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캅, 옥타곤에서 이대로 추락하나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7.04.22 12:15  수정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UFC 70 ´NATIONS COLLIDE´ 돌아보기①

새벽잠을 설치며 경기를 기다리던 팬들을 경악으로 몰아 넣어버린 UFC 70 ´NATIONS COLLIDE´(Xports 중계).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도 강자들이 잇달아 무너지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국내 팬들에게 이번 UFC 70은 그 어떤 넘버시리즈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고의 인기 파이터로 꼽히는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33‧크로아티아)이 전혀 예상치 못한 상대 가브리엘 곤자가(27‧브라질)에 충격의 1라운드 실신 KO패를 당했기 때문. 더군다나 타격가도 아닌 유술가의 하이킥을 얻어맞고 쓰러졌다는 사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대사건이다.

그 동안 종합무대에서 어느 누구도 크로캅을 발차기로 쓰러뜨리지 못했다. 현존하는 MMA최강의 파이터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효도르는 물론, K-1 그랑프리 챔피언 출신의 마크 헌트도 해내지 못했다.

크로캅은 폴란드의 유도영웅 파웰 나스툴라에게 그라운드 지도를 받은 것은 물론, 이번 경기를 앞두고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며 필승 의지를 드러낸 바 있어, 이번 KO패는 팬들에게 실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곤자가는 크로캅전을 겨냥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다. 사우스포인 크로캅의 스텝과 공격 방향을 염두에 둔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처음부터 타격이 나오기 어렵게 이끌었다.

크로캅의 첫 미들킥 공격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낚아채 테이크 다운에 성공, 탑 포지션을 차지했다. 크로캅의 공격전술을 미리 예상하고 있지 않았다면 연출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무리 없이 탑 포지션을 차지한 것은 곤자가가 워낙 뛰어난 그래플러라는 점에서 논외로 치더라도, 이후 팔꿈치 파운딩을 통해 공격을 전개해나간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엘보우 공격이 허용되는 옥타곤의 특성상 크로캅이 그 위험성을 항상 감지하고 있었을 테지만, 아직까지는 프라이드 룰에 좀 더 익숙한 듯 계속해서 쏟아지는 팔꿈치 파운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마부분에 출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데일리안 스포츠


곤자가가 크로캅전에 잘 대비했다는 것은 이후 상황에서도 알 수 있다. 자신보다 전력상 한 수 위로 평가되는 상대에게 테이크다운 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도 쉽게 흥분하지 않았다.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크로캅을 철장 구석으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크로캅이 이대로 무너지는 것을 주최 측에서도 원하지 않았던 것일까. 잠시 후 이례적인 레프리의 스탠딩 전환 선언이 나오면서 크로캅은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하지만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곤자가의 하이킥이 벼락처럼 크로캅의 왼쪽 관자놀이에 꽂혔다. 전혀 예상치 못한 한 방에 크로캅은 옥타곤 바닥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크로캅에게 이번 패배는 단순한 1패가 아닌 그 이상의 충격이다. 패배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선다 해도 돌아갈 길이 너무 멀다. 현재의 UFC 헤비급은 과거처럼 선수층이 얇은 무대가 아니기 때문.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팀 실비아와 안드레이 알롭스키의 2강체제로 구성됐지만, 이후 랜디 커투어가 화려한 부활을 신고했고, 계약문제로 속을 썩이던 ´신성´ 브랜든 베라가 재계약을 마친 상태다. 이에 프라이드의 강자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마저 옥타곤에 입성했다.

앞으로 크로캅은 대권도전을 향해 과거 프라이드 시절처럼 험로를 걷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적지 않은 나이의 크로캅에게 이 모든 상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K-1의 어네스트 후스트, 프라이드의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UFC의 랜디 커투어 등은 기량도 기량이지만, 롱런을 거듭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플레이의 기복이 적은 이들은 하나같이 준비가 철저하고 전략을 잘 짠다는 공통점이 있다.

크로캅의 공격패턴은 가장 위협적이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파이터들의 스타일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크로캅을 사랑하던 많은 팬들에게 이번 패배는 큰 충격이지만, 애정만큼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번의 이변으로 돌아서기에는 그동안의 믿음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팬들은 ´크로캅 동영상´을 다시 보면서 뼈아픈 패배를 계기로 좀 더 치밀하고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낭인(浪人) 크로캅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 ´불꽃 하이킥´ 크로캅, 하이킥에 실신 KO패!


데일리안 스포츠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