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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서는 달라´…최홍만 데뷔 첫 KO패


입력 2007.03.04 23:10 수정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최홍만, 2007 K-1 월드그랑프리서 마이티 모에 2라운드 KO패

복서는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가는 동체시력이 일반인과 비교해 월등히 발달해있다. 동체시력은 단시간 고도의 반복훈련을 한다고 해서 향상되긴 어렵다.

프로복서의 경우, 수년간 스파링을 통한 덕킹, 위빙 연마 및 펀치 피하기, 샌드백과 펀치볼을 통한 단련으로 눈을 민감하게 만든다. 실전경기에서는 맞수들과 전광석화 같은 펀치를 교환하며 동체시력이 자연적으로 향상된다.

뛰어난 동체시력은 단순한 회피기술을 넘어 정확한 타격을 가하는데도 보탬이 된다. 상대방의 동작을 뚜렷이 보고 칠 수 있다는 것. 격투기 스포츠에서 절대 필요한 무기다.

세미 쉴트 전 직후의 최홍만(2006년) 세미 쉴트 전 직후의 최홍만(2006년)
최홍만(27)이 무너졌다.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은 4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펼쳐진 ‘2007 K-1 월드그랑프리’에서 프로복서 출신 마이티 모(33, 미국)에 라이트 훅 한방을 맞고 쓰러졌다.

이변에 가깝다고 하지만, 어쩌면 예견된 결과일 수도 있다. 상대는 프로복싱과 K-1단체를 오가며 활동 중인 프로복서 출신 격투가다. 마이티 모의 K-1 전적은 31전 27승 21KO 4패(최홍만 경기 전 기록)로 하드펀치 소유자다.

마이티 모는 최홍만과의 경기에서 2회 공이 울리자마자 달려들었다. 최홍만이 반사적으로 주먹을 내밀었지만 결과적으로 허점을 노출한 꼴이 됐다.

마이티 모는 최홍만의 회전반경 큰 펀치를 동체시력이 밑바탕에 깔린 덕킹으로 피함과 동시에 124kg의 육중한 체중을 실은 하드펀치를 날렸다. 최홍만은 턱에 강한 충격이 전달되자 그대로 쓰러졌다.

최홍만의 패인은 풋워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을 들 수 있다. 풋워크의 장점인 경쾌한 리듬을 살리지 못해 공세를 취하기 어려웠다. 풋워크가 이루어져야 내미는 펀치도 힘이 실리고 탄력 받게 된다.

최홍만의 또 다른 결정적인 패인은 상대가 역시 프로복서라는 점. 마이티 모가 휘두르는 주먹은 보통 주먹이 아니다. 동체시력은 물론 풋워크와 허리반동이 밑바탕에 깔린 프로복서의 프로급 하드펀치다.

또 마이티 모처럼 짧게 끊어 치는 펀치가 장기인 인파이터(공격적인) 복서의 경우, 맞상대가 자신보다 신장이 클수록 좋아한다. 접근 전에서 때릴 수 있는 면적이 넓기 때문. 마이크 타이슨이 대표적인 예. 자신보다 15cm 이상 큰 복서를 상대로 거리를 두지 않고 집요하게 접근해서 공포의 양 훅과 어퍼컷을 남발한다.

물론 마이티 모의 상대는 자신보다 30cm 이상이나 큰 거인이지만, ‘테크노 골리앗’은 격투기 출신이 아니라는 점. 이 사실이 마이티 모의 자신감을 더하는 요인도 작용했을 것. 마이티 모는 1회전부터 파고드는 여유 만만함이 확실히 드러났다. 승리 후에도 자신의 이기는 게 당연하다는 듯, 지나친 도발은 취하지 않았다.

한편, 2년 연속 K-1 월드그랑프리 왕좌에 올랐던 세미 슐트(네덜란드)가 뉴질랜드 출신의 레이세포를 꺾고 K-1 초대 슈퍼헤비급 챔피언이 됐다. 헤비급 4강전에서는 바다 하리가 루슬란 카라에프(24,러시아)에 2회 짜릿한 역전 KO승을 거뒀다.


▲ K-1에서 더티복싱이…?


데일리안 스포츠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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