류된다. 이들은 본무대가 아닌 지역예선에서는 정상급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이른바 ‘복병(伏兵)’으로 꼽힌다.

알렉산더 우스티노프
´러시아의 불곰´ 알렉산더 우스티노프는 03년 러시아 GP-03년 스페인 GP-04년 폴란드 GP 등을 제패, 지역예선에서만큼은 가공할 위력을 발하고 있다.

2미터에 육박하는 신장과 듬직한 체구까지 갖춰 향후 세미슐츠의 강력한 적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파이터로 꼽힌다. 덩치에 맞지 않게 스피드와 테크닉까지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본무대에 입성할 경우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이클 맥도날드, 카오클라이, 스테판 레코 등을 잡으며 국내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화제의 파이터 마고메트 마고메도프는 K-1 지역예선 재야의 강자다. 아직까지는 지명도가 떨어지지만 그가 꺾은 상대들의 면면을 살펴볼 때, 지켜봐야 할 파이터임에는 틀림없다.

187cm-91kg으로 헤비급무대에서 활약하기엔 체격조건이 좋지 못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지만, 라운드 전체를 고르게 운영하는 노련한 스타일로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 각종 마이너단체에서 쌓은 경험도 풍부해 기량 면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받은 파이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체격의 열세 때문인지 판정경기가 많고 화끈함이 부족해, 스타 파이터로 도약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 [격투기] ´크로캅 실신´에 가린 UFC70 주요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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