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요코하마] K-1에서 더티복싱이…?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7.03.04 21:19  수정

아비디와 밴너를 무너뜨린 日 선수들의 변칙스타일

많은 이변과 명승부를 연출하며 팬들을 열광시킨 ´K-1 WORLD GP 2007 in YOKOHAMA´가 막을 내렸다.

데일리안 스포츠
국내 팬들에게 가장 충격으로 다가왔을 이변은 무엇보다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의 2라운드 KO패.

최홍만은 4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K-1 월드 그랑프리 2007 요코하마’ 대회에서 2라운드 34초 만에 마이티 모의 오른손 훅을 맞고 충격의 KO패를 당했다. 이로써, 지난 2005년 K-1에 데뷔한 이래 단 한 차례의 다운도 뺏기지 않았던 최홍만은 첫 KO패를 당했다.

지난해 12월 다이너마이트 대회에 이어 최홍만이 노래(랩) ‘미녀와 야수’를 부르며 화려하게 등장했을 때만해도, KO패를 당할 것이란 예상은 전혀 할 수 없었다. 그만큼 최홍만은 물론 팬들의 충격은 상당했다.

또 밴너와 아비디, 무사시 등 전력상에서 앞서있는 상대들이 연달아 고배를 들며 지난 ´프라이드 33´ 못지않은 대반란이 일어났다.

그 중에서도 이날 승리를 거둔 일본의 두 무명 파이터가 유독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노다 미츠구, 사와야스키 준이치가 바로 그 주인공들. 이들 앞에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파이터 ´마르세이유의 악동´ 시릴 아비디와 ´하이퍼 배틀 사이보그´ 제롬 르 밴너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들이 구사한 파이팅 스타일은 일명 ´더티복싱´을 연상케 했다. 옥타곤 파이터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더티 복싱은 클린치 등 몸이 밀착된 상태에서 집요하게 훅과 어퍼컷 등 잔 펀치를 집어넣는 것.

이것은 서로의 몸을 비비고 당기고 밀어내는 등 다소 짜증스러운(?) 상황에서 자주 나온다. 상대의 리듬을 무너뜨리고 경기의 흐름을 자신에게 가져오는데 유용한 기술(?)이다. 복싱에서는 심판의 눈을 피해 반칙을 자행하는 비신사적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종합룰이라면 몰라도 입식타격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스타일이다.

노다 미츠구는 전 스모 학생챔피언답게 경기 내내 강한 체력과 몸싸움능력을 앞세워 저돌적으로 전진하며 아비디를 괴롭혔다. 몸이 밀착된 상황에서 주먹을 교환하며 한 수 위의 타격능력을 갖춘 아비디를 혼란스럽게 한 것. 연패와 부상 등으로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던 아비디는 노다의 이러한 집요한 밀어붙이기에 시종 고전하다 펀치러시에 스탠딩 다운을 당하기도 했다. 결과는 3-0 노다의 판정승.

노다가 끈적끈적한 몸싸움을 통해 승리를 챙겼다면 사와야스키 준이치는 경고를 각오하고 필사적으로 도망 다니는 더티복싱(?)으로 밴너에 어이없는 패배를 안겼다. 링을 최대한 넓게 쓰며 공방전 자체를 극도로 자제하는 사와야스키의 패턴에 참다못한 밴너는 계속 쫒아 다니며 공격을 시도했다. 그 와중에 1라운드와 3라운드, 두 번에 걸쳐 다운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만만치 않은 복싱실력을 지닌 사와야스키에 완전히 허를 찔린 것.

결국 경고는 받았지만 두 번의 다운을 통해 많은 점수를 챙긴 사와야스키가 판정승을 거뒀고 밴너는 씁쓸한 미소를 머금고 링을 떠나야 했다. 뜻밖의 대어를 낚으며 자신의 격투인생에 큰 훈장을 달게 된 사와야스키 입장에서는 더없이 기쁘겠지만, 앞으로 더 큰 파이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번과 다른 경기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편, 2년 연속 K-1 월드그랑프리 정상에 올랐던 세미 슐트(네덜란드)가 레이세포(뉴질랜드)를 눕히고 K-1 초대 슈퍼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또한, 헤비급 4강전에서는 바다 하리가 루슬란 카라에프(24,러시아)를 치열한 접전 끝에 2라운드에 눕히며 역전 KO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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