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가 2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모비스는 11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6-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대구 오리온스를 91-83으로 꺾으며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
당초 오리온스에 비해 근소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던 전망과 달리 모비스는 공수 양면에서 오리온스를 압도하며 정규리그 2연패의 저력을 발휘했다.
▲ 모비스, 오리온스 ‘완벽 압도’
4강 플레이오프 1~3차전에서 모비스는 평균 92.3득점·야투성공률 56.4%를 기록하는 공격력을 발휘하면서 오리온스를 평균 79.0득점·야투성공률 42.4%로 묶어버리는 짠물수비까지 과시했다. 3점슛도 시리즈 평균 9.3개를 터뜨리며 성공률 42.4%를 기록했다. 3점슛이 트레이드마크인 오리온스는 시리즈 평균 3.6개의 3점슛에 그쳤으며 성공률도 19.2%에 머물렀다. 모비스는 리바운드(32.6개-24.3개)와 어시스트(23.0개-15.6개)에서도 오리온스에 크게 앞섰다.
기록적으로 오리온스를 완벽하게 압도한 모비스지만, 사실 경기내용은 그렇지 못했다. 1~3차전 모두 전반까지는 접전을 면치 못한 것. 하지만 모비스는 1~3차전에서 후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장악하는 뒷심을 보였다. 오리온스의 경기력이 들쭉날쭉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모비스는 흔들리지 않는 조직력과 꾸준한 경기력으로 뒷심을 발휘했다.
기복이 없는 건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마찬가지. 어느 한 선수에 치중하지 않아도 충분히 메워지는 공격 시스템의 승리였다. 물론 크리스 윌리엄스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이지만, 윌리엄스가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려 고전한 2차전에서 모비스는 크리스 버지스를 활용한 공격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양동근은 평균 21.0점·7.6어시스트·5.6리바운드, 윌리엄스는 24.3점·9.6리바운드·8.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콤비의 위력을 과시했다. 양동근과 윌리엄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는 김동우가 평균 16.0점·3점슛 3.67개·3점슛 성공률 57.8%라는 깜짝 활약으로 시리즈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 두 번 실패는 없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모비스는 서울 삼성에 4전 전패로 셧아웃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4경기 모두 경기내용상으로는 접전이었지만, 매번 경기 막판 집중력 부재를 드러냈다. 높이 콤플렉스가 심했고, 주축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도 부족했다. 높이와 관록을 두루 갖춘 삼성에게 상대적으로 역부족이었던 게 사실이었다.
데일리안 스포츠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다르다. 지난 2004년 유재학 감독 부임 후 조직력과 수비가 나날이 발전한 모비스는 지난 시즌 챔프전 준우승으로 경험과 자신감을 더했다. 이는 곧 정규리그 2연패로 이어졌다. 양동근-윌리엄스 콤비는 프로농구 역대 최고콤비 목록에 이름을 올렸으며 버지스의 가세로 높이 콤플렉스도 씻어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모비스는 4쿼터 내내 강력하게 돌아가는 수비 로테이션과 양동근-윌리엄스를 필두로 버지스·김동우·이병석·우지원·김재훈·이창수 등 주전에서 벤치멤버들까지 선수전원이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플레이로 높은 팀 공헌도를 보였다.
지난해 4강 플레이오프에서 오리온스를 단 3승으로 일축하고 챔프전에 오른 삼성은 모비스를 4연승으로 누르고 당당히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는 올해 오리온스를 3승으로 무너뜨린 모비스의 차례다.
지난 시즌 실패는 모비스에 더없이 좋은 피와 살 그리고 교훈이 되었으며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힘을 최소화하는데 성공, 챔프전에 만전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 및 외국인선수 제도 변화에 따라 팀을 떠나는 양동근·김동우·윌리엄스도 그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철저하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으로 신바람을 낸 모비스. 과연 지난 시즌 못다 이룬 창단 첫 통합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벌써부터 팬들의 시선은 챔피언 결정전으로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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